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22% "軍생활 중 성매매"

군인 22% "軍생활 중 성매매"유혜정 교수, 병사 1000여명 설문
“군대가 성매매 학습의 장” 주장“성매매 권하는 군대?”

한국 남성은 군대라는 특수한 시공간의 경험을 통해 차별적인 성의식을 학습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유혜정 상지대 교수는 실천민속학회가 지난 23일 안동대에서 개최한 제20회 전국학술대회에서 ‘성별화된 군대, 남성들의 통과의례의 장-군대 성문화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강원도 최전방 군부대에 근무하는 병사 1000여명과 이병∼중위에 이르는 장병 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을 벌인 결과 남성들은 군복무를 기점으로 위계서열에 철저해지고 남성특권을 정당화하는 것은 물론, 성매매 역시 피할 수 없는 성욕 해소의 방법으로 학습시킨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내용이다.

유 교수가 내세운 주장의 주된 근거는 현역병 1097명을 상대로 ‘성구매 수용의 시기’를 물은 결과 21.7%인 238명이 군대생활 중 성매매를 했다는 것. 그는 응답자 중 훈련병 13.2%, 기간병Ⅰ(이·일병) 21.6%, 기간병Ⅱ(상병·병장) 26.9% 등 선임병일수록 높은 응답률을 보여 “군대 문화가 성매매에 대한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평균 35.3%(387명)에 달하는 성구매 유경험자를 계급 순으로 따져보면 기간병Ⅱ(45.1%), 훈련병(42.6%), 기간병Ⅰ(26.5%)로 나타나는데 이는 남성들이 군복무를 통해 성매매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성매매 환경에 보다 많이 노출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성구매 시기가 20대 초반(36%), 청소년기(35.6%) 등의 순이고 군생활 중 성구매 무경험자는 64.7%인 데다 설문에 응답한 병사들의 83.5%는 “군대 문화가 자신의 성경험과 성행동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답해 너무 작위적인 분석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심지어 논문에서 심층면접한 한 위관급 장교는 “군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은 군인에 대한 편견”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계일보/2008.2.26송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