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인 성매매여성 한국정부에 면책 요청

국내 성매매 종사자들의 외국 진출이 급속도로 늘어나 국제적인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례적으로 한국 정부에 '한국인 성매매 여성의 처벌 면책 '을 요청해온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이는 미국 정부가 불법 입국ㆍ성매매 알선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수사에 협조하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면책을 주려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법무부 검찰국 관계자는 "미국 국토안보부가 외교통상부를 통해 미국 내 성매 매 관련 수사에 적극 협조한 한국인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 한국 정부가 향후 면책을 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면책특권제도가 우리나라에는 없어 성 매매 여성들이 미국 수사당국에 적극 협조해 면책을 받더라도 이후 추방돼 국 내에 들어오면 국내법에 따라 사법처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최근 내부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해 원칙적으로 사법처리하되, 자수하 거나 미국 수사에 적극 협조한 것으로 확인된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서는 관대 한 처분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처벌 여부는 전적으로 담당 검사의 몫이지만 성매매 여성들 의 수사 기여도에 따라 검사가 기소유예 처분을 하거나 구속 대신 불구속 수사 를 하거나 벌금을 낮춰주는 방법 등 정부 차원에서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고 말했다.

◆ 외국으로 간 성매매=한국 여성들의 성매매는 미국은 물론 일본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 각지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나타나는 현상이다.

성매매 특별법 단속을 피해 외국으로 나가려는 성매매 여성들을 모아 미국 일 본 등지의 룸살롱, 가라오케, 마사지숍으로 보내는 알선업자들의 활동이 극성 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성매매특별법을 피해 안전하게 목돈을 쥘 수 있다"는 말로 여성을 꼬 드겨 업소에 알선하고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인신매매 감시 및 피해자 구조단체인 '폴라리스 프로젝트'에 따르면 워 싱턴DC에만 한국인 성매매 업소가 60여 곳에 이르며, 뉴욕 LA 등 대도시에는 1 00곳이 넘는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마사지 업소에도 수많은 한국 여성이 고 용돼 있는 실정이다.

◆ 국제사회의 주목=지난해 한국에서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 뒤 성매매 종사 자가 대거 이동해 세계적으로 한국 여성 공급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 비정부기 구(NGO)들은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월 국제 인신매매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을 '성매매 근절 모범국가'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을 여전히 성매매 여성의 발생지 이자 목적지라고 언급했다.

한국 여성이 미국 일본 등으로 진출하고 러시아 중국 필리핀 여성은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폴라리스 프로젝트측은 "미국 내 성매매 여성 중 70%가량이 신체적 학대를 받 았으며, 약 90%는 탈출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들 여성은 담뱃불을 이용한 학대, 성병 감염, 폭행으로 인한 우울증 등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석기 기자] [매일경제 2005-11-07 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