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쓰신 글에 대한 제 의견

(저의 글은 이룸의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
예전에는 범죄행위라고 정의되지 않던 것들이 사회적인 합의에 의해 범죄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음주운전, 무단횡단, 가정폭력이라고 알려진 아내구타등이 그 예인데
술마시고 운전 할 수도 있지라는 관용이 현재는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살인행위로 이해되고 있으며,
무단횡단은 경범죄의 대상이며,
내 마누라 내가 패겠다는데 사회가 무슨 간섭이야 했던 것이
명백한 폭력행위라고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물론...법이 생겨도 살인, 강간, 기타 사기 사건처럼 음주운전, 무단횡단, 아내구타 같은 범죄행위들이 지금 바로 이 순간에도 행해지고 있을 것입니다.
님같은 분들이 존재하시니까요.

2.
우리는 밥 못 먹음 죽고 잠 못자면 죽습니다.
그래서 성욕과 수면욕은 인간의 생명과 연관되어 있기에 가장 존중되어야 하는 욕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성욕은 1차적이 아닌 2차적인 욕구입니다.
사람은 평생 섹스 안 하고도 살 수 있습니다.
또한 "손"이 있기에
성욕을 마스터베이션으로 자신이 제어할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지요.
인간은 사회적 동울이기에
우리는 아무리 배가 고파도 식당에서 음식을 훔쳐 먹지 않으려 노력하며
아무리 똥이 마려워도 벌건 대낮 길거리 한복판에다 똥을 싸지 않습니다.
아마 그랬다가는 "저 사람 미친 거 아니야?"라는 사회적 지탄과 본인 스스로 본능을 제어하지 못한 부끄러움을 부여받겠죠.
그런데 왜 남성의 성욕만 이렇게 관대하게 이해가 될까요.
아마 성욕의 충족이라는 게 문화적 습관에 따른 것이고,
성매매를 통해 남성이 여성의 몸을 사는 것으로 성욕을 분출하려는 것
역시 그러한 맥락이라고 사료됩니다.
공부하신 분들 말씀에 의하면 섹슈얼리티는 사회적 산물이고 그 사회의 규범과 가치에 의해서 학습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성규범과 가치체계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 변화합니다.
그래서 제 생각을 감히 말씀드린다면,
님에게 필요한 것은 "부끄러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저도 님의 주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닙니다.

저 역시 금욕주의자가 아니기에(종교적이고 도덕적이지도 않거니와)
인간이 평생 한 사람과 섹스하고 살라는 것도 아니고,
제도권 안에 있는 섹스만 보호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주장하는 것은
타인에게 괴로움을 주면서 까지 자신의 욕구를 풀고 싶은가
이게 관건입니다.
여성이기주의의 관건?
나 혼자 잘 살자고 남성의 성욕을 평가절하하고 무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외치고 싶은 건 인권입니다.
억압 하에 있는 여성들의 인권.
제가 주장하는 것은 "성매매"반대이지 "성행위"반대가 아니니까요.
성욕을 자유롭게 내보이고 해소하는 거,
막자는 게 아닙니다. 꿀리면 그만큼 원하는 상대 찾아서 같이 해소하십시오.
요새는 인터넷이 발달해서 원나잇스탠드할 수 있는 파트너를 구하는 것도 쉽습니다.
섹스는 두 사람 모두의 행복의 합일을 위해서 하는 것이지
누구 혼자 좋고, 누구 혼자 해소하려고 하는 행위가 아니지 않습니까.

정말 자신의 성욕이 존중받기를 원하기 전에 타인의 인권도 존중해주길 빕니다.
성매매 업소에 가는 것은 성착취 구조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쾌락 때문에 남을 고통 속에 빠뜨리는 일의 암묵적 동참.
나의 쾌락과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대상화하고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 취급한다는 것은 성폭력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이라는 것...왜 모르실까 안타깝습니다.

누군가의 말이 머리를 퍼뜩 스치는데
퍼다가 인용해드릴께요.
< 어떤 맹랑한 이들이 ‘자위와 섹스는 다르다’라고 말하던데, 그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싶다.  성매매도 섹스와 다르다.  (중략) 성폭력과 성매매에 반대하는 것은 금욕이니, 순결이니, 성적 가치관이니 하는 문제를 떠나 단지 폭력에 반대하는 것일 뿐이다. ‘인간이 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인간기본권을 가져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주장을 하는 것이란 말이다. 나의 글을 다음과 같은 주장으로 마무리하겠다.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선 못살겠다는(본능을 주로 들먹이던데) 사람들은 그냥 살지 말아야 한다. 혹은 타인이 없는 곳에 보내져야 한다.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고서 못살겠다는 그 변명을 기본적으로 믿지 않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