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모임] 4회차 ‘단순히 일한다.’ 는 수사를 붙들어보았습니다.

[on the game 읽기] ‘단순히 일한다.’는 수사를 붙들어보았습니다.

 

유나

 

 

2장 simply work를 읽었습니다.

 

저자 소피데이는 성노동자들이 나는 그저 ‘단순히 일하는 것’이라 말할 때 이 ‘단순히 일한다(simply work)’는 수사의 맥락을 탐색한다. 연구 참여자인 성노동자들은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여 이것은 ‘일’에 불과하므로 ‘일’로서 보호받아야 할 영역, 저 ‘사생활’은 ‘사생활’대로 보호받아야 할 영역이라 ‘주장’한다. 다른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우리도 출퇴근을 하고 공과 사가 분리되며 이 일(성매매)은 단순히 공적인 일일 뿐이라는 설명은 성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오히려 무시하고 혐오하는 낙인에 대항하는 전략이다. 그리고 소피 데이는 이러한 성노동자들의 이분법 전략이 인간을 두 부분(밖과 안, 몸과 정신, 중심과 주변, 공과 사… 남성과 여성까지)으로 구분해 온 전통적인 관념과 상통하며 이에 기대어 있고, 이를 강화하는 데에 일조한다는 분석으로 나아간다.

 

성노동자는 공사분리 전략으로 이 일을 설명함과 더불어 이 전략을 스스로에게도 엄격하게 적용한다. 공과 사는 어떻게든 차이가 있어야 하기에 대조점들은 필수적이다. 우리 모두는 그렇게 사고하고 행동하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공과 사의 이분법은 ‘자연스럽고’ ‘당연’하니까. 직장에서의 일을 집으로 끌고 오면 안 되고, 집안일을 시끄럽게 떠들면 안 된다. 일로 만나는 관계와 사적 관계를 섞어버리면 미성숙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책에는 사회의 낙인을 피하고 ‘인정’받기 위한 성노동자들의 대조점 만들기 전략이 길게 서술된다. 손님과는 콘돔을 끼기 때문에 사적 관계에서는 절대 콘돔을 끼지 않는다거나, 심할 정도로 씻는다거나, 끊임없이 세탁을 하고 냄새를 제거하는 등 소독행위에 집중한다거나…. 낯설지 않다. 이룸의 내담자들에게 자주 들어 온 전략들이다.

 

영국과 한국의 성산업의 형태, 법 제도의 차이를 넘어 여성과 남성이라는 성별의 차이와 무관하게 성판매자들은 자신의 일에서 구분하기 전략을 사용한다. 소피데이는 위생, 청결에 집중하는 전략 이외에도 상업적이고 공적인 성노동에 감정‧쾌락을 전혀 섞지 않기, 상업적인 섹스 상대와 개인 섹스 상대의 인종, 성별 등을 분리하기, 오럴‧키스‧삽입‧애널 중 상업적인 섹스에서 하는 행위는 개인적인 섹스에서 하지 않기 등을 나열한다. 이 역시 성판매경험여성들로부터 흔히 들을 수 있는 구분하기 전략들이다. ‘성적소수자 성매매 연구보고서’에서 남성으로서 남성을 상대로 성판매를 했던 인터뷰 참여자 중 1인은 성매매를 지속하는 과정 중에는 절대 연애를 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를 이 공간과 행위로부터 구분하는 온갖 전략과 애씀은 성판매자들의 ‘해리’현상과 중첩된다. ‘여기서 20년 넘게 있었지만 우리 사이는 여기서 나가면 끝이야.’라고 단언했던 청량리 집결지 여성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공사 구분이 명확할수록 사회적 가면을 많이 자주 쓰게 되고 그럴수록 심리적 불균형이 따라온다. 실상 명확할 수 없는 영역을 의도적으로 구분하려할수록 인간은 아프다.

 

공/사는 무얼까? 집은 사적인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집, 가족이라는 공간은 공적 영역과 또렷이 구분되지 않는다. 공적인 영역을 창출하기 위해 사적인 영역을 만들어낸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서 마리아미즈는 자본주의는 ‘자유’임금노동자와 자본과의 관계만으로 유지되지 않고 언제나 ‘식민지’를 필요로 한다고 설명한다. 소피 데이 역시 마르크스의 생산/재생산 구분이 공/사 구분의 유구한 전통에 기대고 있다 말한다. 이 유구한 전통의 이분법을 깨는 존재 중 하나가 성판매자이다. 사적인 ‘성’을 파는 행위는 공적인 경제와 사적인 사회관계의 구분을 당황스럽게 한다. 그 구분을 오염시키고 교란시키는 자. 성노동자는 성노동을 향한 사회적 낙인과 혐오, 몰인정을 돌파하고자 ‘이것은 단순한 일’이라고 말하지만 이분법 자체를 돌파하지 않고 이 두 구분을 답습하는 한 절대 ‘단순한 일’은 없다. ‘단순한 일’의 영토를 구축하기 위한 공/사 구분하기 전략이 성노동자 스스로를 겨누는 창이 되어 버린다. 물론 이는 성노동자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공사구분을 요구받고 역할로 살아가기를 권유받는 현대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 허황된 투 트랙에 갇혀있기는 매 한가지이고, 매 순간 대조점을 기준으로 공과 사를 구분하기는 불가능한 과제이다.

 

직접적인 신체 간의 대면행위로서 성매매가 성판매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염려가 있다. 소피 데이 말처럼 몸은 단순히 고정된 장소가 아니다. 몸이 중성적인 멸균 상태의 죽어있는 공간이라면 연구 참여자들은 그렇게까지 자신의 몸을 소독하고 청결하게 유지하고 정액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콘돔을 이중으로 착용하고, 그러고 나서도 불안하여 필요 이상으로 세척해야 할 이유가 없다. ‘몸’은 끊임없는 순환과 교환을 통해 매 순간 새롭게 만들어지고 그런 ‘몸’이기에 ‘몸’이 교환되는 성매매 현장에서 성노동자들의 불안은 계속 된다.

 

몸이 그렇다면 ‘감정’은 또 어떠한가? [친밀성의 거래]에서 비비아나 A. 젤라이저는 감정 중 하나인 친밀성이 경제활동에서 혼합되어 온, 그러나 그 둘을 자의적이고 주관적으로 구분하려 애쓴 역사를 훑으며 친밀함과 경제는 서로를 훼손하기 보단 서로를 촉진하고 상호보완이 가능하다 분석한다. 비비아나 A. 젤라이저의 적대적인, 그러나 허구에 기반한 돈과 친밀감 두 영역의 구분과 유지해야 하는 사회의 의도로부터 만들어진 화폐화 된 사회관계에 대한 비난과 두려움에 대한 지적은 소피 데이의 공사구분에 대한 지적과 통한다.

 

나는 두 사람의 공통된 지적에 동의한다. 그리고 간병/가사노동/결혼/돌봄노동/성노동 등 자본의 끊임없는 확장과 상품화, 삶이 임금자본관계에 포섭되는 흐름을 경계하고 날 세워 비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피데이는 공/사구분에 기댄 성노동자들의 ‘단순히 일하기’ 맥락을 밝힘으로써 어느 방향으로 나아갔을까?

 

‘simply work’를 붙들어보았듯 ‘여기서 계속 일하게 하라.’를 붙들어보고 싶다. [on the game] 읽기는 이룸이 2018년 상반기를 청량리 재개발 토론회, 청량리 여성들과 함께 하는 작업장 구축, 청량리 집결지 기록화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잠시 중단될 예정이다. [on the game]을 읽을 때면 재차 다짐하게 되는 사건의 역사적인 맥락 살피기, 당연히 여겼던 이분법 경계하기, 내 안의 ‘자연스러움’ 의심하기라는 태도를 벗 삼아 청량리 재개발 관련된 사업들에 임해야지. 그 이후 하반기에 다시 시작 될 on the game 읽기가 더 기대된다.

활동

[번역모임] 3회 후기

Sophie day 의 ‘On the game : Woman and Sex Work'(2007) 번역 모임 3회 후기

 

저자 소피데이는 이번 파트에서 자신이 클리닉에서 만난 성판매 여성 2명의 서사를 간단히 소개합니다. 대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하여 성매매경험을 생애 초기 외상사건으로 인한 자학심리로 인하여 나쁜 길로 유입된 개인적인 문제로 이야기 된다는 점(청량리 반상회에서 한 언니가 ‘우리 팔자’라고 했던 여러 버전의 말들이 스치네요.), 여성들이 성매매를 일상에서 계속 분리시키는 전략, 구매자와 마주치면서 생긴 두려움을 이야기하며 성매매 경험은 극복되어야 할 ‘개인의 과거’ 문제로 인식되는 패턴, 그로 인하여 오히려 저자는 여성들과 성매매 경험과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하지 못하였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여성들의 극복이나 성공서사로는 ‘종속된 부분’에 대한 정치적인 해석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언급합니다.

 

그러면서 의료인류학 연구자로서 개별 서사, 일화, 사례에 ‘다양한 문맥적 장치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연구에서 개인적 서사/진술이 과잉 일반화되는 문제를 경계하는 연구 논의들을 언급하며, 민속지학에서 개인 서사와 참여한 사람들의 상호작용, 문제의 변화 등을 재현하기 위하여 사회적 해석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개인 진술에 대한 복합적인 해석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해석은 말하는 자와 듣는 자의 상호작용의 결과(데이터)이며, 해석에는 듣는 자의 존재 그 자체와 이차적인 개입, 작용, 반응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소피데이는 여성들의 서사에 대한 역사를 조사하거나 반복하여 만나 신뢰를 쌓고, 클리닉 외의 공간에서 여성들을 만나오지 못했던 과정으로 인하여, 연구에 서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었던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1990년대 초반 경험 이후 소피데이는 1997년에 다시 클리닉에 와 에이즈가 이전에 비하여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성판매 여성에 대한 낙인이 여전한 사회, 이주여성으로 성산업이 재편된 현실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소피데이는 과거에 만난 여성들에게 관심을 두고 다시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낀 상호 이해와 역사를 공유한 감각을 ‘시간성’이라는 개념으로 소개하며, 이것이 자신의 연구에서 본질적인 부분이라 언급합니다. 연구자와 연구 참여자로의 관계와 더불어 동시대의 정치경제적 장 속에서 어떻게 서로 상호간 연루되어 왔는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저자는 연구자로 타인의 삶에 참여하기 위하여 친밀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루머들은 이와 같은 내용을 읽으면서 소수성을 가진 타자에 대한 연구, 타자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과정에서의 성찰과 윤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겼던 것 같습니다. 이룸의 상담현장에서 성매매 경험 당사자를 지속하여 만나면서, 지원활동 외에도 상호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나 사업 등 다양한 일종의 사회적 해석/가시화하는 작업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제도적인 지원에 국한되기보다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가령 청량리 반상회를 하면서 오랜 시간 언니들과 지속하여 만나며 이야기를 나눌 때나 이태원 아웃리치를 나갈 때, 청량리 재개발이 한창 일 때 별별신문을 기획할 때 순간순간 무엇으로 어떻게 당사자와 소통할 것인지 고민하게 되기도 하고요.

 

언니들을 타자화하지 않는 방식으로 잘 관계 맺고 신뢰를 구축하며 만날 수 있을까는 일상적인 이루머들의 고민이자 무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루머 유나의 말대로 ‘남의 밭에서 몸을 조심’하게 되거나 ‘마음이 쫄리는 순간’을 계속 품을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하나 싶습니다.

 

이렇게 개별적인 관계를 잘 구축함과 동시에 언니들의 서사 속에서 정치와 구조적 힘을 읽어내고, 성매매에 대한 다양한 의제들을 발굴하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성매매에 대한 관심과 소통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이루머들의 바람을 전하며 후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다음 번역 모임 후기에서 만나요~~~~

 

 

활동이야기

​11월 30일 2017 HIV/AIDS 인권주간 기획 토론회 <그녀들의 이야기- 여성이 말하는 HIV/AIDS>에 참여했습니다.

성매매와 에이즈_이룸11월 30일 기획 토론회 <그녀들의 이야기- 여성이 말하는 HIV/AIDS>에 참여했습니다.

이룸 유나는 ‘성매매와 에이즈’를 주제로, 한국 HIV/AIDS감염인인권연합회 KNP+자문위원 권미란님은 ‘PL을 돌보는 여성과 여성PL의 이야기-여성은 갈 곳이 없다.’,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알’의 쏭이님은 ‘쏭이와의 속풀이대화’를 주제로 발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셔서 다양하고 구체적인 고민들을 배우고, 나눌 수 있었습니다.
토론회에서 맺은 인연을 시작으로 성산업-여성-HIV/AIDS에 대한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금씩 다른 이야기 중 엮이는 부분들에 마음 모아 앞으로의 활동을 그릴 수 있는 토론회… 하… 넘나 이상적인 토론회… 내년이 쿵쾅쿵쾅 기대돼요!

*모든 발제문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의 웹진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해요.
이룸의 발제문을 아래에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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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와 ‘에이즈’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유나

성매매와 ‘에이즈’ 보도
언론은 올해 5월 창원에서 HIV/AIDS 확진을 받은 여성이 성산업 종사여성이라는 기사(추후 당사자 여성이 자신은 성산업 종사여성이 아니라고 정정하였다.)에 이어 10월에는 용인의 십대 여성이 조건만남 과정에서 HIV/AIDS에 감염되었다는 기사, 부산의 HIV/AIDS 확진 여성이 성판매를 했다는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다.
HIV/AIDS 여성감염인은 없는 존재처럼 취급되지만, 성매매와 연결되는 순간 그 존재감이 폭발한다. 한 번의 성관계로 감염될 확률이 1% 미만에 불과하고 남성이 여성으로부터 감염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사실은 성매매여성괴담에 묻혀 버린다. ‘돈을 주고 에이즈를 샀’다느니, 여성이 몇 년 전에는 티켓다방에서도 일했다느니 겁에 질린 기사들이 난무한다.

저런 폭발적인 반응이 의아하기만 하다. 성매매 과정에서의 성매개 질환 감염 및 임신 관련 상담은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의 주된 지원내용 중 하나다. 성매매 과정에서 여성이 겪는 HPV바이러스 감염, 염증, 자궁경부암, 오랜 기간의 피임약 복용으로 인한 호르몬 불균형에는 그 어떤 언론도, 구매자도, 업주도, 관심 갖지 않았다. 성판매 경험 여성들의 높은 신경정신과 약물 복용률과 심리건강상태는 어떠한가? 언론기사는 물론이고 제대로 된 연구를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인지 저 기사와 반응들이 참 생뚱맞다. 콘돔을 안 끼면 성병에 감염될 확률이 높단 사실을 언제는 몰랐단 말인가? HIV/AIDS에 대한 공포를 확산하고 감염인 관리를 촉구하고자 하는 의도에 따라 성판매 여성이 활용되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근래 언론의 ‘에이즈’ 보도가 국가에게는 감염인 관리를 제대로 하라는 경고의 서막이라면, 성산업 종사 여성들에게는 HIV/AIDS가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사고’라는 일종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국가나 연구자들은 성판매 여성을 HIV/AIDS 고위험군이라 말하지만 생각보다 성산업에서 HIV/AIDS 감염은 그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사고’이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접하며 HIV/AIDS라는 ‘사고’는 우리에게도 가능한 일이 되었다. 성산업 종사여성들은 남성이 콘돔을 안 껴도 받아주는 노콘 여성을 비난하며 이들 때문에 저런 일이 생긴다고 다시 거리를 두거나, 진짜 원인은 우리가 아니라 ‘게이’들인데 우리가 만만해서 성매매랑 엮어 보도한다는 음모를 제기하거나, 콘돔 안끼려는 진상 남자들에게 콘돔을 끼울 수 있는 괜찮은 전략으로 지금의 상황을 활용하는 등 어느 때보다 다양하게(불안과 함께) HIV/AIDS에 대해 발화한다.

부산에서 현재 구속수감 중인 여성은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적장애가 있는 경우 피의자 신분일지라도 신뢰관계인동석이 필수이지만 경찰은 단속 후 조사과정에서 신뢰관계인으로 여성의 부모를 불렀다. 여성에게 지지가 될만한 사회적 자원을 모색하는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부산의 상담소는 직접 면회신청을 하여 여성을 만났고, 부모를 만났고, 여성의 요청에 따라 변호인을 다시 선임했다.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의혹이 보이는 남자친구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를 요구하는 중이다.
용인 사건의 경우 조건만남 과정에 알선자가 있었고, 십대 여성이었으며, 알선자는 여성이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매자들에게 홍보했다. 두 사건에는 HIV/AIDS와 성매매 뿐 아니라 많은 조건들이 교차한다. 본 발제문에서는 이렇게 여성들의 삶을 교차하는 여러 사회적 조건들 중 성산업이라는 맥락에 집중하여 HIV/AIDS를 둘러싼 국가 관리 체계, 안전한/하지 않은 성관계와 성매매, 성판매자 대상 HIV/AIDS 예방교육애 대한 고민을 나누고자 한다.

국가의 여성 몸 관리를 통한 HIV/AIDS 관리
성산업 조사 여성들이 HIV/AIDS를 먼 나라 이야기로 생각해 온 것과 별개로 국가는 이들과 HIV/AIDS를 이미 연결시켜 관리하고 있다. 성매개감염병 및 후천성면역결핍증 건강진단규칙에 따르면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제 6조 제 2항 제1호에 따른 영업소의 여성종업원,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 22조 제1항에 따른 유흥접객원, 「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 6조에 따른 안마시술소의 여성종업원은 HIV검사를 6개월마다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유흥접객원과 안마시술소 여성종업원은 매독검사와 그 밖의 성매개 감염병 검사를 3개월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 이 법의 특이점은 검사대상이 모두 ‘여성’ 종업원이라는 점이다. 항목에 열거되어 있는 직군들은 성산업의 특정 업종을 반영한다.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제 6조 제 2항 제1호에 따른 영업소는 티켓다방, 「식품위생법 시행령」 제 22조 제1항에 따른 유흥접객원은 1종 유흥주점, 「안마사에 관한 규칙」 제 6조에 따른 안마시술소의 여성종업원은 마사지업종이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손님의 흥을 돋우기 위해 노래, 춤을 추거나 술을 접대하는 일을 하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이건만 왜인지 매독, HIV/AIDS 검사가 포함되어 있는 건강검진을 해 보건소에 제출해야 계속 일을 할 수 있다. 티켓다방은 음료를 배달하는 다방인데 왜인지 성병 검사를 해야 한다. 안마시술소는 안마를 하는 공간이건만 성병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들 업종에서 성매매가 알선된다는 사실을 국가는 정확히 인지하고, 그에 대한 대응으로 여성의 몸을 관리한다.

11월 15일에 있었던 <HIV/성매개 감염병 법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지정토론인으로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구리남양주시 지부장’이 있었던 데에는 이러한 맥락이 있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술을 따른다고, 차를 배달한다고, 안마를 한다고 성매개 전염병에 걸리지는 않는다. 국가는 남성 손님들의 건강을 위해 종사자 여성들의 몸을 관리할 뿐 이들 ‘일’의 성차별적인 성격과 성매매는 방조한다.

한국은 성매매 불법국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방조·관리국가에 가깝다. 법적인 의무만 아닐 뿐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 역시 지자체 보건소를 통해 성병검사를 주기적으로 ‘요청’받는다. 어쨌든 법적으로 성매매는 불법이기에 성병검사가 필수는 아니지만 보건소에서는 주기적으로 성병키트를 돌린다. 청량리는 폐쇄 전까지 매주 한 번씩 보건소의 집결지 담당자가 성병키트를 돌리고 진단했다. 법에 의해 받아야 하는 검사와 암묵적으로 진행되는 검사 양쪽 다 바이러스가 검출된다고 해서 검사를 한 기관이 이에 대해 설명, 치료해주지는 않는다.

흔히 유흥업소 종사자의 건강검진은 ‘보건증’으로 대표되는데 대형 업소에는 ‘보건증 이모’가 방문하기도 한다. 가림막 하나 쳐 놓고 검사는 진행된다.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비밀이라고는 하나 보건소에 기록이 남는 건강검진을 계속 피해 다니기도 한다. 검사할 때가 되면 업소를 옮기거나 아예 불법이기 때문에(1종 유흥주점만 종사자를 둘 수 있다) 보건증도 필요 없는 단란주점, 노래방에 보도방을 타고 나가는 경우도 많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전 1종 유흥주점에서 일했던 한 여성은 당시 3개월에 한 번 있던 건강검진에 질려 지금도 피를 뽑으려 할 때면 혈관이 숨어버린다고 한다. 국가의 유흥업소 종사자 성병관리 정책은 통제중심의 ‘여성’관리정책에 불과하다.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건강은 안중에 없다. 국가는 여성들을 성매개 전염병의 매개체로 간주하고 관리한다.

‘노콘’과 성매매
“우리는 낄려고 애를 쓰고, 쟤들은 뺄려고 발악을 하지.”
“그 에이즈 기사 못 봤냐고 끼고 하자고 해도 자기는 이미 다 늙어서 맘껏 하다 죽을 거라고 절대 안껴.” <이룸이 만난 여성들의 콘돔에 대한 이야기 중>

성판매 여성들은 콘돔을 끼지 않는 상황에서 주로 자신에게 그 책임을 묻는다. 성매매과정에서의 콘돔착용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이를 여성의 안전불감증을 탓하는 언사로 이해하는 경우도 많다. 성산업 종사 여성들의 커뮤니티에서 역시 노콘을 승인하는 ‘여성’에 대한 비난이 강하다. 노콘을 누가 받아주면 노콘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 구매자는 다른 여성에게도 노콘을 당연하게 요구한다는 이유로 노콘을 받아주는 여성은 비난받는다. 그러나 콘돔착용은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힘의 문제다. 여성에게 자원이 없고 더 많은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콘돔착용은 첫 번째로 탈락하는 조건이다. 나이, 장애, 지역, 경제적 상황에 따라 콘돔착용이라는 조건은 사라진다. 이를 노리고 취약한 여성들만 만나는 남성들도 있다.

돈 때문에 팔려간다는 말을 하면 쌍팔년도 얘기한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돈 때문에 이 일을 하고 돈 때문에 취약하다. 성산업과 일수/사채업은 떨어질 기색이 없다. 뉴페이스를 선호하는 구매자들과 성판매자를 향한 깊은 낙인은 여성들을 떠돌아다니게 만든다. 지역을 이동할 때면 여성들에게는 숙식을 위한 목돈이 필요하다. 이를 공략한 ‘방일수’는 계속해서 활개를 치는 대부상품이다. 업소종사자를 모집하는 온라인 광고에는 ‘숙식지원”성형지원’이 적혀있지만 성산업에서 ‘지원’은 ‘대출가능’과 동일하다.

십대 여성들은 대부분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조건만남을 한다. 위의 기사에서 보듯 알선자가 있는 경우도 있고, 없는 경우도 있다. 알선자 유무와 별개로 성매매과정에서의 콘돔착용은 거의 불가능하다. 남성들은 ‘어린 여성’을 선호하고 ‘어린 여성’의 취약함을 이용한다. 물리적인 체력 차이 뿐 아니라 성판매를 하는 십대 여성들이 어디 가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으로 쉽게 콘돔 요구를 무시한다. 나이가 많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40-50대 성판매 여성들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남성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 이 외에도 이주 여성일 경우, 장애가 있을 경우 등 협상력에 취약할 조건들이 교차하는 순간 콘돔착용은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

무엇보다 이러한 사회적 조건이 교차하기 이전에 돈이 있는 사람이 돈이 없는 사람을, 남성이 여성을, 권력자가 사회적 약자를 산다. ‘성매매’로 일컬어 성구매와 성판매 행위가 동일한 행위처럼 보이지만 이 두 행위는 전혀 다른 행위이다. 성판매 여성에게 ‘안전’은 확보해야 할 영역이지만 성구매 남성에게 ‘안전’은 확보가 필요 없는 영역이다. 이러한 권력관계를 고려하여 성판매 여성과 HIV/AIDS 이슈를 고민해야 제대로 된 개입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성산업종사여성을 위한 에이즈예방교육에 대한 고민
2005년 [대한에이즈예방협회]와 [막달레나의 집 현장상담센터]는 「성산업 종사여성을 위한 HIV/AIDS 예방교육 매뉴얼」을 발간했다. 성매매 현장에서의 HIV/AIDS에 초점을 두고 실제 개입 방식을 모색한 국내의 유일한 책자이다. 대한에이즈 예방협회는 발간사에 ‘3년 째 성산업 관련 에이즈 예방교육을 업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거나 ‘위생교육 시간에 진행’했다고 적는다. 막달레나의 집과 해당 자료집을 발간한 목표는 ‘에이즈를 자신의 문제로 여기지 않는 모든 여성들을 위한’ 효과적인 에이즈 예방홍보전략을 찾는 것이다. 막달레나의 집 현장상담센터는 ‘실제로 여성들에게 에이즈는 익숙한 질병이 아니고’ ‘유병률의 의미는 높지 않을 수 있지만’ 여성들이 HIV/ AIDS에 대해 ‘막연하고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 자체로도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성산업의 여성들에게 집중적으로 HIV/AIDS 예방교육을 진행하는 건 어떤 의미를 띄고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위에서 살펴봤듯이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식의 접근으로는 성산업에서의 성매개 전염병 예방이 불가능하다. 이미 여성들 스스로가 성매매과정에서의 피임을 개별 책임으로 내면화하고 있는 현실이기에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예방교육은 되려 HIV/AIDS에 감염된 여성을 자기 건강도 못 지키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기 쉽다. HIV/AIDS가 다른 세상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여러 경로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라는 점을 교육하는 게 목적이라면 꼭 이러한 교육이 성산업의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우선 이루어져야 할 이유는 없다. 성매개질환에 대한 성교육,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에 대한 성교육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성산업의 여성들에게 지금 한국 사회가 마련해주지 않는 제대로 된 성교육과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그러나 성산업을 가능하게 하고, 유지시키는 권력관계에는 문제제기 하지 않고 성매매 과정에서의 HIV/AIDS감염을 비롯한 건강과 안전 문제에만 천착했을 때의 한계 역시 분명하다. 성산업에서의 취약한 여성들은 계속 노콘을 요구하는 구매자를 만나게 될 것이고, 그 책임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여성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성매매와 여성건강권, 성매매와 안전
성판매여성의 HIV/AIDS는 성매매와 여성건강권, 성매매와 안전의 연장선에서 고려해 마땅하다. ‘성매매에서 안전한 성관계는 가능할까?’ 라는 질문은 ‘성매매는 안전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으로 나아간다. 2015년 여성주의 시각예술단체 ‘언니모자’는 미아리에서 ‘성노동자를 보호하는 여성주의적 성매매’에 대한 전시를 진행했다. 이들은 성노동자가 좋은 환경에서 쾌적하게 일할 권리에 대한 질문을 바탕으로 성노동자에게 쾌적한 노동환경을 상상, 제시한다.

‘“나는 성노동자가 거부할 시 즉시 요구를 중단한다. 나는 성노동자에게 존대말을 사용한다. 나는 성노동자를 무단 촬영하지 않는다….” 와 같은 ‘성매수자 선서’ 11개 항목을 소리내 읽고 도검 및 총기류, 금속물질을 가졌는지 몸수색을 받아야 한다. 특별서비스 ‘콘돔 미착용’일 경우 1000만원이다. 경비요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들어간 성노동자의 방은 분홍빛 벽지와 아기자기한 가구로 가득하다. 방에는 성노동자가 편히 쉴 수 있는 푹신한 소파와 부드러운 카펫, 비상벨과 상담전화번호, 방독면과 소화기도 준비돼 있다. 성노동자가 원치 않는 행동을 한 성매수자는 즉시 퇴장당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 폭력적으로 제압당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문구가 벽에 붙었다.’

상상일 뿐이다. 만약 콘돔 미착용일 경우 벌금 1천만 원을 내야 한다면, 구매자들은 그럴 필요 없는 성판매자를 찾아갈 것이다. 성산업에는 언제든 콘돔착용이라는 조건을 버려도 ‘괜찮은’ 성판매자가 있을 것이다. 그 여성이 왜 콘돔 없이도 ‘괜찮은지’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은 채 구매자들은 충분히 노콘 섹스를 할 수 있다. 다른 조건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룸은 2012년 ‘성매매 여성, 안전을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성판매 경험 여성이 겪은 위험한 상황들과 이런 상황에 대비하는 개개인의 안전지침을 수합, 분석하고 호주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출장 성노동자 안전지침을 소개한다. 그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3) 당신이 집에 가서 성구매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먼저 그 집 주위를 차로 둘러봐라. 그리고 뭔가 이상한 게 없는지를 체크하라…..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면 전화로.. 취소해라.
4) 일하러 갈 때 현금이나 신분증을 가지고 가지 마라.
5) 성구매자를 미팅할 때 처음 10분 동안은 당신의 권리를 행사해라… 성구매자가 갑작스럽게 변했을 때조차 정중하고 친근하게 대해라. 그것이 종종 통제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7) 성구매자에게 당신이 어떤 서비스에서도 항상 콘돔을 사용한다고 설명해라.
11) 집안의 모든 것을 무심한척하면서 꼼꼼히 살펴라….항상 조심해라.
13) ‘싫다’고 말하는 것을 절대 두려워하지 말라.
17) 칼과 총을 가지고 다니지 마라. 이것들은 너에게 사용될 수도 있다.
18) 문 근처에 너의 소지품을 놔둬라. 네가 빨리 도망칠 때 필요하다면 그것을 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
10) 콘돔을 입으로 씌우는 것은 손님이 콘돔 사용하는 것을 원치 않을 때 유용하다. 이것은 흥분시킬 수 있다.’
성노동자가 스스로 구매자를 만나기 전 사방의 위험성을 ‘꼼꼼히’ 살피고, 콘돔을 원치 않는 구매자를 어르고 달래거나, 안 될 경우 빠르게 도망쳐야 하는 안전지침의 내용은 오히려 성노동자가 현장에서 구가할 수 있는 안전의 범위와 그 방책의 협소함을 반증한다.

HIV/AIDS가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경로로 감염되기 쉽다면 안전 자체를 확보하기 어려운 성산업의 여성들은 감염되기 쉬운 위치일 테다. HIV/AIDS를 포함한 성매개 질환을 예방하고 이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안전을 구가하기 어려운 성매매 현장이지만) 조금이라도 여성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사회적인 활동을 함께 모색하고 싶다. 정확하고 풍부한 여성주의적 성교육을 통해 HIV/AIDS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감염인 관리 중심의 국가관리체계를 변화시키는 흐름에 연대하고자 한다. 이룸은 성판매자를 범죄화하지 않는 법정책을 추진하고, 안전을 위한 당사자들 간의 정보공유와 네트워킹이 계속 되도록 움직임을 멈추지 않겠다.
더불어 여성들의 안전이 개별화되지 않으려면 성산업의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의 원인이 개인들의 의식부족이 아니라 성매매를 가능하게 하는 권력관계에 있음을 분명히 짚고 싶다. 여성의 안전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종종 그 과정을 통해 남성성을 확인하고 통제력을 발휘하기 위해 성구매를 하는 성구매자와 성판매자 사이의 권력관계에 대한 질문이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활동이야기

[번역모임] 2회기 후기

on the game 번역모임 2회기 후기_유나

on the game 중 1장 A London Clinic: Anthropology and health 중 일부를 함께 읽었습니다. 날아가 버린 기억력을 붙들고 최대한 적어보려 노력했는데.. 글이 한 번 날아갔어요.. 다음 모임부터는 꼭 처음부터 속기를 하고 이루머들 같이 읽으며 쌓인 고민과 의견을 제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엉엉…..

서문에서 보았듯이 영국 런던은 1984-5년부터 성판매여성은 등록되어야만 하고, 검진을 받아야만 했다고 합니다. 저자 소피데이는 에이즈의 주위험군으로 간주되어 위험한 통제의 대상이 되어버린 런던 성노동자들이 정말 hiv를 갖고 있고 전염시키는 위험군인 것인지 그 전제 자체에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사생활을 보호한다고 하면서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클리닉의 기록을 요청할 수 있고 감염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여성들을 따로 분류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에 따라 은연중에 진료 받으러 온 이들 중 성판매자임이 드러나는 상황, 감염이 될 경우 환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파트너에게 알리게 되어 있는 규칙… 들의 모순을 지적합니다. 왜 감염되지 않은 여성들도 성판매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그 검사의 과정이 과연 이 여성들의 건강을 위한 것인지 여성들을 관리함으로써 타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를 질문하지요. 소피 데이가 묘사한 클리닉의 모습들은 검사와 관리의 목적이 전적으로 후자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담당 의료진의 퇴사 후 진료 받는 환자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다른 의사에게 인계되는 과정에서도 소피데이는 질문합니다. 만일 이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자였다면? 그래도 이런 조치가 취해졌을까?

정말 여성들의 건강을 염려한 조치라면 오랫동안 진료 받아온 의사의 퇴사를 미리 알리고 해당 의사에게 계속 진료를 받거나 다른 의료진을 택할 권한을 여성에게 주어야 했겠죠. 그러나 클리닉은 그러한 과정을 생략합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유흥업소 종사 여성의 성병검사는 그 자체로 모순덩어리지만 (한국은 영국 런던과 달리 모든 성매매가 불법이고 유흥업소는 그 불법인 성매매가 없다는 이유로 합법인 공간이죠. 성매매 단속하겠다고 함정단속 유지하는 그런 나라 한국에서 성매매 안 하는 유흥업소 종사자의 성병을 관리한다니.. 모순!!) 모든 걸 차치하고 나서라도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필수인 3개월마다의 성병검진은 여성들의 건강을 위한 조치가 아닙니다. 성매개 전염병의 매개로서 이들을 국가가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한 조치이지요. 건강을 위한 조치라면 업소 대기실 한 켠에 보건증 이모가 와서 검사를 한다거나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성병검사만 하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됩니다. 20세기 런던의 정책과 21세기 한국의 정책이 겹쳐지네요.

한편 소피데이의 중요한 질문, ‘정말 런던 성노동자들은 위험군인가?’에 이루머들은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최근 보도된 기사들의 잘못된 방향과 별개로 정말 이룸에서는 질문이 생겼거든요. 진짜 유난히 한국의 성매매 현장에 HIV/AIDS감염이 빗발치는가? 정말 성산업은 HIV/AIDS감염의 위험공간인가? 이러한 기사들을 접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남성들, 그리고 성판매 여성들의 감각은 현실적인 감각일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이유는 이룸의 상담지원내용 중 매독, HPV바이러스 감염, 자궁관련 질환 등 각종 다양한 성매개 질환은 찾아볼 수 있어도 HIV/AIDS감염은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룸의 상담이 전체 성매매피해지원상담의 일부이고 실제로 감염되더라도 여성들이 성매매상담소를 찾아오기 보다는 다른 공간을 찾아갈 확률이 높을 수도 있겠지만.. 성매매과정에서 발생한 질병에 대해 치료비를 지원한다는 말이 실질적으로 잘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인지 실제로 ‘의료지원’을 첫째 지원욕구로 안고 오는 여성들은 많지는 않긴 한데…. 이러한 조건들을 고려해본다 해도 어떻게 이렇게 지원사례가 적을 수 있나…. 흠… 기사가 난 뒤 에이즈 검사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긴 하는데 이건 기사의 영향인 것 같고요… 그래서 한국 성산업과 에이즈 관련된 정확한 데이터들을 찾아보고 더 공부해야겠다는 의지도 나눴습니다. 이룸 내담자 한 분은 괜히 만만한 성매매 여성 건드리는 거라고 말씀하셨지요. 정말 그런 건지 앞으로 알아보겠어요.

HIV/AIDS 공부하라는 계시인지 늦춰진 번역모임 덕에 에이즈에 대한 혐오적이고 선정적인 기사들을 읽었던 터라 좀 더 풍부한 논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다음 번역모임까지 안녕~~

 

 

활동이야기

[번역모임] 1회 후기

이룸의 세미나 번역모임 오늘 재개하였습니다 ^×^

Sophie day 의 <On the game : Woman and Sex Work> (2007) 서문 “public woman” 을 읽었어요.
이루머들의 짧은 영어로 ㅋㅋ 읽었습니다 두둥

서문에서는… 19~20세기 영국에서 “public woman” 의 구성에 관여한 의료와 법정책을 중심으로 이 용어에 함축된 공과 사의 구분이 다루어졌어요. 저희는 또 공적인 성매매는 모고 사적인 성매매는 모냐… 에서부터 각종 토론을 했지요. 활동력 수혈.

다양한 자료들을 비판적 성찰적으로 읽으며, 가부장제 자본주의 구조와 결탁한 성산업의 실체와 그속에서 성판매여성이 감당해야하는 딜레마들을 드러낼수있는 운동의 언어를 모색중입니다. 쭉~~~

2주 후에는 1장을 읽을거에요. (다짐)
경험당사자 레이첼 모랜의 저서 등도 읽을 계획!
그외 이룸이 읽어줬으면 하는 책 추천 환영합니다 

이미지: 사람 1명, 앉아 있는 중, 테이블, 실내

자동 대체 텍스트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활동이야기

물음표, 궁금, 그리고??? ㅡ 절대강좌 6강 후기

절대강좌 대단원의 막을 장식한 한채윤님의 강의!
차별과 피해 말고 낙인을 비롯해, 아무도 더이상 건드리지 않는 것들을 짚어보면 좋겠다며,,
많은 화두들을 던져주셨네요,,

강의를 들은 OOO 님이 후기를  보내오셨어요~(이루머가 적은 게 아님미다,,ㅋ)

6강 6/24(월)은
공포의 정치 거부하기 : 성소수자/성판매 여성의 차별경험의 공통점과 삶의 권리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님의 강의였습니다.

이제 OOO님의 쌈박한 후기 소개합니다~^^

모두가 물어봤다.
“강의 어땠어요?”
나는 바로 대답했다.
“좋았어요.”
대답하자 사람들의 표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덧붙여서 조금 더 말했다.
“저의 좋았다는 의미는 저가 강의를 들으면서 몇개의 물음표가 제 머리속에 떠올랐냐는 의미에요.”
그제서야 사람들은 조금 이해가 간다는 표정이다.

실제로 강의를 들으면서 손바닥만한 페이퍼에 앞뒤로 4장 정도 빼곡히 질문만 적었다.
채윤씨에게 질문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나에게도 질문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또 함께 듣는 사람들의 의견도 궁금했다.
아쉽지만 나의 물음표들은 모두에게 공유되지는 않았다.
 
글쓴이는 동성애자 인권 운동을 하고, 또 HIV/AIDS 인권 운동을한다.
강의를 들으면서 성노동(이라고 나는 쓴다.)을 하는 피해자(라는 말이 아직도 입에 잘 붙지는 않지만.)들을
동성애자 혹은 HIV/AIDS 감염인과 오버랩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강의에 물음표가 많아졌다.
 
성매매도 성노동도 성판매도 어떤 용어를 사용하던지 중요하지 않다.
그렇지만 왜 사람들은 단지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나와 ‘다른’ 사람들을 구분짓는 걸까?
이것이 우리가 동성애자를 ‘다른’ 사람으로 구분짓는 것과 어느 지점이 다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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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후기가,, 후속모임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게 하네요~^^
후속모임 첫 만남의 날은 7월 15일 월요일 저녁 7시 입니다.(장소 추후 공지 예정)

활동이야기

엮어보고 짚어내고 뒤흔들기 – 절대강좌 3강 후기

박차민정님의 강의는 숨은 보석을 찾은 기분 이랄까요~!! 
계보학이라는 흥미로운 방법으로 성매매 여성들과 lgbt들에게 덧씌워진 aids 공포의 정치를 살펴봤습니다.

강의를 들은 이브리님이 후기를  보내오셨어요~

3강 6/3(월)은
비정상인들의 계보학 : '매춘'여성,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제의 형태
숙명여대 강사, 퀴어락운영위원이신 박차민정 선생님의 강의였습니다.

다들 후기를 길게 무지 정성껏 써주시네요^^,, 그래서 강의 내용이 정말 잘 정리되는 후기 입니다. 
이제 이브리님의 후기 시작합니다~

2013년 이룸 절대강좌를 듣는 분들은 어떤 면면을 지니고 계실까요? 강좌를 듣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각자의 이유와 기대가 다르겠지만, 눈에 확 띄는 제목에 이끌려 신청하기를 누르신 분들이 적지는 않을 듯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 + 성매매> 라니, 이 얼마나 멋진 제목이에요.
박차민정 선생님의 절대강좌 세 번째 강의도 『비정상인들의 계보학: 매춘여성,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제의 형태』라는,
이에 못지않게 멋진 제목이라 많이 기대를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목을 보고 품는 기대에 합당한 아름다운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LGBT와 성판매자는 사회의 지배적인 시각에서 성적 '정상인' 들의 울타리에서 쓸려나간 외부자로 인식된다는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의외로 함께 논의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이들을 '비정상성' 으로 묶어 함께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올바르' 지 않다는 문제제기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와 퀴어 이슈가 접점이 없이 완전히 별개의 것인 것처럼 인식되는 현상이 답답하기도 하죠.
단순히 성매매/노동이나 성산업 종사자들 가운데 성소수자가 있다는 사실 인지가 아니라,
이들에 대한 배제와 폭력을 더 긴밀하게 엮어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하는 점이 많이 고민되는 부분인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과 답답함을 잘 짚어주는 강의라서 기뻤습니다.
 
성매매와 퀴어를 빼고 세 번째 강의 주요 키워드를 꼽는다면 '에이즈, 그리고 낙인의 정치' 가 아니었나 싶어요.
현대의 HIV/AIDS는 적절한 조치가 동반된다면 관리가 가능한 질병으로 분류되지만,
그럼에도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에이즈를 두렵기 짝이 없는 '죽음의 병'으로 여겨지며 감염인들에게 사회적 낙인까지 부착되곤 합니다.
저에게 이룸의 세 번째 강좌는 한국의 맥락에서 에이즈 패닉과 그를 둘러싼 논쟁과 대응이
어떤 방식으로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와 성판매자를 적법한 시민 주체가 될 수 없는 주변인으로 몰아내는 데
주요한 계기 중 하나로 작동했는지를 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성매매 여성' 과 '동성애자' 는 둘 다 보건 정책의 관점에서 에이즈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기에,
역설적으로 AIDS/HIV 이슈가 이 두 집단에 대한 담론을 서로 만나게 해 주는 접점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강의는 1910년대 후반에 등장하여 주로 여성-학생간의 비 성애적이고 로맨틱한 관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던
'동성연애' 라는 용어가 어떻게 성적인 '난잡함','문란함' 과 연결되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이미지로 변화해왔는지,
그 흥미로운 과정을 간단하게나마 더듬어보는 것으로 초반부를 시작했습니다.
흔히 '동성애자'로 표상되는 비이성애자/트랜스젠더의 대표 인물형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몇 번의 큰 변화를 겪었고,
거기에 AIDS를 둘러싼 정치들도 중요하게 개입했음을 되짚어 볼 수 있었어요.
또한 성판매여성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국가의 정책이 어떻게 에이즈에 대한 경계와 관심과 공명했는지도
이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었고요. 강의를 들으며 이 두 집단의 계보를 주욱 따라가다 보니,
이 '리스크 집단' 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국가정책과 사회적 인식의 상호작용 속에
성판매자, 동성애자, HIV감염인에 대한 낙인이 "상호연쇄"를 일으키는 양상에 관하여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국가정책이 '매춘여성' 과 '동성연애자' 라는 성적 추방자들에 대해
완전한 방임도 적극적 통제도 아닌 자세를 취하게 되는 지점이었어요.
HIV감염인, 그리고 잠재적 ‘리스크 집단’ 으로서의 성판매여성과 LGBT인구들 그 중에서도 특히 바이와 게이 남성들이
비 시민이자 선량한 일반에 대한 위협이자 질병을 퍼뜨리는 숙주로 낙인찍히는 지점을 듣다 보니 여러 가지가 떠오르더라고요.
 LGBT이든 성판매여성이든 끊임없이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관리' 하려 하면서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는 인색한 정부의 태도라거나.
국가가 성산업에 미묘한 방식으로 줄곧 개입해 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요,
비이성애적 성애에 대해서도 그러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가는 오랫동안 공식적으로는 퀴어한 성애를 부인하고 한국 내에서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취급하며 은폐해 왔지만,
동시에 보건정책의 측면에서는 비이성애적 성적 실천의 지리적 분포와 추이를 주시하고 있었고
게이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감염인의 사례를 통해 남성 접객부의 명단 조사와 이들에 대한 항체반응 검사까지 지시하는 등
적어도 일부 부서에서는 상당한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또 다른 측면의 사실 역시 알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HIV/AIDS 관련 통계를 제외하면 LGBT 인구에 대한 제대로 된 국가 통계나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지금의 현실은,
아직도 이(우리!) '비정상인' 들이 시민이자 복지의 적법한 대상으로 간주되기보다는
건전한 사회를 위협하는 질병과 같은 위협적 존재라는 측면에서 더 많이 고려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니, 부적절한 존재로 간주되어 정책 수립 단계에서 배제되어 버리는 이 지점은
성판매자와 이성애 결혼 제도에서 비껴나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섹스 투어리즘에 의한 감염을 우려하여 내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 간의 성매매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루면서도
한국 남성의 해외 '섹스 관광' 과 AIDS의 연관성은 과소평가되는 양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심화되면서, 고객과의 관계에서 점유하는 낮은 위치 때문에
콘돔 사용요구를 하기 힘들었던 HIV 감염인 성판매 여성이 괴담 속의 '에이즈 테러리스트' 로 해석되는 사례도 같이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괴담으로 주조된 '사회에 복수하는 매춘여성'의 이미지는
이들을 혐오폭력에 취약하게 하는 연쇄 고리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하네요.
이와 같이 '피해자' 와 '가해자'의 위치가 뒤섞여버리는 지점을 알아가면서
'취약 집단' 과 위협적인 집단 혹은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가르는 선은 어디일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보호해야 하는 '정상' 핵가족과 이성애 남성 대 문란하고 부적절한 감염자와 '리스크 집단' 을 대립시키는 사고 체계를 효과적으로 뒤흔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어요.

 
이렇게 반짝이는 강의는, LGBT와 성매매의 만남의 지점을 탐색하는 것의 어려움을 돌이켜보며 마쳤답니다.
현실의 퀴어와 성매매가 국가 정책 속에서, 사회의 인식 속에서, 또 삶의 현장에서 항상 만나고 있는데도
담론이 그 지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를 새로이 숙고하게 하는 에너지 충만한 3강이었습니다.
끝까지 흥미롭게 또 차분하게 강연해 주신 박차 선생님과, 이렇게 멋진 강좌를 고민하고 기획해 주신 이룸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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