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월 상담소식

<2023년 10-11월 상담소식>

 

10-11월에는 총 260건의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다종다양한 상담이 진행되었습니다. 임신중지, 암 질환, 온라인 상의 촬영물 유포, 협박, 유포불안, 경찰 단속, 숙환으로 인한 의료비 문제, 생계의 어려움, 자살이슈, 채무문제, 트라우마로 인한 심리상담 등의 상담이 이뤄졌는데요. 열거해 보니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모든 문제가 이룸 상담소로 오나 봅니다.

 

삶의 고비마다 맞닥뜨리게 되는 이런 어려움을 이룸이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룸에 도착한 여러 사람들의 경로와 처한 난관 속에서 제도의 안팎을 넘나들며 이루머들은 고민합니다. 이루머 여럿이 가진 경험을 모아 고민을 해봐도 뾰족 수가 나오지 않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그럴 때 저마다 우리의 한계를 확인하기도 하고, 다른 방법을 모색해 보기도 하고, 무력감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지원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어려움도 커지는 것만 같습니다. 쉽지 않음에도 우리의 역할, 자긍심을 되새기며 나아갈 수밖에 없겠지요.

 

성매매를 둘러싼 여러 줄기들은 성매매피해지원 제도만으로는 소화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소의 지원이 충분하지 않음에 더 많은 현장과 내담자를 만나기에 걸림돌로 작용하거나 지속지원으로 이어지기 어려운데요. 지침에 따라 된다/안 된다를 나누는 그 기준 자체가 더 폭넓어져야 하고, 더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다고 더 많은 자원과 지원만이 모든 문제해결의 능사는 아니겠지요. 크게 멀리 바라본다면, 결국 또 가부장제, 여성혐오, 성녀창녀이분법, 젠더-섹슈얼리티 권력관계, 성차별, 불평등, 부정의 등등 뛰어넘거나 부수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 것과 조우하게 됩니다. 성매매는 무엇에 관한 것일까요. 대체 무엇이길래 삶, 역사, 제도의 모든 부분과 닿아있고, 함께 엮여서 작동하게 되는 것일까요. 풀어보려고 해도, 설명하려고 해도 늘 부족함은 넘치고, 새롭게 태어나고 변하는 성산업 안에서 우리는 고민하고, 좌절하고, 또 붙들고 애쓰게 됩니다. 모든 조건들이 충분치 않음에도 계속해보려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너무도 당연한 말로 이번 상담소식을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