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매매 왜 몰리나

일본 성매매 왜 몰리나
한겨레|기사입력 2007-11-20 09:58

[한겨레] “중국·베트남·필리핀 여성들이 일본 성매매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넓혀가고 있지만, 일본 남성들이 한국 여성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 여성들이 일본 매춘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만난 한 성매매 호객꾼의 말이다. 국내 가수와 배우들의 ‘한류 열풍’ 못지않게, 일본 남성들의 한국인 성매매 여성 선호도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의 성매매 업소 취재 과정에서 어디서든 한국에서 온 주부들과 대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은 비자 없이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석달 동안 단기 체류하면서 돈을 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면서도 해외여행 경비나 쇼핑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원정 성매매에 나서는 이들도 상당수 있었다.

한국 여성들의 일본 성매매 업소 진출은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국내의 단속이 심해진 데 따른 ‘풍선효과’로 치부돼 왔지만, 최근 들어선 평범한 주부나 대학생 등이 자발적인 일본 원정 성매매에 나서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일본행을 선택하는 이유로는 △한국과 비슷한 동양 정서이면서 수입이 많고 △적발이 되더라도 주변에 알려지지 않으며 △미국이나 캐나다에 비해 알선료가 비싸지 않다는 점 등이 꼽힌다. 물론 일본 남성들의 한국 여성 선호도 한몫하고 있다.

일본 원정 성매매를 알선하는 포털사이트의 카페만도 70여개에 이르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카페만도 40개가 넘는다. 이들은 모두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감언이설로 한국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성매매 진출 여성의 정확한 규모는 주일 한국대사관이나 일본 정부 모두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기 체류형 성매매에 불법 체류 성매매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재완 의원(한나라당)은 “10월 말 현재 일본 내 한국인 불법 체류자는 4만∼5만명 가량이며, 이 가운데 성매매 관련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한국 여성들이 3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도쿄/김연기 기자

유흥업소 도쿄·나고야·오사카 등에 많아
한겨레|기사입력 2007-11-20 09:58

[한겨레] 현재 한국 여성들이 진출한 일본의 유흥업소 유형은 ‘2차’(성매매)를 주목적으로 하는 ‘데이트 크라브’를 비롯해 ‘2차’가 없는 ‘크라브’, 유사 성행위 업소인 ‘에스테’, 여성이 출장 성매매를 나가는 ‘데리바리’로 나뉜다. 이들 유흥업소는 주로 도쿄의 신주쿠, 아카사카, 긴자 등 유흥주점 밀집 지역 및 나고야, 오사카, 고베 등지에 퍼져 있다.

‘데이트 크라브’와 ‘크라브’의 일당은 일본돈 2만엔(약 16만원) 수준으로, 취업 뒤 1천∼2천엔 단위로 인상된다. 주말에 쉬는 날을 빼면 월급은 250만∼300만원 정도다. 여기에 더해, 한차례 ‘2차’에 2만엔(약 16만원) 정도가 돌아온다.

한달 수입이 가장 많은 곳은 데리바리다. 남성이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여성을 선택한 뒤 80분이나 120분 등 시간을 정해 출장 성매매를 한다. 시간에 따라 3만∼5만엔까지 다양하다. 월 평균 수입은 적게는 5백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들이 온전하게 돈을 모아 귀국하기란 쉽지 않다. 한국인 성매매 여성 가운데 상당수는 일본에서도 이른바 ‘호스트바’에 출입하면서 번 돈을 모두 탕진한다는 게 성매매 업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도쿄/김연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