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룸 회원총회 후기_ (이루머보다 더 총회를 많이 간)부깽

대체로 사람이 북적이는 곳을 저어하고, 떼로 하는 건 집회 빼고는 거의 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룸총회에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왜 계속 이룸 총회에 왔을까요? 혹은 갔을까요? 그냥 비건식 먹으러 갔어요. 외로워서 갔어요. 오라 그래서 갔어요. 다녀오면 사람 구실 한 거 같아서요. 글쎄요. 머릿수 하나라도 더 있으면 힘이 날 때가 있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갔어요. 그냥 갔어요.

이것은 이룸 총회 후기입니다.

자랑할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룸 총회에 항상 참석했습니다. 다 참석했습니다. 총회에 오신 분들의 소개를 듣다 보면 간혹 어느 때 사정이 있어서 못 왔다곤 하십니다. 오랫동안 별일 없이, 모든 총회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은 이룸과 상생이 잘 맞아서일까요? 이룸 총회 날은 좋든 나쁘든 다른 일이 없었네요. 달리 말하면 이룸총회가 해마다 제 사정이었네요.

이룸의 행사가 자꾸 사정(事情)이 되다 보니, 사정은 점점 사사로워졌는지, 그러다 사정(私情)이 된 것만 같습니다. 어쩐지 제 일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팬입니다. 고개를 들어 이룸을 봅니다.

단기 기억은 정말 선택적으로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2월 23일이 얼마 안 지났지만, 먼일이고 기억은 없고 인상만 남았습니다.

‘좋았다. 김밥 맛있다. 주스도 맛있어. 한라봉 최고!!! 화기애애했다. 준비를 많이 했다. 진행이 엄청 빨랐다. 사업이 많아. 쉬지 않고 말해도 끝나지 않을 만큼 많다. 10분으론 어림도 없지. 정말 많은 활동을 했다. 이루머는 5명이지. 다음엔 타이머로 카운트 다운을 할지도 모른다. 퀴즈는 재밌다. 불처벌, 이태원, 이룸의 주요 사업 방향이 답이다. 그러니까 옳다. “이룸의 활동을 응원하고 언제나 연대하겠습니다”라고 한마디 하고 비누 받았다. 만세!’

장소를 기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이룸 총회가 있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참석한 분들이 자기소개를 했고요. 불량언니작업장 언니들, 이룸 활동가들, 한사성 활동가들 그리고 새로운 이사님과 민우회 회원분, 여전 활동가, 전 이루머, 화사(?)님 등등이 함께했습니다. 이제는 장기기억으로 넘어간 비범죄가가 울려 퍼지며 개회를 알렸습니다. 비범죄가 영상에는 이전에 활동했던 이루머들이 나옵니다. (가만히 안부를 전합니다!) 그리고 성원 확인 후 지난 회기 보고 사업계획 등을 진행했습니다. 구체적인 활동 보고나 사업계획은 총회 자료집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정해진 발표 시간을 스크린에 띄우고 진행됐습니다. 대체로 그 시간 안에 마쳤어요. 중간마다 퀴즈가 있어서 한 호흡씩 쉬어갔어요. 퀴즈의 답은 이룸의 주요 사업 방향과 같습니다! 성매매 여성 불처벌! 이태원 현장사업 및 기록화. 고개를 들어 이룸을 봅시다.

2024년 사업 계획 말미마다 ‘예산 없음’이 더 도드라지더군요. 작년 대비 사업 예산 등이 40%가 깎였답니다. 2024년은 이룸 20년인데, 사업계획 어디에도 20주년에 대한 건 안 나오더라고요. 한정된 예산과 인원으로 사업과 활동을 기획하면서 결국 빠졌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후원 회원이 많아져야 한다고 합니다! 20주년인데 후원 회원이 많아져야 한답니다!! 후원이 늘어야 한답니다!!!

그리고 두둥! 총회의 꽃 감사패! 불량언니 작업장의 언니들이 감사장을 받았어요! 내맘대로 언니가 소감으로 “이렇게라도 모이니 좋네요, 있는 사람들끼리 이끌어 가요”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있는’ 사람들이 ‘잇는’ 사람들이구나 싶었어요. 이룸이 있는 곳에 같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팬보다는 벗이 좋겠습니다. 얼마 전 타계한 서경식 선생님께서 “우리도 승산이 있든 없든 ‘진실’을 계속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엄혹한 시대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용기를 잃지 말고, 얼굴을 들고, ‘진실’을 계속 얘기하자… 천박함이나 비속함과는 거리가 먼, 진실을 계속 얘기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우리의 벗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룸이 똑 그렇습니다. 이루머는 우리의 벗입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12시까지 뒤풀이를 했습니다!! 우리는 이룸의 벗입니다.

한라봉 from 조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