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들이 사채놀이…유흥업소에 돈 빌려주고 연66% 뜯어

경찰·공무원들이 사채놀이…유흥업소에 돈 빌려주고 연66% 뜯어
경향신문|기사입력 2007-12-31 17:24

경찰이 유착관계에 있는 유흥업소에 억대의 돈을 빌려주고 연 60%의 고리를 뜯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위 경찰 중에는 경정급 간부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황용수 공직기강2팀장은 31일 “소방서 및 구청 공무원 10여명과 경찰 6명이 유흥업소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수수사과는 소방 및 구청 공무원 10여명은 불구속 입건했으며 돈을 받은 경찰도 추가조사 뒤 뇌물수수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것을 검토 중이다. 금품수수 경찰들은 돈을 받을 당시 서울지방경찰청과 강남지역 경찰서에 근무했으며 경정·경감 등 간부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들은 2005년부터 서울 강남 ㅅ호텔 김모사장에게 1억~2억원을 빌려주고 매달 이자로 500만원에서 1000만원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수사과는 이들 경찰이 직무와 관련해 유흥업소 업주를 비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경찰들은 경찰조사에서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 40여명을 불러 조사했으며 상당수는 혐의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특수수사과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 오모 경위를 소환조사한 뒤 불구속 입건했다. 오경위는 2005년 4월쯤 유흥주점 김사장에게 “알고 지내는 고위 공직자에게 인사청탁을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사장은 이달초 경찰조사에서 2005년 6월 당시 한국가스공사 감사로 근무 중인 전 청와대 비서관 조모씨에게 2000만원을 건네며 오경위의 인사청탁을 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오경위는 “조씨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금품 수수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경위는 이날 조사를 마치고 나간 뒤 “(표적수사에 대해) 법적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오경위를 변호하는 박승권 변호사는 “경찰조사과정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으며 혐의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유흥업소 사장 김씨를 성매매 및 뇌물공여, 세금포탈 혐의로 불구속입건했으며 미국에 체류 중인 청와대 전 비서관 조씨에 대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김준일기자 ant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