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 '사이버 포주' 기승

성매매 알선 '사이버 포주' 기승
부산일보 | 기사입력 2007-09-06 11:54

해외 서버 두고 거액 수수료… 지도층 인사 낀 음란사이트 적발

"부산이고요, 23살 이쁜 대학생입니다. 30만~40만원." "부부 만남, 참관만 하겠습니다. 보여주실 분들".

성매매특별법 시행 3년째를 맞으면서 전통적 형태의 집창촌이 쇠락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남녀 회원 간 성매매를 알선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사이버 포주'들이 성행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여성들에게는 고수익을, 남성들에게는 단속 위험이 없는 안전한 성매매를 내세워 전국적으로 회원을 끌어모은 뒤 집단 성행위나 부부 스와핑 등 도착적이고 변태적인 성행위를 조장, 거액의 '화대'를 챙기고 있다. 그러나 서버를 해외에 두고 사이트를 수시로 옮겨다니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수사기관의 추적망을 따돌리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섹파(섹스파트너)' '조건만남' '애인대행' 등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백 개에 이르는 유료 성매매 사이트나 카페를 찾아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2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E사이트는 여성회원들의 사진과 프로필, 지역, 조건 등을 명시한 리스트와 접속 중인 남성회원 명단을 띄워놓고 성업 중이다. 20대부터 60대까지 부산지역 회원도 1만9천여명.

H사이트의 경우 즉석만남, 집단 성행위, 부부 스와핑 등 회원들이 원하는 성관계를 카테고리별로 분류해놓고 지역, 연령, 비용 등에 맞춰 상대 회원을 찾아주는 '맞춤 검색엔진'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러시아와 동남아 여성 등 국내 남성과 해외 여성 간 성매매까지 알선하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남성회원 가입 시 1인당 수만원의 회비를 받고 회원 간 성매매가 이뤄질 경우 건당 10만~40만원에 이르는 '화대'의 20%를 알선료로 제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있다. 이들은 해외에 합법적인 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단속을 피할 수 있다며 개인신상 정보가 유출되지 않고 많은 여성회원들이 월 1천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쉽게 올리고 있다고 유혹, 회원들의 성매매를 부추기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사이트들은 회원들을 끌어모아 회비만 받아 챙긴 뒤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해버리는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자들이 고소하는 것을 꺼리는 탓에 피해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이버 포주'들이 활개치면서 지난 4일 서울에서는 성매매 알선카페를 통해 집단 성행위를 벌인 남녀 회원 수십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들은 1인당 40만원의 참가비를 내고 호텔 등에서 '집단 섹스파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들 중에는 교수와 의사, 공무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년 전 부산에서도 회원 5천명을 모집해 변태 성행위를 알선한 '스와핑 사이트'가 적발돼 충격을 던져줬다.

경찰은 금품을 매개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음란 카페와 사이트 수백 곳이 인터넷상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태우기자 widene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