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은 ‘섹스 관광객’은 한국남성

가장 많은 ‘섹스 관광객’은 한국남성
일다|기사입력 2007-10-31 06:00 |최종수정2007-10-31 06:12

‘한국인들은 필리핀을 찾는 주요 관광객으로 7월에만 6만2천692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22.3%를 차지했고, 이는 해외 관광객들 중 가장 많은 수다. 이들 중 60% 이상이 남자이며, 한국 남성들은 섹스를 제공하는 나이트클럽이나 마사지 업소들의 주요 고객이다.’

필리핀에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인신매매반대연합(CATW-AP) 진 엔리케즈 대표는 한국남성의 섹스관광 실태에 대해 설명했다.

성매매방지법 3주년을 맞아 지난 25일 부산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과 신라대학은 공동으로 ‘해외 성매매 현실’을 알리고 ‘반성매매 운동의 국제연대’ 방안을 모색하는 국제 심포지엄을 주관했다. 일본, 러시아, 필리핀, 한국 등 4개국 단체들이 국경을 넘나드는 성매매 현황 정보를 공유하고, 그 해결을 위한 과제를 내놓았다.

한국 관광객과 사업가들의 성구매 행태

진 엔리케즈 CATW-AP 대표는 ‘한국인들은 필리핀의 주요 관광지와 멀리 떨어진 퀘존 애비뉴까지 성매매를 목적으로 들어간다’며, ‘인신매매 피해자들은 한국인을 가장 많은 섹스 관광객으로 꼽았다’고 밝혔다. 이어서 한국인 섹스 관광객 외에도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국인 사업가들의 성구매 행태도 꼬집었다.

한국인 사업자에게 고용된 한 필리핀 여성이 “그 사장에게 여러 차례 강간을 당하고 끊임없이 애인이 돼 달라는 시달림을 받은” 사실이 CATW-AP에 접수됐으며, 지난 1월에는 “한국 남성들에게 필리핀 여성과 결혼하기 전에 다른 여러 필리핀 여성들과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한 6명의 한국인 결혼 중개업자들이 붙잡힌” 사례도 있었다.

“2003년 6월, 필리핀 세부에서 한 한국인 의사가 15세 이하의 소녀 6명과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고, 일부 한국인들은 성폭력 혐의를 무마시키려고 “필리핀 경찰에게 뇌물을 제공하며 부패를 조장하기까지 했다”는 고발도 이어졌다.

진 엔리케즈씨는 필리핀과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성 구매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있지만, 성 구매자에 대한 처벌은 미온적이라고 설명했다. ‘필리핀에서 성매매와 관련해서 몇 차례 고소가 있었지만, 아직 기소된 성 구매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일본 성 산업에서 착취당하는 한국여성들

인신매매 문제를 다루는 ‘폴라리스 프로젝트’의 일본 지부 후자와라 시호코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일본의 성 산업 분야에서 한국어를 하는 여성이 급속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한국에서 온 인신매매 피해자이거나, 중국 연변 지역의 조선족 여성이며 “사우나나 ‘한국식 안마시술소’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한국 브로커들이 한국과 일본의 인터넷을 통해 “고수익 일자리”라는 허위광고로 일본의 식당이나 바에서 일하는 것처럼 꾸며 여성들을 유인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무료 한국어 신문을 통해서도 여성들을 모집하는 광고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우리 가게의 모든 고객은 콘돔을 사용합니다’라며 버젓이 성매매를 홍보하지만, 경찰의 단속을 받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후자와라 시호코씨는 “주일 한국 대사관은 한국에서 일본으로 여성들이 인신매매되는 현실을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성 산업에서 한국 여성이 착취당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 사회에서 국제적 협력 필요

여성인원지원센터 ‘살림’ 정경숙 소장은 “점점 국제화되는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반성매매 활동단체 간의 국제적인 핫라인을 개설하여, 민간단체 차원에서 지원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국제공항에서 성매매 근절 캠페인을 벌이는 등 연대 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공항 아웃리치’를 통해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것과, 성 구매자는 처벌받을 수 있다는 사실 등을 알리는 전단을 한국어 및 일어, 영어로 제작 배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캠페인을 민간단체에서만 주력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민관 차원으로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연방 인신매매 예방기구 프로젝트’ 알베르토 안드레아니씨는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선 여러 기관뿐 아니라 여러 ‘영역 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법당국과 국제기구 및 비정부 기구가 긴밀하게 공조해야 국경을 넘는 인신매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신매매 문제는 한 국가에서 몇 번의 캠페인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각국의 국제 정책의 한 부분으로 조직, 입법, 재정, 행정 등이 포함된 포괄적인 프로그램이 기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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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부깽(bouquins)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