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경찰관오면 성상납 신고식..네이버

신입 경찰관오면 성상납 신고식”

[경향신문 2004-09-22 07:36]

“경찰은 우리 편이 아니라 업주 편입니다. 지금도 경찰차를 보면 뚫어지게 쳐다보다 혼자 욕을 하곤 합니다.”

21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성매매방지 및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시민단체 간담회’에 사례 발표를 하러 나온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경찰과 업주간의 유착 관계를 낱낱이 털어놓았다.

피해 여성 이모씨(24)는 “임신 중절 수술 뒤에도 일을 해야 했고 손님이 도망갈 정도로 하혈을 한 적도 있다”고 끔찍한 경험을 전했다.

이씨는 “지각하면 ‘지각비’, 결근하면 ‘결근비’를 떼이고, 게다가 5부 이자로 계산해 선불금이 6천4백만원까지 불어났다”며 “돈을 못 갚자 업주들은 나중에 아버지 집을 가압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5월에 경기 분당경찰서에 신고했지만 8월에야 첫조사를 받았다”면서 “업주들과 친밀한 경찰들은 ‘증인’과 ‘증거’만 요구하며 업주를 위한 조사를 벌였다”고 울먹이며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함께 나온 이씨의 아버지는 “우리딸에게 강제로 성매매를 시키고 돈 뜯어내고 게다가 퇴폐이발소니 안마시술소니 하는 데다 또 팔아먹었다”며 “이제는 제발 경찰분들이 도와달라”고 울음을 터뜨려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피해여성 박모씨(24)는 “경찰에 신고해도 단속조차 안 나오고 어쩌다 한번 나와도 업주들이 이미 다 알고 있었다”면서 “신임 경찰관이 오면 성상납까지 해야 할 정도로 유착이 심했다”고 전했다.

최기문 경찰청장은 “지적한 문제점을 포함, 경찰의 자정노력과 함께 성매매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종목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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