경기교육청 中수학여행 고교생 성매매 진상조사

경기교육청 中수학여행 고교생 성매매 진상조사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9-12 15:11

(평택=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간 일부 고등학생들이 현지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MBC 'PD수첩' 보도와 관련, 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경기도교육청은 12일 "최근 중국 수학여행을 다녀온 도내 T고교 학생들이 현지에서 성매매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는 지에 대해 긴급 조사반을 꾸려 진상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교육청은 생활지도 및 감사 담당 장학사 등이 진상 조사에 나섰으며 이날 도내 각 학교에 앞으로 해외 수학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로 한 학교들의 무더기 취소 사태도 예상된다.

도 교육청 오완수 생활지도 장학관은 "해당 학교장 등 학교측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PD수첩'은 11일 밤 방송에서 8월 중국 수학여행을 다녀온 서울의 한 고교 일부 학생들이 현지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제보를 받고 확인한 결과 상당부분 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하며, 이 학교와 일정이 비슷한 경기도 T고교의 수학여행을 밀착 취재해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T고교는 지난달 27~31일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산둥(山東)성 태산(泰山) 일대를 둘러보는 수학여행을 교장을 포함한 인솔교사 12명과 2학년 학생 304명(남 153, 여 151)이 다녀왔지만 학생들의 성매매 행위는 일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성매매를 했다는 학생 인터뷰 등 'PD수첩' 방송내용의 대부분이 서울의 학교 사례이고, 방송제작진으로부터도 T고교의 경우 수학여행 중에 일부 남학생이 숙소 앞 마사지업소로 들어간 것만 목격했을 뿐 성매매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학교측에 알려왔다고 전했다.

T고교 2학년 부장교사는 "숙소에 묵은 첫날 새벽(28일) 1시쯤 남학생 3명이 숙소 앞 마사지업소로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고 가보니 학생 두명이 목욕을 끝내고 옷을 갈아입고 있어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명 중 한명은 그냥 나왔고 두명의 학생이 이용료로 86위안(1만1천여원)을 냈다"며 "종업원 얘기가 성매매 등이 포함되면 900위안 정도라고 했고 자체조사에서도 이 학생들은 목욕만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며 '학생 성매매 의혹'을 부인했다.

학교 측은 그러나 도 교육청의 진상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학교 징계위원회를 소집, 지시 불이행 등의 이유를 들어 해당 학생들을 징계할 방침이다.

이 학교 수학여행 일정은 르쟈오(日照) 등 태산 주변 3개 시(市) 관광으로 채워졌으며 비용은 배편을 이용해 학생 1인당 32만원이 소요됐다.

한편 11일 밤 방송을 본 이 학교 학생들은 이날 하루종일 방송내용에 대한 얘기로 의견이 분분해 교실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이번에 수학여행을 다녀왔다는 한 학생은 "숙소 앞 마사지업소에서 나와 호객행위를 하는 것은 봤는데 성매매를 했다는 친구들 얘기는 못들었다"며 "그런데도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끼리 이 얘기로 말들이 많았다"고 교실 분위기를 전했다.

gaonnu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