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질문]Q. 성매매남성들도 연애, 원나잇을 할 능력이 없고 성범죄를 저지를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하는 사회경제적 약자 아닌가요?

 
정식으로 Q&A에 들어온 질문은 아니며, 메일이나 강의, 외부 나갔을 때 자주 듣는 질문이어서 답변을 해볼까 해요.
 
통념적으로 사회경제적 약자라는 개념을 성매매에 끌어들여 홀로 정의하고 계신 듯하네요. 어쨌든 스스로 정의하신, ‘성매매에 있어서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성욕해결 방법에 우려를 하고 계신 듯한데요, 왜 그러시는걸까요?
 
성욕해결을 위한 정의사회 구현에 관심이 있으셔서 모두에게 평등히 성욕해결 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으신 것인지, 아니면 성구매는 하고 싶은데 불법이 마음에 안들어서 여성단체에 항의하고 싶으신 것인지……
 
흔히 장애인, 노인, 농촌총각 등을 예로 들면서 성구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딴 얘기지만, 정작 당사자들이 그리 주장하는 것을 본 적은 없는거 같아요.) 이 필요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사실 당사자이든 아니든은 중요하지는 않지만, 이런 예시가 ‘소수자성’ 혹은 ‘약자’라며 이들을 위한 걱정을 해주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죠.
 
튼, 님의 진정성을 의심해서 죄송하지만, 소수자나 약자 중에서도 늘 ‘남성’의 필요라는 것이 아쉽습니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여러 가지 지원책이나 제도적 보장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만, 그 많은 것 중에 유독 성욕에 관한 해결책에만 관심을 가지고 계실까요?
 
성욕해결을 위해 성매매는 필요하다는 구태의연한 질문에,
가부장제, 남성 중심적 사회에 대한 성찰을 권하는 구태의연한 답변이 참 루즈하네요. 그쵸?
 

별별질문

[12월의 질문]Q.성매매 현장에는 왜 여성이 더 많은거죠?

Q. 문득 궁금해졌어요. 성매매하면 구매자는 남자, 판매자는 여자라는 생각밖에 안드는데, 다른 경우도 있나요? 성매매 현장에는 왜 여성이 더 많은거죠?

A. 우선, 확실히 이 바닥에는 여성이 확실히 많습니다. 왜일까요? 저도 몹시 궁금하네요.
 
노동현장의 젠더 불평등이라는 제법 유식해 뵈는 말로 설명해 볼 수도 있지만,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호스트바, 레즈비언게이 동성간 성매매(판매자가 퀴어가 아니여도 퀴어를 대상으로 한 성서비스는 이뤄진다는 사실!), 업소의 트랜스젠더처럼 다양한 지점이 있기 때문에 단지 구매 남성! 판매 여성!이라고만 할 수 없답니다. 하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뿐 대다수의 성판매자가 여성으로 이루어져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확실히 이건 좀 이상하지 않나요?
 
저만 이상한건가요? QnA인데 자꾸 제가 질문을 하고 있네요. 하하 –;;;;;;
 
 
남성 구매자가 대다수인 지금의 성산업에서 여성들은 자신의 섹슈얼리티자원을 이용하여 돈을 벌고 있습니다. 성판매자가 여성이 대다수인 것은 서비스 노동, 감정노동, 가사노동, 돌봄노동의 영역에 여성이 더 많은 것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이 진출 가능하고 수행해야 하는 노동현장을 가르고, 여성성과 친밀성, 섬세함이란 명목으로 여/성노동이 이루어지는거죠.
 
특히 성산업 현장에 여성이 많다는 것은 우리 사회는 언제든지, 어디서든, 금액에 상관없이 남성들은 성을 구매하기 쉽다는 거예요. 쪽방(하꼬방)지역의 중장년 여성들이 2만~5만원정도의 저렴한 가격부터, 맥양주집/방석집의, 집결지, 쩜오, 기백만원하는 텐프로까지 남성들의 빈부격차와 남성구매자 계층에 상관없이 어떻게든 성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국사회는 친절하게 세팅이 되어있습니다. 이것은 이성애 중심의 성산업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이 성판매자로 종사한다는 말입니다. 여성은 사회적 자원과 연령에 상관없이 성산업에 유입되기 쉽습니다. 저희가 만난 여성은 52세인데 50세에 처음 성판매일을 시작하신 분도 있어요. 10대부터 70대까지 조건만남, 룸, 집결지, 여관, 쪽방에서 일을 하고 계신답니다. 성매매 현장에 왜 여성이 많은지에 대한 답변은 된거 같네요.
 
 
하지만 문제는 이 안에서도 여성들은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끊임없이 서로의 자원을 탐색하고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죠. 코를 더 높이면, 턱을 깍으면, 가슴수술을 하면, 남성 구매자의 취향과 주문에 맞춰 피로한 여성들간의 경쟁이 부추겨지는 것은 과히 반갑지 않습니다. 강남 룸으로 보도를 뛰었던 한 여성은 동일한 시간과 노력으로 일을 함에도 초이스 과정에서 도대체 왜 뺀지를 먹어야하는지 자신에게 자괴감을 갖기도 했습니다. 성산업 현장은 가부장제사회에서 여성에게 요구되는 여성성과 남성의 기준과 시선에 맞춰야하는 성실함이 부단히 요구되고 재현되는 곳으로 여성이 더 많이 일하는 것이 저는 썩 반갑지만은 않네요.
별별질문

[11월의 질문]Q. 성매매와 성범죄율의 연관성?

Q. 성매매와 성범죄율의 연관성?
금지한 국가가 있다면 이전과 비교하여 성범죄율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는지?

 
A.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선택한 질문인데요, 저도 하나만 먼저 질문하고 이야기를 시작 할게요~
한국은 성매매가 실질적으로 금지된 국가일까요?
성매매 방지법과 상관없이 한국의 남성들은 손쉽게 성구매를 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금지/합법화한 국가를 기준으로 성범죄율을 분석하는 것 보다는, 실제 성매매가 만연한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를 기준으로 성범죄율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금지/합법화 정책은 그 사회의 성산업에 대한 인식에 따라 실현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중립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능~)
 
그래서 질문을 살짝 바꾸면 “한 사회의 남성의 성구매를 쉽게 용인하는 수위에 따른 성범죄율의 연관성”이 더 적확한 질문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통계와 수치만을 근거로 어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거나 해결과정을 제시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질문자님처럼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수적 통계이니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일단 질문에 1차적인 답을 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은 어떤지 살펴볼게요. 2006년 미국의 <성매수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구매 남성은 한 해에 4%, 오스트레일리아 16%, 네덜란드 16%, 영국과 뉴질랜드는 7%였습니다. 반면 한국 남성의 성 구매비율은 한 해에만 40%에 가깝다고 합니다(<은밀한 호황>, 한국의 <성매수 실태조사 보고서> 참조). 한국에서는 새로운 성매매 방지법이 출현한 2004년 이전에 비해 지금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감금이나 폭력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한국의 성매매 산업은 여전히 성판매 여성에게 매우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성산업 안에서의 성폭력은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남아 있어요.
더불어 한국의 성폭력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텐데요, 성차별/성폭력에 관한 국가별 통계 수치가 일정하지는 않지만, 한국의 성폭력 범죄 발생률은 인구 100명당 1명을 웃돌아 OECD 평균(0.6)보다 2배 가량 많다고 합니다. 이렇게 “성매매를 자유롭게 할수록 성범죄 비율은 감소한다.”고 판단할 수 없게 만드는 통계와 사례는 굉장히 많습니다.
우선 저는 “한 국가의 성산업 수위와 개개인의 성범죄 가해 사이에, 필연성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상관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애 중심 사회에서 여성들의 불리한 입지가 확고한 국가일수록, 성범죄 수위가 높고 성구매 비율도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편으로 이런 질문을 보면 질문한 의도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성매매가 없어지면 성폭력이 만연할거야’, ‘성매매 여성들이 성폭력 없는 세상을 위해서 일조를 하고 있는 거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통념에 기반한 대표적인 것이 “성매매는 필요악”이라는 말입니다. 저는 성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일반 여성들의 보호를 위해 성매매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구매자(특히 남성)의 성욕은 참을 수 없고 참아서도 안 된다는 비합리적 환상 때문이라고 생각하곤 해요. “남성의 성욕은 참을 수 없고 조절할 수 없는 절대본능 같은 거”라는 통념에 기반 하는 것이겠고, 동시에 어떤 집단의 여성들이 남성 성욕의 해소제로 기능하기를 바라는 가부장제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할 테지요.
그러면서도 남성들의 성욕분출 ‘필요’성을 위해 보완적으로 인정하는 성판매 여성 존재에 대해서는 가정과 순수한 사랑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악’이라는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일도 많습니다.
 
꼭 그런 의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성매매와 성범죄의 연관성을 궁금해하고, 그 관련성이 긴밀하길 바라는 듯이 보입니다. “성매매가 합법적인 나라에서는 여성을 도구로 보는 문화가 만연해 있어서 성폭력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대” 등의 이야기도 들리는 걸 보면 다양한 입장으로서 같은 질문들을 하시는 것 같아요. 이 가운데에는 의미 있는 가설도 있고 타당한 추론도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성산업과 성범죄율의 관련성이 높든 낮든, 그 원인 분석과 책임의 화살이 성판매 여성에게 날아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입니다.
성산업의 확장이나 감소는 성판매자 탓이 아니잖아요~^^

별별질문

[10월의 질문]Q. 성매매 하던 여자들도 결혼하고 자녀 낳아서 평범하게 잘 사는 케이스가 있나요?

Q.

1. 성매매 하던 여자들도 결혼하고 자녀 낳아서 평범하게 잘 사는 케이스가 있나요?

2. 성매매여성이 탈성매매하고 일상적인 가정(건강한 성생활)을 꾸릴 수 있을까요? 부작용은 없을까요?

A. 두 질문이 비슷해 보여서 한꺼번에 답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 질문을 접했을 때 가슴이 먹먹해지고 속이 좀 상했습니다. 우선 질문에 답부터 하고 제 얘기를 해볼게요.

답은, 성매매 하던 여자들도 결혼하고 자녀 낳아서 평범하게 잘 사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성매매여성이 탈성매매하고 일상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습니다. 다만, 두 번째 질문에 부작용은 무슨 뜻일까요? 성매매의 경험 때문에요? 아니면 남편의 편견 때문일까요?

성매매의 경험을 가지고 있던 여성들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서 사는 경우는, 없기도 많고 있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사는 가,에 대해서는 모두 라고는 답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잘 사는 경우도,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건강한 성생활을 하는지 아닌지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이것은 성매매 경험이 없는 여성들도 비슷하겠지요.

직접 만나본 사례를 들자면, 질문과는 반대로 성매매를 안 하던 여성이 결혼하고 자녀 낳아서 평범하게 잘 살다가 우여곡절로 성매매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남편이든 애인이든 만나는 사람이 소위 과거를 아는 사람이라면, 알아서 걱정, 모르는 사람은 알게 될까봐 노심초사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물론, 어떤 경험을 알든 모르든 무관하게 누구보다도 만족하며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른바, ‘평범함을 기준으로 삼자면 저희와 같은 활동가들보다 성매매 여성들이 훨씬 더 평범하게 잘 살지요. 이룸 활동가들은 대부분 결혼안하고 자녀도 없고 돈도 없고……. , 이런 기준이 평범하다, 잘산다라면 저희와 같은 활동가들이야 말로 평범하지 못하고, ‘살지 않겠습니까.

또한, 개인마다 천차만별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행복감잘산다의 기준으로 삼자면, 그것 또한 다양합니다. 성매매를 하면서도 행복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결혼하고 애 낳고도 불행한 사람들도 천지인 세상에서 오롯이 성매매 여부가 행복감이나 평범함, 혹은 잘산다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답변이 되었다면, 이제 제 얘길 해볼게요. 제가 가슴이 막막해졌던 이유는, 그 질문이 가능한 이유입니다. 성매매여성은 나와는 다른 부류의 사람, 매우 특별하거나 특이하거나, 특수한 경우라는 전제가 있지 않다면 그 질문은 하지 않겠지요.

성매매 안하는 여성이 일상적인 가정을 잘 꾸릴 수 있을까요? 라고 묻지 않지요.

우리는 여성이 경험한 모든 것을 궁금해 하지 않습니다. ‘어떠한경험에 대해서만 세간에 오르내리죠. 원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어떠한 사람도, 어떤 시기의 경험만으로 그 사람 평생의 정체성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성매매 여성은 그 경험으로 그 사람을 평생 바라보게 하지요. 낙인이라는 이름으로요.

우리 사회는 왜, 성매매 여성보다 수천 배 많은, 성을 사는 사람에 대해서는 궁금해 하지 않을까요.

성구매 하던 남성들도 결혼하고 자녀 낳아서 잘 사나요? 라고 묻지 않습니다.

성구매 남성이 탈성매매하고 일상적인 가정, 건강한 성생활 잘 할 까요? 라고 궁금해 하지 않죠. 이것은 성매매를 하는 여성의 문제로만 보기 때문에 구매자에 대해서는 의문조차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매매 여성이 평범하게 잘 살까요?”라는 간단해 보이는 질문이,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이 사회의 편견과 낙인이 넘쳐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아서 저는 속상합니다.

별별질문

별별질문 : 성매매에 대한 20가지 이야기(2013)

드디어 발간! <별별질문- 성매매에 대한 20가지 이야기>!


 
목차

여는글

Q1. 성매매는 불법인데 왜 단속을 안 하나요?

Q2. 성매매 하는 여성들도 성매매 금지법을 원하나요?

Q3. 성매매업소에 자발적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있나요?

Q4. 성매매여성의 일터에서의 안전을 고민한다는 것은 성매매를 인정하는 것 아닌가요?

Q5. 현장조사를 가면 성매매여성이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쉬어가는 코너> 이룸에서도 책을 낸다?!

Q6. 진짜 김태희보다 예쁘나요?

Q7. 성매매가 단순히 성관계를 맺는 것인가요?

Q8. 성매매하는 남자 구별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세요.

<쉬어가는 코너> 숫자로 풀어보는 성매매 퀴-즈

Q9. 성 상품화는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요?

Q10. 늙으면 어떻게 되나요?

Q11. 성매매 여성들 중 본인이 원해서 하는 사람에게는 뭐라고 하나요?

Q12. 포주의 월수입은?

Q13. 성매매를 근절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Q14. 탈성매매 여성들이 단체를 만들어서 반성매매운동을 하신다는데, 어찌 보시는지요?

<쉬어가는 코너> 성매매, 이야기로 들어보려면..

Q15.‘성매매가 나쁘다’는 전제 하에서 낙인과 차별을 없애는 것이 가능할까요?

Q16. 성매매방지법이 생긴 이후 성매매가 음성화되고 주택가로 파고들었나요?

<쉬어가는 코너> 숫자로 풀어보는 성매매 퀴-즈 정답!

Q17. 성매매에 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하라는 말 자체에, 이 중에는 성노동자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는 것 아닌가요?

Q18. 청소년들을 만날 때, 성매매와 관련하여 ‘최소한 이것만은 조심해라’라고 해줄 말은?

Q19.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성매매가 존재할까요?

Q20. 성매매여성들이 나이 들었을 때, 혹은 그만두고 싶을 때 자유롭게 그만둘 수 있나요?

<쉬어가는 코너> 이룸과 친해지는 방.법.

 

 

201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이룸 소식지에 성황리에 연재중인 <그것을 알려주마! 성매매 Q&A>코너를 아시나요?
이룸에서는 성매매에 대해서 궁금한 것, 차마 딴 사람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왠지 민망한 궁금증을 받아 답변을 적었던 그 코너의 내용들 중 20가지 Q&A를 모아 <별별질문 – 성매매에 대한 20가지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책자를 받아보고 싶으시다면 이룸 메일 eloom2003@naver.com 으로 주소와 필요한 부수를 적어서 보내주세요
 

<별별질문 – 성매매에 대한 20가지 이야기> 서문 中

도대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 불편한 현장을 한 가지 ‘입장’으로 정리하고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데도, 왜 성매매에 대해서는 계속 같은 종류의 논쟁만 반복되는 것인지 신기할 노릇입니다.

이렇게 크고 무거운 질문들 속에 성매매에 대한 우리의 작은 궁금증들이 가려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서로의 ‘입장’을 점검하는 데만 열중하다가 성매매현장에 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물음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질문을 받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입장’은 없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지금/여기에 존재하는 ‘성매매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하면서, 응원해야 하는 일은 함께 응원하고, 분노해야 하는 일에는 함께 분노하고, 바꿀 수 있는 것에 힘을 모아서 조금씩 나아간다면, 함께 만든 그 길이 우리의 ‘입장’이 될 것입니다.

이 작은 책에 담은 성매매에 대한 20가지의 궁금증들이 더 구체적인 질문과 관심으로 이어지기를 소박하게 바랍니다.

발간물

[9월의 질문]Q. (성구매자들은) 성매매를 통해 욕구 해결이 될까요?

그것을 알려주마/이룸에게 물어봐/성매매 Q&A

성매매에 대해서 궁금한 것, 차마 딴 사람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왠지 민망한 궁금증.

이룸에게 물어보세요.

Q. (성구매자들은) 성매매를 통해 욕구 해결이 될까요?

A. 구매자들의 욕구가 성매매를 통해 해결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떤 욕구를 가지고 성구매를 하는지, 성매매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상품 or 서비스 는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참말로 궁금합니다. 성매매 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뿌려대면서 무언가를 구매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욕구를 해결하고 있는 것일까요? 현재 성산업이 엄청나게 번창하고 있는 것을 봐서는.. 고객님(?)들의 욕구가 무엇이던 간에, 엄청 잘 해결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듯합니다. 고객만족이 안되었으면 진즉에 산업이 망했겠죠 ;; 또 한편으로는 다방부터 룸싸롱, 안마시술소, 오피스텔, 키스방 등등등 다양한 업종이 존재하고 또 개발되는 걸 보니 고객님(?)들의 욕구는 한 가지가 아니라 무지하게 다양한 것 같기도 하고요. 참으로 아리송한 성산업 고객님들의 ‘욕구’에 대해서 사실 ‘고객님’들께서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주었으면 좋겠는데, 고객님들은 언제나 별로 말이 없지요. ‘(남자의) 성욕’이라는 마법의 단어 한마디면 성폭력부터 성매매까지 설명이 끝났다고 간주되는, 고객님들 살기 편리한 세상인 것입니다.

질문자님께서도 어쩌면 ‘성욕’이 성구매를 통해 해결되는지 궁금해하신 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렇게 다양하고 공고한 성산업을 설명해내기 위해서는 고객님들의 ‘성욕(욕구)’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성욕’은 말은 간단한데, 배고플 때 밥 먹으면 해결되는 것처럼, 간편하게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닌 듯합니다. (물론 혼자서 황홀하게 즐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성산업 속의 고객님들의 욕구는 확실히 혼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 논외로 하고요.) 쿨하게, 짐짓 간단히 해소할 수 있는 것처럼 ‘성욕’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결국 성산업에서 구매자들이 해소하고자하는 ‘성욕’은 상대의 참여가 필수적인 ‘관계욕’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구매자들이 원하는, ‘관계’를 팔면서 그 안에 다종다양한 성행위를 포함하는 것이 현재 성산업이 판매하는 서비스인 것이지요. 이 시대의 성매매 현실은, 남성들이 욕망하는 ‘(여성과의) 관계’의 모습, 돈을 주고 사서라도 해결하고자 하는 관계에 대한 욕망을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산업을 들여다보면, 시대와 함께 다양하게 변화한 듯 하지만 사실은 고정불변하는 남성들이 원하는 ‘관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단순화 시켜서 표현하자면 ‘지배하고 돌봄받자’ 랄까요. 따뜻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오빠 짱!’ 자존감을 북돋아 주고, 내가 시키는 대로 모든 걸 다 해주고, 내가 하고 싶은 성행위까지 할 수 있는데, 나는 돈만내면 딱히 뭘 해주진 않아도 되는 (상대편은 나에게 아무런 요구가 없는) 그런 관계. 여자친구와 아내와 엄마가 해주던 모든 것이지만 여자친구/아내/엄마는 그들 나름대로 바라고 원하는 게 있는데, 그런 골치아픈 요소는 쏙 뺀 ‘관계’의 엑기스. 남성들이 가진 아주 일방적인 ‘관계’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는 게, 성산업의 존재 이유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네, 성매매를 통해 고객님들의 욕구는 이렇게 잘 해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방적이고 차별적이고 불평등한 욕구가 엄청난 산업으로 발전하여 잘 해결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유감이지요.
 
p.s 남성-여성 구도로 설명한다고 삐지진 마세요. 시장 구조상 ‘남성구매자-여성판매자’가 압도적인 것이 사실이고, 판매자의 성별을 따지지 않더라도 고객님은 놀라울 정도로 ‘남성’분들이니까요;; 괜히 가부장제~ 남성중심사회~ 부르짖나효. 

별별질문

<별별질문 - 성매매에 대한 20가지 이야기>가 발간되었습니다 !


드디어 발간! <별별질문 – 성매매에 대한 20가지 이야기>!

201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이룸 소식지에 성황리에 연재중인 <그것을 알려주마! 성매매 Q&A>코너를 아시나요?
이룸에서는 성매매에 대해서 궁금한 것, 차마 딴 사람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왠지 민망한 궁금증을 받아 답변을 적었던 그 코너의 내용들 중 20가지 Q&A를 모아 <별별질문- 성매매에 대한 20가지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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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질문- 성매매에 대한 20가지 이야기> 서문 中
…………………….

도대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 불편한 현장을 한 가지 ‘입장’으로 정리하고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데도, 왜 성매매에 대해서는 계속 같은 종류의 논쟁만 반복되는 것인지 신기할 노릇입니다.

이렇게 크고 무거운 질문들 속에 성매매에 대한 우리의 작은 궁금증들이 가려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서로의 ‘입장’을 점검하는 데만 열중하다가 성매매현장에 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물음들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질문을 받아보기로 하였습니다.

…………..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입장’은 없어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지금/여기에 존재하는 ‘성매매 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감하면서, 응원해야 하는 일은 함께 응원하고, 분노해야 하는 일에는 함께 분노하고, 바꿀 수 있는 것에 힘을 모아서 조금씩 나아간다면, 함께 만든 그 길이 우리의 ‘입장’이 될 것입니다.

이 작은 책에 담은 성매매에 대한 20가지의 궁금증들이 더 구체적인 질문과 관심으로 이어지기를 소박하게 바랍니다.

활동이야기

[8월의 질문]Q. 가족이나 친구들과 성매매 관련된 얘기를 하려 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어떤 얘기를 해야 좋을지 고민입니다.

그것을 알려주마/이룸에게 물어봐/성매매 Q&A

성매매에 대해서 궁금한 것, 차마 딴 사람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왠지 민망한 궁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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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족이나 친구들과 성매매 관련된 얘기를 하려 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어떤 얘기를 해야 좋을지 고민입니다.

A. 평화로운 관계에 분란과 싸움을 부르는 주제! 성/매/매/ 인 것입니다!
평소에 얘기가 잘 통하는 사람과도 성매매 문제를 얘기 하다보면 서로 빈정상하는 사태가 자주 벌어지지요. 성매매에 대한 내가 가진 입장이 확고할수록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논리적으로 밀리는 기분이 들면서 막 화를 내게 되기도 합니다. 평소 상대방에게서 느끼지 못했던 남성중심+가부장제+신자유주의적 면모를 발견하고 충격을 받기도 하고, 성매매 여성에 대한 깊은 편견, 낙인을 마주하면서 슬퍼지기도 하고, 나와는 전혀 다른 성매매를 바라보는 관점에 말문이 막히기도 해요. 결국 서로 이해도 설득도 안 된 상황에서 “날씨가 덥네~‘하며 말을 돌리게 되는 것입니다!
 
주변 친구들과 성매매 관련된 얘기를 하는 팁을 몇 가지 드리자면요.

1. 알선업자(or 성구매자)에 초점을 맞춰서 이야기를 해보세요.

성매매를 주제로 이야기를 할 때, 성매매 여성에 대한 얘기만 하다보면 입장이 첨예하게 갈릴 때도 많고, 상대방이 여성에 대한 이중규범 + 뿌리 깊은 편견을 드러낸다면 그건 잠깐의 수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지요. 이 때 될 수 있으면 주제를 알선업자(or 성구매자) 쪽으로 가져오시는 것이 얄팍한 동의라도 이끌어내기 좋답니다. 성매매 문제를 ‘(돈을 쉽게 벌고자 하는) 여성탓’으로 이해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숨어버린 알선업자와 구매자의 존재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2. 해외 성매매(인신매매)이야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성과 아동은 전세계적으로 인신매매 범죄의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 인신매매가 사람을 때려서 봉고차에 싣고 팔아넘기는 범죄만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에요. 많은 피해자들이 알선업자들과의 일련의 계약관계 맺고 구매자들에게 넘겨지게 되지요. 전체 인신매매 피해자중에 75%가 여성과 아동이고 그중 98%가 성착취 인신매매 즉 성매매 시장에서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통계를 살짝 외워두면 금상첨화!) 빈곤 등의 열악한 사회적 환경에서 생존해야 하는 피해자와 이러한 처지를 이용하여 온갖 달콤한 약속을 한 뒤 이득을 취하는 알선업자, 알선업자에게 정당한 가격을 지불했으니 ‘나는 죄가 없다’고 외치는 구매자가 존재하는 해외 인신매매의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성매매의 모습과 완전히 닮아 있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성매매에 대해서는 구매자의 심정은 이해를 해주면서, 성매매여성에게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를 터뜨리는 경향이 있는데, 해외 성매매/인신매매 얘길 할때는 냉정을 되찾는 분들을 많이 뵈었어요. ^__^ ‘편견’을 잠시 내려놓고 ‘인권’의 문제로 성매매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조금 먼 나라 이야기로 시작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3. [이룸] 후원회원을 가입하고, 자랑하면서 은근한 말걸기를~

실제로 이룸 회원분중에 “나에게 보내는 모든 [이룸]의 우편물은 회사로 보내주세요”라고 부탁해오신 회원님이 계십니다. ^__^ 회사에서 “우아, 이런데서 왜 편지가 와?”라고 사람들이 물어올 때 “어, 나 거기 후원해” 라고 하는 것 만으로도 캠페인이 된다나요! 서두에도 말했듯이 ‘성매매’에 대해서 누군가와 의견을 나눈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피곤하기도 하고요 ㅠㅠ 많이 귀찮을 때는 “성매매가 궁금하면 내가 후원하는 [이룸] 홈페이지에 가봐~” 라고 할 수도 있겠죠! (기승전‘영업’! 호호호호)
 
 

별별질문

[7월의 질문]Q. 성매매여성들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직업을 얘기하는지 궁금합니다.

그것을 알려주마/이룸에게 물어봐/성매매 Q&A

성매매에 대해서 궁금한 것, 차마 딴 사람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왠지 민망한 궁금증.

이룸에게 물어보세요.

Q. 성매매여성들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직업을 얘기하는지 궁금합니다.


A. 이룸에서 발간한 책 성판매여성이 경험하는 사회적차별에 이런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가족이 알게되면 나를 추방할 것 같고, 호적에서 빼버릴 것 같고 다신 안볼 것 같고내가 일하는걸 모르는 친구들이 알게되면 무시하겠죠. 걔가 아, 그런일을 했던 애구나, 근데 우리 앞에서 그렇게 말 안했네? 무시하겠죠. 밑에 인생으로 보겠죠. 가족이나 우리 친척이나 우리 직계가족들이 알게 되면 순간에 난 죽어야 되요. 나는 살아 있어도 사는게 아니죠.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가장 두려운 협박은 ‘(니가 성매매업소에서 일한 것을) 집에 알리겠다입니다. ‘집에 알리겠다는 협박은 때리고, 가두는 것 보다 훨씬 위력적인 감금과 구속의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0-2011년에 걸쳐 9명의 여성들이 연쇄적으로 자살했던 포항의 유흥업소 밀집지역 경우엔, 업주들의 자치 모임에서 포항이 고향인 여성들만 고용한다는 암묵적인 규칙을 정했다고 합니다. 포항에 부모님이 살고 있는 여성들을 고용해야, ‘집에 알리겠다라는 협박이 훨씬 잘 먹혀서 여성들이 도망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영업방침은 9명의 죽음으로 이어졌지요.

성매매 여성에게 가해지는 낙인과 차별 때문에 주변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직업을 이야기 하지 못하는 상황은 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사회적 관계망을 대대적으로 축소 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가족, 친구들은 물론이고 공적인 기관에도 성매매여성인 것이 노출될까봐 두려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도움을 요청하거나 의논할 사람들이 없으니 모두 업소주변인(동료, 업주, 사채업자, 구매자..)들에게서 해결방법을 구하게되고, 결국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지요.

반면에 자신의 직업이 알려지는 것에 대한 공포가 큰 만큼, 막상 알려지고 나서 주변인들로부터 지지와 위로를 받았을 때, 여성들은 엄청난 용기를 얻습니다. 성매매여성에 대한 낙인의 문제에요. 성매매에 대해서 여성에게만 비난을 가하는 사회에서는 업소에서 일했던 여성들이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가 없지요.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편견없이 곁에 있어 준다면, 더 이상 업주의 집에 알리겠다협박이 먹히지 않게 되고, 성매매산업을 지탱하고 있던 한 축인 여성에 대한 낙인과 차별이 무너지게 될 텐데요. 반성매매 실천, 참 쉽죠~? .

 

) 성매매여성들은 집에 알려지면 안된다전전긍긍 하는데, 상담을 하다보면 가족들이 여성의 직업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 이해가 안갈때도 많이 있습니다. 생활비는 물론이고 목돈이 필요할 때 마다. 꼬박꼬박 돈을 가져다 쓰면서, 어디서 일하는지는 절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가족들도 많이 있지요. 업소에서 일하는 여친에게 용돈받아서 먹고사는 기생충 같은 백수 남친들도 많이 봤고요. 여성들에게 기생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 성매매여성에 대한 편견을 과감히 버린 사람들은 우째야 할까요? 곤장 100!!??!!?

별별질문

Q20. (성매매여성들이) 나이 들었을 때, 혹은 그만두고 싶을 때 자유롭게 (성매매를) 그만둘 수 있나요?

그것을 알려주마/이룸에게 물어봐/성매매 Q&A
성매매에 대해서 궁금한 것, 차마 딴 사람한테는 물어보지 못했던 왠지 민망한 궁금증.
이룸에게 물어보세요.
 
Q. (성매매여성들이) 나이 들었을 때, 혹은 그만두고 싶을 때 자유롭게 (성매매를) 그만둘 수 있나요?

A. Q&A에 답변하기위해서 신조어를 하나 만들까봐요. “네뇨” 어떻습니까!
“네 + 아니오 = 네뇨”입니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는 뜻의 합성어로, 성매매 관련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단어 인거 같아요 ^__^
 
‘자유롭게’는 말은 쉬운데 실현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직장을 그만둘 때, (혹은 새로운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마찬가지 일텐데요) 사직서를 낼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지만, 그 자유를 ‘자유롭게’ 실천하는 사람은 별로 없죠. 따져봐야 할 것도, 두려운 것도 많아서 사직서를 몇 년째 서랍에 넣어놓고 써먹지 못하기도 하고요. 직장에서 매일 반복되는 비인간적 일상에 어느 날은 “내, 당장 여길 때려치겠다!” 결심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러다 보면 월급날 되고, 월급 들어오자 마자 카드값 내고, 세금 내고 어쩌고 하다보면 잔고 바닥이고, 여기저기 돈 들어가야 할 곳은 많은데 당장 그만 두고 난 다음에 뭘 해서 먹고 살지도 막막하고, 한 10년 같은 일만 하다보니, 이제 와서 완전 새로운 일을 하게 되리란 보장도 없고요.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내다 보면, 한달이 후딱지나고 1년이 후딱 지나고, 5년~ 10년~ 후딱 흐릅니다. 공감 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후후후~
 
성매매피해상담소에 내담자(성매매여성)의 전업실적(?)을 요구하는 공무원들을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십니다.
“억지로 붙들려 있는 것도 아니라면서 왜 직업을 바꾸지 않는가?”
진심으로 되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질문하는 당신은 오늘 당장 하던 일을 그만두고, 내일부터 (예를 들자면) 치킨집을 차릴 수 있는가?”
모두에게 어렵고 두려운 선택이 왜 성매매여성에게는 자유롭고 쉬울 것이라 생각하는 건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성매매여성이 성매매를 그만둘 수 있기 위해서도, 여타 다른 직장인들이 그러하듯이, 그만둘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가장 많은 경우에 발목을 잡게 되는 ‘빚’문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이 되어야 하고, 다른 직종에서 일할 수 있는 재능이나 기술도 필요하고, 전업을 준비하는 동안 먹고 사는 문제도 해결이 되어야 하고, 현재의 경제 규모나, 생활방식등을 모두 바꿀 결심과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해야 합니다. 한 가지 경력으로 오래 일해 왔던 사람이 뜬금없이 다른 직종으로 이직하는 것이 어렵듯이 성매매일을 했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일을 그만두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전업을 해내는 여성들도 많이 있습니다. 바늘로 찔러도 피한방울 안 나올듯한 엄청난 의지의 소유자도 있고, 너무나 엄청난 피해를 경험하여 전업 밖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도 있고, 결혼/임신/출산으로 인해 일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고요. 다른 사회적 자원(돈, 인맥, 학력, 경력 등)을 가진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쉽게 전업을 하기도 합니다.
 
실패해도 괜찮은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경력과 상관없이 이직을 해서 말단에서 일을 시작해도 안정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알바시급 1만원,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들이 구호를 넘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약탈적 대출이 규제되고 개인 파산/면책이 더 활성화 돼서 줄지도 않는 빚을 끝도 없이 갚아야 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모든 사람의 전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세상이 되어야 성매매여성도 ‘자유롭게’ 직업을 바꿀 수 있을 껍니다. 그런 세상이 아니라면, 누구에게나 ‘전업’을 위해선 큰 용기와 결심, 희생이 따르는데, 그걸 ‘자유롭게’ 하지 않는 다고 해서 비난할 수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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