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성매수 수급고리 단절 장치 절실

청소년 성매수 수급고리 단절 장치 절실
쿠키뉴스|기사입력 2007-11-28 08:35

[쿠키 사회]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청소년에게 돈을 주고 성매매를 한 남성 28명이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쇠고랑’을 찼다.

제주경찰서는 27일 사건브리핑을 통해 이들 사건에 대한 수사 및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사건은 인터넷을 매개로 한 ‘청소년 성매매’ 차원을 넘어 10대들의 ‘막가는’ 성의식과 함께 지속·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신종’ 성매매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중에는 동종 전과가 있는 남성이 3명이나 됐으며 2차례 이상 ‘만남’을 가진 남성도 다수 포함됐다.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잘못’을 숨기려는 얄팍한 수를 쓴 남성들까지 있는 등 청소년 성매매에 대한 죄의식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 가운데 정모씨(26) 등 동종 전과자 3명과 3회 성매수한 이모씨(36) 등 모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24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이 전부는 아니다. 경찰은 또 출석에 불응한 5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신청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A양(15)과 2만원에서 10만원을 주고 제주시내 여관 또는 차량에서 성관계를 가진 혐의다.

경찰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A양과 원조교제 한 남성으로 추정되는 240개의 아이디(ID)를 찾아내 조사를 벌어 왔으며, 이중 혐의가 인정된 28명에 대해 사법처리했다.

사법처리된 남성들의 직업은 대학생과 회사원·선원·자영업자 등으로 다양하고 연령대 역시 20대에서 아버지뻘인 50대까지 ‘골고루’분포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성매매 장소를 제공한 숙박시설 업주까지 입건하는 등 강한 처벌 의지를 밝혔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신종 성매매’로 분석되는 청소년 성매매 특성 상 특정인과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간다는 공식이 확인되는 등 씁쓸한 결론을 남겼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14일 또래를 폭행하고 협박, 성매매를 하도록 강요하고 그 대금을 빼앗은 ‘무서운 언니’가 붙잡히면서 불거기지 시작했다.

유행하는 가요를 따라 부르고 인기 연예인의 행동 하나 하나에 가슴 설렐 나이인 15살의 A양은 강요에 의해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160여 차례나 성매매를 했다. A양에게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챙기는 등 포주행세를 한 사람은 다름 아닌 김모양(16)과 이모군(17). 이들은 A양이 다른 선택을 하지 못하도록 계속적으로 협박과 폭행을 가했고 이렇게 손에 넣은 1162만원 상당을 자신들의 유흥·생활비로 탕진했다.

피해자나 피의자 모두 ‘학생’도 그렇다고 사회적 ‘성인’도 아닌 상태에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게 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5년 30명에 불과하던 10대 청소년에 의한 성매매 알선이 올들어 80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성매매 피해를 당한 10대들이 ‘포주’인 가해자로 바뀌는 예가 적지 않은데다 이들이 점차 조직화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들 성매매 청소년들을 보호하는데 아직 사회는 ‘준비중’이다. A양 역시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지만 ‘청소년을 위한’공간은 아니다.

피해자나 피의자 모두 ‘학생’으로 학교 차원의 관리를 받을 수 없로 가출 등으로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난 상태에서 사회는 마지막 교두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이들이 스스로 죄의식을 느끼게 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제민일보 고 미 기자 popmee@je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