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피해여성 2명 대학 수시합격 > ..연합뉴스

2005/09/12 16:43 송고

< 성매매 피해여성 2명 대학 수시합격 >

시민 도움으로 등록금 마련 진학 `꿈' 이뤄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성매매 집결지를 떠돌던 성매매 피해여성 2명이
지난 1년간 뼈를 깎는 노력끝에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 여성은 등록금이 없어 애를 태우다 시민들의 성금으로 무사히 등록을
마쳐 합격의 의미를 더해 주고 있다.

12일 부산지역 성매매 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에 따르면 지난해 쉼터에 입소한
20대 성매매 피해여성 A씨와 B씨가 지난달 수시모집을 통해 부산 모 대학으로부터
최종 입학통보를 받았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유흥업소를 전전하기를 반복하던 A씨는 지
난해 9월 부산의 한 성매매 집결지에서 뛰쳐나와 살림의 쉼터에 머물면서 향학열을
불태워 1년만에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B씨는 지난해 5월 입소 후 지난 4월 대입검정고시 합격에 이어 지난달 A씨와 같
은 대학 체육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B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고등학교때 가출해 5년여간 유흥업소를 전전하며 기
억하고 싶지않은 지긋지긋한 생활을 해야 했다.

이들은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로 했으나 막상 책상에 앉아있기조차 힘들었는데다
처음에는 책을 읽고 이해하고 외우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자활의 꿈을 향한 이들의 열정을 꺾을 수 없었고 살림측도 대학생 자원
봉사자들을 연계시켜 이들의 공부를 적극 도운끝에 지난달 꿈에 그리던 대학합격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합격의 기쁨도 잠시. 이들 2명의 대학 등록금으로 520만원이나 되는 큰
돈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살림측은 독지가를 찾아나섰고 시민들 중 몇몇은 인터넷 카페에 이들 여성에 대
한 지원을 호소하는 내용을 올렸다.

이들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모 단체에서 300만원을 기탁했고 나머지는 인터넷
모금을 통해 마련돼 지난주 무사히 등록을 마쳤다.

살림측은 지난 10일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등록금 모금에 십시일반 도움을 주신
분들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살림 관계자는 "많은 분들의 정성과 마음으로 새로운 삶에 도전한 이들 여성의
대학 등록을 무사히 마쳤다"며 "이번 일로 다른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자활하는데 큰
힘과 용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