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동 업소-경찰관 유착설 사실로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경찰이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에서 벌인 `성매매업소와의 전쟁(性戰)' 당시 제기됐던 일부 경찰관과 업소 간의 유착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서울북부지검은 단속 정보를 흘려주는 대가로 장안동 일대 성매매 업소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경찰관 K(41.경사)씨를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K 경사는 동대문경찰서 지구대 순찰요원으로 근무하던 2006년 4월께 "신고가 들어오면 미리 연락해 주겠다"며 장안동 성매매업소 직원 배모 씨로부터 30만원을 받는 등 3차례에 걸쳐 1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K 경사는 또 2007년 1월 하순께 장안동에서 불법 게임장을 운영하는 이모 씨로부터 단속 정보를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4차례에 걸쳐 400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수사 결과 K 경사는 실제로 5개월 뒤 이 씨에게 전화로 단속정보를 미리 알려줘 112신고를 받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계산대와 게임기에 있던 돈을 빼돌리고 손님들이 빠져나갈 시간을 벌어 준 것으로 드러났다.

K 경사는 또 당시 업주가 미리 준비한 못쓰는 게임기 하드디스크를 증거물로 압수한 뒤 100만원의 사례금까지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K 경사 외에도 단속 정보를 흘려주는 대가로 장안동 일대의 불법 유흥업소들로부터 금품을 챙긴 경찰관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장안동 성매매업소 등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돈을 받아 단속 경찰관들에게 전달했다는 브로커의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장안동 일대 성매매업소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자 일부 업주들은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경찰관 명단을 공개하겠다며 반발해 `상납리스트'가 존재하는지에 관심이 쏠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