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들,상담여성들 집단폭행…“세상을 향한 분노…처벌원치않아”

성매매 여성 자활상담에 나선 여성단체 회원들이 성매매 종사 여성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춘천경찰서는 26일 자립지지공동체 소속 여성단체 회원 등 10여명이 지난 25일 오후 9시 45분께 춘천시 근화동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난초’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상대로 지원 및 자활 상담을 벌이던 중 성매매 여성 40여명이 갑자기 달려들어 폭행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상담원 이모(49·여)씨 등 2명이 머리와 목 얼굴 다리관절 등 온몸에 부상을 입거나 머리카락이 뽑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이날 성매매 종사 여성들 중 한명도 병원으로 와 자신도 부상을 입었다며 치료를 요청,입원중이다.

이날 집단 폭행이 벌어지면서 경찰 수십명이 출동했으나 충돌을 제때 막지못해 20여분동안 이 일대의 교통이 마비되는 등 큰 혼란을 일으켰다.

당시 자활상담에 나섰던 이모(35·여)씨는 “자활상담을 하던 중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옷을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순식간에 달려들어 공격을 해왔다”며 “이들은 처음에 안내를 위해 동행한 사복여경을 넘어뜨려 폭행하기 시작했고 이를 말리던 상담원들도 폭행을 가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자활상담 요청을 거부하다 사소한 말싸움이 일어나 서로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라며 “경찰관이 폭행당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립지지공동체 회원 김모씨(50·여)는 “이들 성매매 종사 여성들의 집단폭행 가담은 자발적인 것이 아닌 포주 등의 사주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이들 성매매 종사 여성들의 분노는 상담원 등 특정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한 분노로 보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관계자는 “성매매 종사 여성들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이들에 대한 처벌은 원치않는다”며 “앞으로 계속 성매매 여성들의 자립과 집결지 폐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여성단체 회원들은 춘천지역에 내달초 성매매 피해여성 현장상담소 개설을 앞두고,현장실습을 하기 위해 성매매 종사 여성들에게 자활관련 홍보책자를 배부하며 자립·자활 상담을 나왔었다.

춘천= 국민일보 쿠키뉴스 변영주 기자 yzbyo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