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588' 사라지나>

<`청량리 588' 사라지나>

[연합뉴스 2006-03-13 06:03]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이었던 세칭 `청량리 588'일대가 가파른 쇠락의 길을 걷게 돼 궁극적으로는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청량리 균형발전촉진지구에 포함돼 있는 청량리 성매매집결지 일부 구역의 도로를 확장하는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을 조만간 인가할 예정이다.

이 계획이 시행되면 답십리길∼롯데백화점 구간의 총연장 226m 도로가 현재의 폭 8m에서 32m로 대폭 확장된다.

확장된 도로는 중앙선 철로를 따라 바로 옆을 지나는데, 도로 확장을 위해 수용할 사유지가 바로 청량리 성매매집결지다.

시는 확장될 도로 부지에 포함돼 있는 한국철도공사 땅도 작년 말 48억원에 사들였다.

도로 확장은 이달 말 착공하는 청량리 민자역사와의 연계 교통망을 정비하기 위한 것이다.

시는 지난달 15일 물건 조사를 마쳤으며 실시계획이 인가되면 5월 중 보상 공고를 낸 뒤 6월 말께 공사를 발주할 계획이다.

내년 6월까지 보상 절차를 마무리짓고 공사에 들어가면 내년 12월에는 끝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보상 비용은 총 132억원이 책정됐다.

실제로 도로확장 공사를 위해 수용되는 지역은 청량리 성매매집결지의 일부이지만 성매매 업소들이 밀집한 곳이어서 다른 업소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또 일부 주민들이 개발에 반대하고 있기는 하나 결국 청량리 균촉지구 개발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청량리 588'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지역은 이미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된서리를 맞아 업소 수가 종전의 40% 밑으로 줄었다.

동대문구는 현재의 집창촌 일대에 전농2동의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을 옮겨와 실버타운과 병원 등 `헬스산업'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도로 확장으로 청량리역 인근 성매매 업소들이 상당 부분 철거되면 `청량리 588'로 불리던 성매매집결지는 급속히 쇠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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