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촌여성들 힘이되는 기지 의정부 ‘두레방’ ,,.한겨레

기지촌여성들 힘이되는 기지 의정부 ‘두레방’

[한겨레 2004-09-15 18:00]

[한겨레] 옹달샘
두레방은 의정부시의 스탠리 미군기지 옆에 위치해 있다. 1986년에 세워진 이후 지금까지 인신매매 및 성매매 근절과 군사주의로 인한 폐해를 근절하기 위안 대안과 방향을 모색하고 소외된 여성들이 서로 도움으로써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일상적으로는 클럽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상담을 통한 지원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고, 표현예술 심리치료 등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현장에서건 어려움이 많지만 기지촌이라는 특수한 공간은 다른 곳보다 더욱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려움의 가장 큰 요인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지촌의 외국인 전용클럽에 필리핀이나 구 소련계 국가에서 여성들이 연예인 비자(E-6)로 들어오기 시작해 현재 약 70% 이상을 그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여성들은 2003년 6월 1일부터 연예인 비자 발급 중단됨) 상담이나 무료진료는 물론 모든 행사를 진행할 때도 기본적으로 우리말과 영어, 필리핀어, 러시아어로 해야 한다. 또한 결혼문제나 체류자격, 양육비 등에 관한 법률지원을 할 때는 우리나라 관공서는 물론 미군당국, 미대사관을 비롯해 필리핀이나 러시아 대사관 등과도 소통을 해야 한다.

혹시 긴급한 의료지원이 필요할 때는 대부분 의료보험이 없으므로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몇배나 많은 진료비를 내야 한다. 다행히 작년과 금년은 경기도 제 2청사의 지원으로 이전에 비해 더욱 많은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 중 하나는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피해여성들도, 두레방의 후원자들도 두레방에서 많은 것을 서로 나눈다는 것이다. 클럽에서 일하다 옷가게 사장님이 된 한국여성은 안팔린 새옷들을 이주 노동자를 위해 두레방에 기증한다. 러시아 여성들은 종종 자신이 가지고 있는 러시아책을 다른 러시아 여성들을 위해 기증하기도 한다. 예전에 클럽에서 일했던 한국여성은 많은 사람들이 예쁜 꽃을 함께 보라고 두레방의 화단을 가꾸고, 어떤 이는 어려운 러시아 여성들을 돌본다. 어떤 후원자들은 가구, 그릇 등 안쓰는 많은 물건들을 기증해 필요한 여성들이 가져가 쓸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나눔이 더욱 커진다면 성매매 피해여성들에 대한 인식전환이나 법 개정, 제도적 장치 마련 등 더욱 다양하고 많은 지원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더 이상 성매매 피해여성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한 이웃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후원문의 (031)841-2609.

김동심/두레방 상담실장 ⓒ 한겨레(http://ww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