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국가정책 국민모두가 공범” ..경향

“잘못된 국가정책 국민모두가 공범”

[경향신문 2004-09-19 18:12]

형사정책연구원의 2002년 조사를 보면 성매매 여성이 33만명이고 경제규모는 24조원입니다. 여성단체에서는 거의 믿지않는 가장 최소한의 숫자(여성개발원 51만명, 새움터 73만명, 다시함께 센터 최소 1백50만명)이지만 이것만해도 어마어마합니다. 화대만 따졌을 경우 농림어업 규모(국내총생산의 4.1%)에 육박하는 규모이니 술값이며 운송비, 병원비 약값 등을 따졌을 때는 어떻겠습니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주부들과 여대생 상당수도 카드빚 청산과 용돈을 벌려고 성매매에 나선 상태입니다. 집만 나서면 각종 전단지 등 유혹이 손을 뻗치는 상황인데도 설마 내 딸, 내 부인에겐 그런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센터인 ‘다시함께 센터’ 조진경 소장은 성산업이 이렇게 커진 데에는 기지촌을 만들고 3S(Sex, Sports, Screen) 정책을 펴 왔던 나라의 책임도 있지만 이를 방관했던 국민 모두가 공범이라고 했다.

성매매 여성의 실태가 잘못 알려져 있는 점도 지적했다. 드라마나 영화, 전단지를 통해 왜곡된 모습인 강남의 고급 룸살롱만 떠올릴 뿐, 빚과 병든 몸만 남아 집창촌이나 마사지업소로 흘러가는 비참한 현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센터는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등 각종 고소·고발 사건으로 성매매 여성의 인권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렸고 앞으로 언론인과 공무원 등 사회지도층의 성구매 명단을 모으는 등 감시의 눈을 떼지 않을 계획이다.

“과거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요정문화를 만들면서 은연중 술과 여자를 권력의 상징으로 만든 측면이 있습니다.

이제 성매매는 인권을 유린하는 추잡한 일이라는 의식이 확산되어야 합니다. 성매매 근절은 국민들의 의식에 따라 아주 쉽기도, 어렵기도 한 문제입니다.”

〈송현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