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차단 비웃는' 스와핑 사이트...공권력은 무용지물?

'접속 차단 비웃는' 스와핑 사이트...공권력은 무용지물?
스포츠조선 | 기사입력 2007-10-09 10:51 | 최종수정 2007-10-09 12:16

사이버 세상 공권력'무용지물'?
지난 7월 최대 사이트 운영자 사법처리 후에도 여전히 성업
정통부 대체 도메인 차단 등 강력 조치에도 우회 접속 여전
'즉시만남 대기자 리스트' 실시간으로 올리는 등 대담한 운영

 스와핑을 알선하는 음란 포털 사이트가 당국의 관리감독을 피해 여전히 성업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와핑, 조건만남 등 퇴폐적 성행위를 알선하는 인터넷 음란 포털사이트가 정보통신부의 접속 차단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여전히 성업 중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최대 스와핑사이트인 '부부○○○'가 경찰에 적발돼 운영자가 사법 처리된 이후에도 스와핑은 근절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스와핑만으로는 개인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고 밝혀 현행법상 스와핑을 엄중히 단속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음란물 게시 등 적극적으로 활동한 회원들에 대한 처벌도 벌금형 약식기소나 기소유예 처분에 그쳤다.

 네티즌들 사이에 '음란 포털'로 통하는 A사이트(www.OOOO.net)의 경우 검색창에 '스와핑'을 넣으면 사이트에 공개된 관련 카페만 20여개가 나온다. 정회원들끼리만 URL주소를 공유하는 비공개카페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크게 늘어난다. 공개된 카페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부부 스와핑 ○○○ 클럽' 카페에는 1800여명이 정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스와핑 카페들은 '초보 환영', '여성 솔로도 가입 가능', '남녀 2대1', '비밀보장, 엄격한 관리' 등의 문구를 내세워 회원수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이 사이트와 카페 가입은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회원수가 단기간에 급속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수시로 카페 홍보 게시물을 띄워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스와핑 카페 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직접 찍은 음란사진과 동영상 등 저질 콘텐츠가 무방비상태로 노출돼 있다.

 정보통신부는 올해 4월27일부터 A사이트 등 해외에 서버를 둔 A사이트 등 음란물 운영업체에 대해 강력한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렸다. KT, 하나로텔레콤 등 주요 인터넷회선업체 등이 정통부의 권고조치를 수용함에 따라 OOOO.net, OOOO.org, OOOO.com 등 A사이트는 3개의 대체 도메인마저 모두 차단됐다.

 그러나 A사이트 운영자는 곧바로 우회 접속 프로그램과 새 도메인 등을 마련했고, 각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 현재 A사이트는 우회하지 않아도 곧바로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 인터넷 전문가들은 "유해사이트에 대해 도메인이나 IP 차단 등의 조치를 내리더라도 단 며칠만에 우회 접속경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차단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조건만남을 알선하는 B사이트(www.OOOOOO.com) 역시 정부 당국의 '시야'에서 벗어나 당당히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성매매를 원하는 남녀 회원을 연결시켜 주고 '조건만남 수수료'를 챙기는 영업 형태로 몇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역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으며 홈페이지에 '미국에서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설립된 회사이며, 모든 운영진은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들이다. 회원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암호화 시스템을 갖췄다'고 회원들을 안심시킨다. B사이트는 여성 이름을 발신자로 한 뒤 'Message Subject' 등의 제목을 붙여 사이트를 알리는 스팸메일을 무차별적으로 발송하고 있다.

 B사이트에 등록된 성매매 여성 중에는 외국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사이트는 초기화면에 '즉시만남 대기자 리스트'를 실시간으로 띄워놓을만큼 대담하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이트 역시 차단 조치 등 관리감독기관의 영향에서는 완전히 벗어나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심의2팀의 한 관계자는 "우회접속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고 7월쯤 실태조사를 벌였다. 정통부 차원에서 후속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기간망 사업자에 의해 A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이 95% 정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곽승훈 기자 scblog.chosun.com/europ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