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로 가린 ‘탈선’의 통로?

다시함께센터 등 6개 단체, 스포츠신문 홈페이지의 성매매 알선 광고 행위 고발

성매매 피해자 자활 지원을 위한 ‘다시함께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10월22일 서울중앙지검에 (사)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등 5개 단체와 함께 6개 스포츠신문사와 해당 홈페이지를 공동 고발했다.

센터에서는 그동안 ‘인터넷 성매매 감시단’을 운영해 왔으며, 인터넷 성매매 문화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왔다. 이에 인터넷상의 성매매 알선 실태를 파악한 결과, 인터넷 성매매는 일반적으로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더 넓게, 더 다양한 형태로 퍼져 있었다.

선정적 성인 서브 메뉴에 성매매 알선 업소 홍보물 넘쳐나

우선 유형별로 나누면, 포털 사이트·채팅 사이트·유흥업소 구인구직 사이트·밤문화 후기 사이트 등에서의 성매매 알선 및 광고 행위 등이다. 특히 포털 사이트는 이용자의 접근이 편리하고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성매매 알선 카페, 해외 성매매 관광 카페, 유흥업소 구인구직 카페 및 블로그 등이 성매매 알선과 광고 행위 공간으로 악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장 경악한 것은 스포츠신문사의 홈페이지였다. 국내의 대표급 언론사들(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 경향신문, 아시아미디어그룹 등)이 운영하고 있는 스포츠신문사(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스포츠동아, 스포츠서울, 스포츠한국, 스포츠칸, 스포츠투데이 등)들은 예전부터 그 선정성에 대해서는 비판들이 있었다. 그러나 현 실정법에 정면으로 위반되는 성매매 알선 및 광고 행위조차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버젓이 자행하고 있음에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각 스포츠 신문사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성인 서브 메뉴들(지성인, 맨홀, 이브 19, 남아존, 콩, 야시시, 성인군자, 프라이데이 등)이 있는데, 이 성인 서브 메뉴에 들어가자마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사진과 동영상이 넘쳐나고, 상단과 좌우에는 전화 성매매나 역할 대행 성매매를 광고하는 배너들이 눈에 들어온다. 성인 서브 메뉴들의 이름도 가관이다. ‘지성인’ ‘성인군자’라는 점잖은 이름이 ‘성인들의 즐거운 상상 知지性성人인’, ‘性人군자’라는 자극적인 명칭으로 둔갑하고, 성매매 알선 업소를 소개하고 성매매 후 이용 후기를 공유하는 게시판들이 빠지지 않고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신문의 특징을 살려 ‘밤문화 탐방기’ ‘룸 통신기’라는 기사 형식의 특정 성매매 알선 업소의 홍보 글이 신문사별로 경쟁하듯이 선정적으로 도배되어 있다. 해당 기사에는 홍보된 성매매 알선 업소의 위치, 연락처, 성매매에 필요한 가격, 이용할 수 있는 성적 서비스 등과 성매매 알선 업소 사이트로 바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링크되어 있다.

더 문제인 것은 청소년을 비롯해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다수의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조선의 ‘지성인’의 경우는 조선일보 홈페이지 메인 화면 상단에 스포츠조선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링크되어 있고, 스포츠조선 메인 화면 상단에 지성인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링크되어 있다. 다시 말해, 뉴스를 읽기 위해 신문사 홈페이지에 접속했다가 어쩌다 보니 스포츠신문사의 성인 메뉴까지 가게 되고, 거기서 쉽게 성매매 알선 사이트나 음란물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홈페이지 운영자가 주요 언론사라는 점이 심각성 더해

우리 사회의 주요 언론사들은 성매매 방지법 시행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성매매 방지법의 집행에 부정적이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성매매의 풍선 효과니 음성화니 하면서 성매매방지법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국민에게 주입해왔다.

인터넷상의 성매매 알선 실태를 모니터링하면서, 주요 언론사들이 왜 그토록 성매매방지법에 부정적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우리 사회의 주요 언론사들은 겉으로는 정론과 건전한 비판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성매매 알선과 광고로 돈을 벌고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언론사들이 인터넷상 성매매 알선 광고 업주였다. 상황이 이러한데 어떤 국민이 성매매를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범죄로, 폭력 행위로 인식하겠는가. 이에 주요 언론사가 운영하는 스포츠신문사의 성매매 알선 광고 행위를 멈추게 하기 위해 고발 조치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더욱 실망스러운 점은 스포츠신문사 홈페이지를 공동 고발하는 지난 10월22일 기자회견 자리에 주요 언론사들은 한 곳도 참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타 언론사가 보도한 자료를 받아 기사를 내면서 자신들에 대한 고발은 철저히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포털 사이트가 성매매 알선의 공간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만을 집중 보도한 것이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꼴이다. 자신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만 가지고 나무라면 누가 그 진정성을 신뢰하겠는가.

센터는 이번 공동 고발이 대표 언론사들이 운영하는 스포츠신문사들의 성매매 알선 광고 행위에 대한 불법성의 확정뿐 아니라 이를 통해 언론의 책임성과 성문화 전반에 대한 발전적인 논의가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자신의 책임에 대해 한 줄도 언급하지 않고 공동 고발 후 슬그머니 성인 서브 메뉴들을 삭제해버린 언론사들의 행태에 더욱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사들의 이러한 반윤리성과 범죄 행위를 폭로하고 막을 수 있는 범국민적 문제 제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