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 500잔 못팔면 성매매 강요”

“주스 500잔 못팔면 성매매 강요”
한겨레|기사입력 2007-12-04 21:08

[한겨레] “가수로 일하러 왔지, 술 접대를 하거나 몸 팔러 온 것이 아니다.”(로렐리·가명·24)

미군기지 주변의 기지촌에서 일하는 외국 여성들이 성매매와 임금착취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지촌 여성들의 인권보호단체인 두레방(원장 유영님)은 4일 경기도의 의뢰로 동두천·송탄·의정부 미군 기지촌 클럽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 45명에 대한 설문과 7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통해 조사한 ‘외국인 성매매 피해여성 실태’ 보고서를 공개했다.

■ 성매매 강요=이들의 83.7%가 미군기지 주변 기지촌 클럽에서 성매매가 있다고 답했다. 이런 성매매는 대부분 업주의 강요 등 구조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스 할당량을 채우기 힘든 날은 클럽 업주가 대놓고 성매매를 강요했다.”(엘·가명·28)

주스는 클럽을 찾은 미군 등의 고객이 클럽 내 외국 여성에게 사주는 것으로, 1잔당 값은 10달러. 심층 면접에 응한 여성들은 “클럽 업소는 한달에 1인당 평균 200∼500잔씩을 할당했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성매매를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외국인 공연기획사나 연예인 비자로 한국에 입국했으나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일로 떠밀린 셈이다. 조(가명·37)는 “어느 날 주인이 친구 몇 명을 데리고 와서 문을 잠그고 떠났고 이들은 우리에게 성적 서비스를 원해 충격을 받았다. 이에 항의하자 주인은 우리를 다시 필리핀으로 돌려 보내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 임금 착취=“계약서상 임금은 710달러였으나 돌아온 돈은 400달러였다.”(멜리사·가명·22) 이들의 수입은 기본급 외에 미군들을 상대로한 주스 판매 및 성매매 수입으로 구성된다. 이들 여성들이 한국에 입국할 당시 계약서에 기재된 급여는 월 평균 607달러. 그러나 이들이 클럽 주인이나 매니저한테 받는 기본급 액수는 평균 384달러로 1인당 월 223달러가 증발해버린 셈이다.

부족한 기본급은 할당된 주스 판매와 성매매로 보충되지만 여기에서도 임금 착취가 발생한다. 1잔당 평균 10달러인 주스 한잔을 팔면 외국인 여성들은 이 중 1.5달러 정도를 받을 뿐이다. 또 1회 성매매 비용은 평균 270달러지만 이들 외국인 여성들에게 돌아온 돈은 30% 가량인 81달러에 불과했다.

경기도내 외국인 전용클럽은 의정부시 14개, 동두천시 84개, 평택시 74개 등 모두 172개로 나타났다. 또 예술흥행비자로 체류 중인 외국인 수는 2004년 3160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늘기 시작해 지난해 4510명을 기록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기지촌 외국여성 성매매 착취 이제 그만!
데일리안|기사입력 2007-12-03 18:26

경기도 여성 보호단체·경찰청·출입국관리소 등 실무자 대책 회의

[데일리안 경기 김은진]경기도가 외국인 성매매 피해여성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도는 3일 오후 도청 국제회의실에서 지난 7개월 동안 추진해 온 ‘성매매피해여성 실태조사 연구용역(이하 성매매 실태조사)’ 최종 보고회를 개최했다.

성매매 실태조사는 도가 지난 5월 의정부 기지촌 성매매여성 보호단체인 ‘두레방(대표 유영님)’과 계약을 체결해 진행한 사업으로 보고회에는 도 최봉순 가족여성정책국장을 비롯해 경기경찰청, 수원출입국관리소, 성매매여성 보호 단체 등 성매매 여성 관련 현장 실무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봉순 가족여성정책국장은 “올해로 성매매금지특별법이 시행 3주년을 맞았지만 성매매 구조가 근절되지 않고 있어 외국인 여성들은 여전히 착취당하고 있다”며 “외국인 성매매 피해 여성 보호 대책을 정책화하기 위한 사전 근거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하고 보고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날 보고회는 외국인 성매매 여성의 지역분포, 근무형태 등 일반 환경과 외국인 여성 유입경로, 계약관계, 불법사례 등 용역 현황 설명을 시작으로 프로젝트 추진 연구원의 기조발제, 전문가 의견제시, 참석자 토론 등으로 진행됐다.

또한 언어, 의료, 법률 등 지원요구 사항 및 외국인 피해여성 보호와 예방대책 등도 함께 논의됐다.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동두천과 송탄, 의정부 미군기지 기지촌 내 클럽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 4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19명(무응답 제외)의 월 평균 총수입은 524달러(46만여원)에 불과했다.

계약서상 명시된 근무시간 외에 근무를 하더라도 대부분(44명) 시간외 근무수당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약서에 합의된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40명 가운데 90%인 36명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계약서와 다른 점으로는 ‘술을 파는 일(24명), 성행위(19명)’ 등으로 외국인 성매매 피해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여성의 대부분은 외국인 공연기획사를 통해 예술흥행사증(E-6비자)으로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명 연애인 비자를 소지하고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2004년도 3천947명에서 2005년 5천533명, 2006년 5천837명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유영님 두레방 대표는 “외국인 여성들은 공연을 시켜주겠다고 꼬임을 당해 업주들에게는 돈 버는 도구로 이용되고 미군들에게는 동거, 사기 결혼 등으로 농락당하는데다 가족들을 부양할 책임까지 지고 있다”며 “중앙이나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경기경찰청 관계자는 “언어 등으로 인해 피해여성 진술 확보가 어렵고 고용주가 출입국사무소에 무단 이탈신고를 접수할 경우 피해 사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고용주에게 돌아가거나 강제 추방당하게 된다”며 “업주의 범법 사실이나 외국인 여성의 피해사실이 인정될 때까지 유예기간을 주는 등 사법기관과 실질적인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 관계자는 “기본적인 제도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쉽게 해결될 수 없는 문제지만 지방정부도 책임이 있다”며 “성매매 여성을 보호하는 민간단체와는 물론 경찰서, 출입국관리소 등 관계 단체와 공조체제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용역 보고서를 외국인 성매매 피해여성 보호·방지, 제도개선 지침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서에 연구 자료를 송부하는 한편 성매매 방지를 위한 단기 및 중·장기 대책을 수립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 성매매 근절을 위해 전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에 힘쓰고 피해 여성 보호와 자활지원사업도 실행할 계획이다.

기지촌 외국인여성 월 수입 46만원 수준
연합뉴스|기사입력 2007-12-03 15:54

(수원=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주한 미군기지 주변 기지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들은 한달에 500달러 (46만여원) 정도의 수입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경기도가 기지촌 여성 인권보호단체인 `두레방'에 의뢰해 실시한 `외국인 성매매 피해여성 실태조사' 용역보고서를 통해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동두천과 송탄, 의정부 미군기지 기지촌 내 클럽에서 일하는 외국인 여성 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9명(무응답 제외)의 월 평균 총수입은 524달러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는 `300∼400달러'라는 응답이 31.6%(6명)로 가장 많았고, `700∼800달러' 또는 `401∼500달러'가 각 26.3%(5명), `501∼600달러'가 15.8%(3명)로 뒤를 이었다.

또 계약서상 명시된 근무시간 외에 근무를 하더라도 대부분(44명)이 시간외 근무수당은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의 수입으로 한국에서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여성은 응답자 38명 중 18명에 불과했고, 고향의 가족에게 송금할만큼 수입이 충분하다는 여성도 응답자 44명 중 14명 뿐이었다.

또 `계약서에 합의된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40명 가운데 90%에 달하는 36명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며, 계약서와 다른 점으로는 `술을 파는 일(24명)', `성행위(19명)' 등으로 나타났다.

성매매 여부와 관련해서는 응답자 43명의 83.7%(36명)가 `클럽에 성매매가 있다'고 답했으며 나머지 7명은 `없다'고 대답했다.

또 이들 여성의 대부분은 외국인 공연기획사(42명)를 통해 연예인 비자(44명)로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 자료에 따르면 현재 경기지역에는 미군기지를 중심으로 의정부시, 동두천시, 평택시에 172곳의 외국인 전용클럽이 있으며, 한 클럽당 10명의 여성이 고용돼 있다고 가정했을 때 1천720여명의 여성들이 이들 업소에 종사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기지촌 지역의 외국인 전용클럽에서 생활하는 외국인 여성들은 주로 공연예술인 자격으로 고용주와 계약을 맺고 국내에 유입되지만 실제로는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게 된다"며 "정부와 지방정부는 외국 연예인 인력도입 제도 개선과 기지촌 외국인 여성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경기도의 경우 경기북부의 미군기지가 평택을 중심으로 경기이남 지역으로 대규모로 이전하고 있으므로 이들 지역의 섹스산업 팽창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며 성매매여성지원센터 등 기지촌 외국 여성들을 위한 보호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