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특별법의 예상치 못한 효과

성매수가 수반하는 범죄행위들 2004-10-26 우먼타임즈

신정모라

"나 지금 인간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자유시장경제의 법칙에 따라, 성판매자들의 생계를 돕는 성을 구매하러 갑니다"라고 정당하게 보고하는 성매수자들은 없다.

성매매의 범죄성을 부정하고자 하는 심리는 형평성 없는 논리를 생산해 내고 있다.

'성매매는 성욕을 풀기 위한 수단' 고로 사회에 필요
'성매매는 시장경제의 일부' 고로 인간의 자유
'성공급자의 생계 수단으로서 정당한 직업' 생계수단은 노동의 일종
'성매매는 아무도 해치지 않으므로 다른 범죄와 다름' 성매매의 특수성
'성수출업 종사자는 애국자' 외화를 벌여들여 가족을 먹여 살림

그럼 그렇게 정당한 구매활동을 하러 갈 때 이들은 뭐라고 말할까?
자기 부인들에게는 "자기야, 나 오늘 회사일 때문에 늦어..." 운운
회사에 보고할 때는 "저 업무상 만나야할 사람이 있습니다..." 운운
주위 사람들에게는 "개인적으로 해야할 일이 있어서..." 운운
경찰에 적발되면 "떨고 있는 성매수범들..." (떳떳하다면서?)
인간의 자유가 박탈당했다면, 데모는 왜 못하는가? (여성부 게시판에 숨어 있지 말고 괴상한 자유시장경제의 정의의 사도로 나서길)

성매수자들은 성매수에 소비되는 비용과 시간에 대해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사기를 친다.(사기죄) 성매수는 경우에 따라 믿음에 대한 배반죄, 업무상 배임죄를 수반한다. 또한 아빠를 믿는 아이들에게는 집에 일찍 들어와 공동으로 양육책임을 져야할 시간을 혼자 도둑질하고 거짓말까지 하는 것이 된다. 아내들은 혼자 부담하는 양육에 대한 대가를 보상받기는커녕 남편이 비용을 횡령해 독식하는 것이므로 이중적인 착취를 당한 셈이다. 양육유기죄, 부부공금횡령죄까지 성매수에 수반되는 죄의 일종이다. 잠재적인 병원균 매개 역할도 한다.(성병, 매독, 에이즈....) 독신들도 거짓말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성판매자들의 생계를 도왔으며, 강간을 할지도 모를 성욕을 아무도 해치지 않고, 상대방의 협조하에 제거했는데, 만족스럽기보다는 죄책감과 후회가 부산물로 남는 이유는? 진실을 알면 타격과 상처를 받을 사람들이 없는지?

거기에 사용되는 비용도 비상금 혹은 비자금이거나 '비'자를 동반하는 숨겨져야 할 자금이다. 시간과 돈 모두에 거짓말이 달라붙어 사건을 정당한 행위로 처리해 주는 것이다. 만약에 거짓말이 벗겨져 나가기라도 하면, '나 자유시장경제법칙에 따라 정당한 구매활동을 했다'고 떳떳하게 나서는 사람들이 있을까? 대신 이들은 얼굴을 가린다. 떨면서 인터넷에 숨어서 익명으로 여성부 게시판에 숨어들어가 '성매매 특별법'은 나를 불편하게 한다고 아우성을 친다.

성욕을 푸는 정당한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행위이다. 그런데 인간에게 열려 있는 이 길을 가려하지 않고, 닫힌 문으로 혹은 숨겨진 밀실로 숨어들어가 양심 세탁을 한 다음, 거짓말로 무장을 해야 하는 이 '자유시장경제의 괴상한 소비 활동'은 정당성을 부여하기에는 우리 모두가 뒷맛이 찜찜하다.
모든 정당한 노동은 진실을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

성매수자들은 '풍선 효과'가 생기므로 법으로 처벌 말라고 한다. 요상하게도 양심의 자유를 법으로 억압하면 풍선 효과가 생기니 소용없다고 말하지는 않더라. 성매매 처벌법은 성욕금지법이 아니다. 법이 개인의 성관계를 간섭한다고 하는데, 정당한 애인 관계나 부부 관계에 경찰이 수갑들고 간섭하러 다닌다는 소리 못 들었다.

성매매 특별법은 '풍선 효과'를 보이지 않았고 (국가보안법은 이미 풍선효과가 뭔지 잘 보여준 후 사문화되었다) 오히려 특별한 효과를 생산해 내고 있다. 독재정권의 선거부대에 동원되거나 사이비 종교 집단의 허수아비 노릇을 해 주던 여성들! 무식해서 순진하고 복종 잘해서 착하다는 가부장제 무의식에 기대거나 편입되어 살던 여성들! 가부장제를 유지시켜주던 가부장제 사고방식의 여성들이 '한국남자들의 불량 성의식'에 진저리를 치며 깨어났다. 풍선효과라니?(남자들만 사는 나라라고 여전히 생각하고 있는 모양인데) 애상치 못한 엄청난 혁명이 풍선효과 대신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에서 한번도 일어나 본적이 없는 대중 여성운동이 첫 테이프를 ........ 감격스럽다.

남자들 눈에는 여자와 여자가 싸우는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 내막은 양심불량과 인간의 양심이 싸우는 것이므로 실상은 여성들을 단합시켜 주고 있다.

여성의 파워가 뭔지 깨닫지 못하는 정당은 곧 '자민련'처럼 될 것이다. (성매매 특별법이 인권침해적 좌파 정책이라고 한 한경연 원장 좌승희! 포주의 대변인으로 조만간 직책을 바꿀 모양이다. 색깔론 봉투에 억지로 넣으려고 한다고 여성이 힘없는 좌파로 되나? 오히려 국민들은 경제인들이 포주였었고, 포주의 대변인이었고, 포주에 자금을 조달했다고 깨닫기 시작했다. 양심있는 남성과 인구의 반인 여성이 뭉치게 만들고 있다.)

목소리 크다고 이기는 것이 아니다. poll 만들어 놓고 누구 숫자가 더 많은가 곳곳에서 확인하고자 하는 성매매특별법 무력화 시도는 허무하게 끝날 것이다. 인터넷상에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성을 팔고 사는데 아무 죄책감이 없었던 남자들의 죄악은 드디어 천벌을 받은 셈이다. 성매매 특별법의 시행으로 인해, 사회 여론이 음지를 비추자마자, 여성들이 '남자들의 불량 의식'을 공통으로 감지하고 무의식적으로 뭉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큰 수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