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소윤)

2023년 11월 23일 갑작스런 칼바람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이태원역 계단을 하나씩 올랐습니다.

지난 주말 녹사평역 근처에서 치러진 트랜스젠더추모의 날 행사 때 보다
한 층 더 추워졌다는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애써 당혹감을 감춰봤습니다.

추위에 준비가 부족했던 이루머도 있어 언덕에 오르면서도 걱정이 앞섰어요.

하지만
이번 아웃리치는 추위를 핑계로(?) 한 곳 한 곳 조금 더 오래 머무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문을 열어주신 곳이 많았습니다.

소파에 앉아 새로 나온 따끈 따근한 책 이야기를 나누며 인스타 팔로우를 마쳤고요.
유자차 4잔을 금새 타서 손에 쥐어 주신 덕에 노곤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벌떡 일어나서 반겨주신 분은 앉아계시던 아랫목(?)과 전기난로를 저희에게 내주셨어요.
이런 저런 소식을 나누며 작은 귤을 잠바 주머니에 가득 넣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가게 인테리어를 새롭게 하신 곳도 있어 이것 저것 만져보며 구경을 했어요.
평소보다 출근하신 분들이 많아 북적 거리는 곳도 있었습니다.
혼자 계시다가 저희가 우르르 들어가니 주섬주섬 줄 것을 찾다가 내주신 쌀과자 한 봉지도 뇸뇸 나눠 먹었(겠)습니다.

익숙한 얼굴이 안 보이면 안부도 묻고
전하고픈 동네 소식도 살짝 살짝 들려주셨습니다.
별별신문 퀴즈응모자도 점점 늘어가고
핸드크림 나눠 바르며 다음 달 물품을 점쳐 보기도 합니다.

 

 

 

 

 

 

 

 

다음 달은 벌써 2023년 마지막 달인데요.
내년엔 조금은 더 내적 친밀감을 가져도 괜찮겠지요?

성큼 다가온 이태원의 겨울.
우리 모두 별 탈 없이 연말을 보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