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노예들에게 탈출구를 찾아 줍시다’

‘현대판 노예들에게 탈출구를 찾아 줍시다’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7-10-22 15:06

지난 주말 서울 대학로와 홍익대 주변에서는 반짝 추위에도 아랑곳 없이 ‘휴먼 바겐세일’이라는 제목의 길거리 게릴라 퍼포먼스(사진·동영상 참조)가 진행돼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는 MTV 코리아가 인간에 대한 착취와 매매를 없애자는 글로벌 캠페인인 ‘MTV EXIT(End Exploitation and Trafficking)’를 국내에 본격 론칭하며 ‘현대판 노예들에게 탈출구를 찾아 줍시다’라는 주제로 기획한 것.

인간에 대한 착취와 매매를 없애자는 취지의 이 캠페인은 세계 젊은이들이 인신매매의 심각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예방하게 하기 위해 MTV 유럽재단과 대외원조기관인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2004년 유럽에서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전세계 인신매매의 절반 이상이 발생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도 확대돼 성매매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인 입장에 놓인 한국에서도 진행하게 됐다.

20일 오후 2시 대학로에서 진행된 게릴라 퍼포먼스 ‘휴먼 바겐세일’은 인간을 감금하고 상품으로 매매하는 현실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이어서 열린 ‘리얼 해프닝‘에서는 강제 성매매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다툼 현장을 연극배우들이 직접 거리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리며 인신매매와 강제 노동력 착취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했다.

이와 함께 MTV 코리아는 ‘MTV EXIT 캠페인’의 한국 홍보대사인 비(본명 정지훈·25)의 내레이션으로 참여하는 다큐멘터리 ‘Traffic’도 제작 방영한다.

30분 분량의 ‘Traffic’은 인신매매의 실제 피해자와 가해자가 직접 출연해 인신매매의 실상을 보여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죄의식 없이 인신매매에 동참하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또 인신매매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법과 착취와 매매를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의 ‘비’, 태국의 ‘타타 영’ 등 아―태 지역 각국의 유명 연예인들이 참여해 8개국 언어로 녹음돼 화제를 모은 이 다큐멘터리는 오는 27일 오후 10시 20분 MTV 코리아를 통해 전파를 타게 된다.

미국 국제개발처의 아시아 지역 프로젝트 디렉터인 올리버 카두너 씨는 “이 지역에서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법적 강제를 두고 지역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낮은 인식으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이 캠페인이 인신매매 피해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법제화를 촉진해 이들을 도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