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성매매' 수렁서 탈출한 두 여성

서울=연합뉴스)경찰이 16일 해외 성매매를 알선하는 비자 브로커를 무더기 적발할 수 있었던 데에는 돈벌이를 위해 미국행을 선택했다 탈출에 성공한 두 여성의 힘이 컸다.

이들은 목돈을 만질 수 있다는 생각에 브로커를 통해 미국으로 갔으나 이내 악몽같은 현실과 부딪혔고 해외 공관에 도움을 요청해 한국으로 돌아온 뒤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 "마약ㆍ변태 성행위 강요" = 지방 중소도시의 유흥업소에서 일하던 A씨는 지난 3월말 평소 알고 지내던 언니로부터 "미국에서 돈을 벌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받았다.

A씨는 언니의 소개로 `김사장'이라는 중년 여성을 만났고 그는 "미국에서 남자들과 차를 마시는 일이나 네일아트, 웨이트리스 등의 일을 하게 된다"며 비자 등 서류 위조 경비로 800만원을 요구했다.

돈이 필요했던 A씨는 어렵게 800만원을 구해 김사장에게 건넸고 6월 김사장과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뉴욕의 김사장 아파트에 도착하자 다른 한국 여성 3명이 있었다. 이들은 A씨에게 "성매매를 해봤느냐. 어려운 일은 아니고 모두 마약을 하기 때문에 다루기쉽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아파트로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나가 성매매를 했으며 김사장이 지닌마약을 손님들에게 팔거나 함께 복용하기도 했다. 함께 엑스터시를 복용하고 미국남성과 성관계를 강요당했으며 변태적인 관계의 현장도 목격했다.

덜컥 겁이 난 A씨는 김사장에게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애원하고 끼니를 거르며항의했으나 김사장은 "한국에 못 가게 여권과 짐을 불태우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A씨는 숙소 인근 커피숍의 한국인 종업원에게 몰래 도움을 요청해 미국 경찰관을 만났고, 1주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 "밀입국하다 죽을 고비 넘겨" = 서울 출신의 B씨는 캐나다를 경유한 미국 밀입국을 의미하는 이른바 `점프'를 하다 죽을 고비를 맞기도 했다.

사기를 당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던 B씨는 2003년 11월 인터넷을 통해 비자 브로커 최모씨를 만났다.

B씨는 그 해 12월 최씨에게 5천달러를 주기로 하고 다른 밀입국 여성 1명과 함께 캐나다로 향했다. 밴쿠버 인근의 한 브로커 하숙집에 도착하니 같은 목적으로 캐나다를 찾은 한국 여성 10명이 있었다.

이들은 2~3일 후 새벽 5시께 승합차 2대에 나눠타고 8시간 가까이 달려 미국 국경을 넘었다. 이어 기다리고 있던 승용차와 승합차로 갈아타고 산길을 달리다가 승합차가 가파른 비탈의 나무를 들이받아 하마터면 차가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했다.

남은 사람들끼리 승용차로 2번에 걸쳐 타고 내려왔으나 미국 국경수비대가 기다리고 있었고 B씨는 다른 여성들과 함께 체포돼 3개월 간 발에 족쇄를 차고 인간 이하의 생활을 견뎌야 했다.

B씨는 석방 뒤에도 현지 성매매 알선업자로부터 "당신에게 들어간 변호사 비용등 2만3천 달러를 갚아야 한다"며 LA의 유흥업소에서 일할 것을 강요받았으나, 이에응하지 않고 LA의 한국영사관을 찾아 사실을 알리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조성현 [eyebrow76@yna.co.kr] 2005/10/16 12:0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