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성매매나라의 역사 이야기 후기_터울/김대현

1월 14일 성황리에 마친 이상한 성매매 나라의 역사 이야기 후기가 도착했습니다🥳

첫번째 후기는 주인공 논문의 저자인! 터울님이 작성해주셨어요💓

 

이상한 성매매나라의 역사 이야기 후기

김대현/터울

빚을 많이 진 날이었다. 연구자와 활동가분들을 모아놓고 내 연구에 어떤 연구·활동적 의의가 있는지를 내 입으로 말하고, 거기에 유수의 연구자·활동가분들께서 지정토론을 해주시는 호사는 살면서 좀처럼 누리기 어려운 것이다. 퀴어를 다른 것들과 연결짓는 과정에서 내가 이룸에서 접한 반성매매 운동을 놓치고 싶지 않던 욕심이 이런 자리로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다. 역사문제연구소 관지헌을 가득 채운 분들과, 일요일 저녁 행사에 시간과 노동을 할애하셨을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의 이루머들에게 거듭 송구하고 또 감사드린다.

살면서 예상치 못하게 숱한 남들을 만나며 인생이 조금씩 바뀌듯이, 누군가에 의해 불미스러운 맥락으로 본의 아니게 함께 열거된 경험, 그것을 기화로 더는 현재를 참아넘기기 어려운 사람들끼리 어떤 자리에 함께 모인 경험은 진실로 거기에 있던 이들의 인생을 흔들어놓는다. 그 자리가 단순히 내 연구에 금칠을 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점을 거기 있으면서 내내 실감해야 했다. 마치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양 작동되는 처벌과 통치에 좀더 자각적이고, 좀더 현장에 발붙인 채로 무언가를 읽고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그런 다짐과 합의의 무게는 무겁지만, 한번 살아보는 인생에 한번 지어봄직한 무게이기도 하다.

이런 기회를 내어주신 이룸 연구자 네트워크에게 감사드리고, 뭔가 받은 것이 생겼으니 이걸 앞으로 어떻게 토해내야 할지를 길게 고민해 보아야겠다. 왠지 볼 일이 잦을 것 같은 불길하고 행복한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