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성매매 후~’ 세미나 두 번째 후기!

8/19 퀴어+성매매 후~ 세미나 두 번째 후기
 
8월 19일, <퀴어+성매매> 후~ 두 번째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퀴어+성매매를 연결 짓는 두 개의 글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1. Martin S. Weinberg, Frances M. Shaver, Colin J. Williams, 샌프란시스코 텐더로인에서의 젠더화된 성노동(Gendered Sex Work in the San Francisco Tenderloin)
2. 이룸, 성적소수자의 성거래/경험과 인식에 대한 접근과 고민

 
 
첫 번째 글인 ‘Gendered Sex Work in the San Francisco Tenderloin’은
샌프란시스코의 텐더로인이라는 곳에서 남성, 여성, 트랜스젠더를 12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원문은 영어이지만 이룸의 자원활동가분께서 영한 번역을 해주셔서
저희의 이해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연구는 일의 영역, 성적 즐거움의 두 가지 대주제와 하위의 소주제들을 통해 성매매 공간의 노동과 경험을 다루고 있으며,
성매매의 젠더화된 측면을 살펴보는 데 있어 트랜스젠더라는 범주를 유효한 지표로 보고 있었습니다.
 
연구는 노동 조건, 제공하는 성적 서비스, 당사자의 감정이나 친밀한 관계 등 폭넓고 상세한 질문에 대한 통계 자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텐더로인이라는 지역의 성매매에서 나타나는 젠더적인 특성을 확인합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글을 읽어가며 각자에게 인상 깊었던 내용과 고민들을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 특정 신체부위를 애무 받는 것이 정체성을 확인하게 한다는 트랜스젠더의 답변을 통해
  전형적으로 젠더화된 신체의 특정한 부위들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성매매에 있어 남성, 여성, 트랜스젠더로서의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분석했는데,
   이러한 분석이 ‘진짜’ 유리하고 불리한 점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 통계를 통해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며,
    데이터 자체로도 다른 연구와 활동의 토대가 될 것이다.
–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질문을 받고, 이에 대답하는 것 말고 다른 방식으로 논의를 할 수 없을까.
   질문과 논의의 세팅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함께 모인 구성원들은 전반적으로 여성 젠더의 성매매 특성을 잘 짚어냈고,
통계와 분석을 통해 유용한 자료를 구축했다는 점
등에서 연구를 긍정적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트랜스젠더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은 점에 있어서는, 남성, 여성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다 면밀하게 분석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
을 나누었습니다.
 
나아가 세미나 속에서 퀴어+성매매를 직접적으로 연결한 첫 텍스트였던 만큼 이에 대해 왜 궁금해 하는지에 대한 자기 질문,
어떻게 소통을 할 수 있을지, 어떠한 방식의 운동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룸에서 쓴 소수자 성매매에 대한 글 '성적소수자의 성거래/경험과 인식에 대한 접근과 고민'을 읽었습니다.
 
앞선 글이 미국이라는 공간의 이야기였다면,
이 글에서는 한국 사회의 퀴어 커뮤니티와 성매매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고민들이 담겨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각자 활동을 하며, 글을 읽으며 느꼈던 고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화수분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나누었던 내용에 대해 아래에 조금 길게 적어보자면…
 
– 성소수자 성매매의 경우, 자신의 정체성과 커뮤니티를 확인하거나,
  정보를 교환하거나, 연애를 하는 것과 중첩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작동하는 차별과 낙인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어떠한 지점이 성노동 단체와 LGBT 단체의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싶다.
– 성매매에 대해, 개인의 욕구와 교환 등을 중심으로 질문을 구성해보고 싶다.
  모든 것이 거래 가능하다는 인식 하에서 성판매는 어떤 위치에 있는지?
– 이성애규범적 섹슈얼리티와 젠더 관점이 지배적인 담론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몸의 경험을 둘러싼 성매매의 다른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지.
  (이에 대해서는 지난 시간에도 언급된 <섹스화된 몸>을 보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 공간에서 이성애규범이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남성 성판매자의 경우 (텐더로인의 연구에서도 나타나듯)
  여성과는 다른 거래와 행위가 존재하는데, 이를 ‘똑같은’ 성매매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일지.

 
 지난 세미나에 이어 이번 모임에서도  다양한 이야기와 고민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며 2시간 넘게 계속되었습니다.
 여기에 다 적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두 번째 세미나를 진행한 시점에서  앞으로 이를 어떤 활동으로 연결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좀 더 구체화 해 보자는 것으로 이날의 이야기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활동이야기

절대강좌 : 퀴어+성매매 후속모임 성매매 세미나, 차차의 후기

소심한 아해의 세미나 스케치
 

2013 이룸의 절대강좌 <퀴어+성매매> 후~ 첫 세미나가 드디어 열리었습니다!
절대강좌와 관련한 소수자 성매매 문헌을 읽는 두 달 여의 여정이 시작된 것입죠~.
 
첫 번째 세미나에서는 다음의 세 개의 텍스트를 보기로 하였어요.
 
원미혜, ‘성판매 여성’ 섹슈얼리티의 공간적 수행과 정체성의 (재)구성
원미혜, 여성의 성 위계와 ‘창녀’낙인 : 교차적 작용을 중심으로
이현재, 성적타자가 인정되는 도시공간을 위한 시론-매춘여성의 몸과 섹슈얼리티를 중심으로

 
발제문을 읽으며, ‘여성이라는 타자와 성판매’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격한 토론을 진행하였지요.
맹목적으로 강의나 토론내용을 적는 버리고 싶은 강박적 습관을 가진 저였기에 이렇게 후기도 쓰게 되었는데요.
빼곡하게 적인 종이를 보니 대략 이런 내용들이 있네용.
 
성판매 여성 전반에 대한 낙인이 다양한 차별과 억압의 문제와 연결, 성판매 업종 내부의 위계와 낙인 존재,
성판매 여성에 대한 낙인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저항하는 가능성(노동조합이 있는 영국과 일본의 사례 등),
세 개의 텍스트가 성판매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등등.

 
으음. 좀 와 닿지 않네용. (거칠고 산만하지만) 원미혜씨의 텍스트 발제를 마치고 나눈 이야기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차례로 ‘조각조각’ 남겨봅니당.
 
– ‘창녀’ 낙인의 작용은 성판매 업종 내부에도 작동하는데 가령 룸사롱에서 집결지로 이동하기는 해도 집
결지에서 룸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집결지에서 일한 경험이 극비가 된다.
이는 자신의 혹은 특정 업종 내부의 노동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한편 ‘창녀’낙인은 여성 내부에서 낙인을 부정하고 회피하는 방식으로 드러난다. 그
래서 오히려 젠더 역할을 적극 수행하기도 하며, 낙인찍힌 정체성과 거리를 느끼게 한다.
또 한편으로 성판매 여성 스스로 ‘창녀’가 아니라 노동자 혹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점은 낙인을 부정한다기보다
낙인의 이데올로기적인 부분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다.

– 성판매 여성의 나이에 따라 자원이 달라지고 낙인이 쌓여가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체감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 나이에 따라 성판매 여성이(사실은 누구나 그렇다!) 맞서는 현실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

– 낙인은 다양한 범주와의 관계 속에서 시대에 따라 재구성되는데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현대에서는 능력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전에 예수가 죄없는 사람은 성판매 여성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고 한 말을 지금 한다면?
‘노력해서 능력 있으면 여성이 대통령되는 시대인데’ 라며 돌을 던질 것 같다.
(이 비유가 섬뜩하게 다가왔는데요, 과연 나에게 그런 질문이 던져진다면 어떻게 대답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닷.)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는 반면,
(여성의 몸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성애화/상품화되는 현실과 능력위주의 사회에서) 성판매 여성에 대한 낙인이 강화될 수 있다.
 
대략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섹스화된 몸>과 게하드 폴크의 를 보고
고민을 더 활활 불타오르게 하고픈 각자의 욕구를 확인하였지만,
게하드 폴크의 원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 구글 번역기를 어떻게 돌리면 번역이 잘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등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겨버리고 말았…;
 
이어서 ‘성적타자가 인정되는 도시공간을 위한 시론’ 텍스트를 보면서
‘성판매 여성이 아닌 ‘매춘 여성’이라는 용어를 쓴 의도가 무엇인가‘,
’글에서 ‘매춘 여성’의 범주를 ‘부르주아’ 계급의 결혼 여성과 대비하여 상정할 수 있는가‘,
’이 글에서는 대체 누가 매춘 여성인가‘, ’가정 내부와 외부를 넘나들고 있는 성판매 여성은 이 글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이성애 남성 시민은 ‘매춘 여성’을 금지했던 욕망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노골적이고 자연스럽게 욕망하고 있지는 않은가‘,
’필자 스스로 자신만의 기준에서 ‘매춘 여성’을 규정하고
‘매춘 여성’의 비규범적 이성애적 성적 수행을 단순하게 칭송하는 데에 그치고 있지는 않은가‘,
’글에서 남성 장애인 성구매자에 대한 성판매 여성의 자긍심을 부각시킬 때 장애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어떻게 언어화될 수 있는가‘,
’인정의 구체적인 내용이 이 텍스트 내에서 이해가능한가‘ 등 무수한 질문이 쏟아지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격한 토론을 진행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가버리고 말았지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음 세미나를 기약할 수밖에 없었어요.  
다음에는 ’트랜스젠더‘와 성매매와 관련한 텍스트로 세미나를 진행하기로 하였답니다.
 
이상 원하는 만큼 전달하지 못해 자괴감에 쩔고 그래서 아쉽고 뭐 그렇다는 소심한 아해였습니다.
 
 

활동이야기

절대강좌 : 퀴어+성매매 후속모임 공지

퀴어+성매매, 후~
 
7월 15일(월) 저녁 7시
 
장소 용두동 232-12(이룸 삼실)
 
– 퀴어+성매매 강좌, 내 맘에 확 들어온 주제
– 이룸의 소수자 성매매
– 세미나 과정 만들기

02.962.6279 e-loom.org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이룸]

공지사항

물음표, 궁금, 그리고??? ㅡ 절대강좌 6강 후기

절대강좌 대단원의 막을 장식한 한채윤님의 강의!
차별과 피해 말고 낙인을 비롯해, 아무도 더이상 건드리지 않는 것들을 짚어보면 좋겠다며,,
많은 화두들을 던져주셨네요,,

강의를 들은 OOO 님이 후기를  보내오셨어요~(이루머가 적은 게 아님미다,,ㅋ)

6강 6/24(월)은
공포의 정치 거부하기 : 성소수자/성판매 여성의 차별경험의 공통점과 삶의 권리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채윤님의 강의였습니다.

이제 OOO님의 쌈박한 후기 소개합니다~^^

모두가 물어봤다.
“강의 어땠어요?”
나는 바로 대답했다.
“좋았어요.”
대답하자 사람들의 표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 덧붙여서 조금 더 말했다.
“저의 좋았다는 의미는 저가 강의를 들으면서 몇개의 물음표가 제 머리속에 떠올랐냐는 의미에요.”
그제서야 사람들은 조금 이해가 간다는 표정이다.

실제로 강의를 들으면서 손바닥만한 페이퍼에 앞뒤로 4장 정도 빼곡히 질문만 적었다.
채윤씨에게 질문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나에게도 질문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또 함께 듣는 사람들의 의견도 궁금했다.
아쉽지만 나의 물음표들은 모두에게 공유되지는 않았다.
 
글쓴이는 동성애자 인권 운동을 하고, 또 HIV/AIDS 인권 운동을한다.
강의를 들으면서 성노동(이라고 나는 쓴다.)을 하는 피해자(라는 말이 아직도 입에 잘 붙지는 않지만.)들을
동성애자 혹은 HIV/AIDS 감염인과 오버랩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강의에 물음표가 많아졌다.
 
성매매도 성노동도 성판매도 어떤 용어를 사용하던지 중요하지 않다.
그렇지만 왜 사람들은 단지 단어를 선택함으로써 나와 ‘다른’ 사람들을 구분짓는 걸까?
이것이 우리가 동성애자를 ‘다른’ 사람으로 구분짓는 것과 어느 지점이 다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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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후기가,, 후속모임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게 하네요~^^
후속모임 첫 만남의 날은 7월 15일 월요일 저녁 7시 입니다.(장소 추후 공지 예정)

활동이야기

젠더를 넘어선 언어로 이태원 속 트랜스젠더의 삶을 만나다 – 절대강좌 5강 후기

루인님의 강의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백만불짜리 강의^^
성매매 논의에서 보다 확장해서 생각할 것들을 확실히 보여주셨어요,,

강의를 들은 차차님이 후기를  보내오셨어요~

5강 6/17(월)은
특정하게 소비되는 젠더의 지위 : TG 여성의 성판매 경험에서 드러나는 성매매의 공통된 함의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루인님의 강의였습니다.

이제 차차님의 후기 시작합니다~

<젠더를 넘어선 언어로 이태원 속 트랜스젠더의 삶을 만나다>
 
 
후기를 쓰기 까지 많이 머뭇거리게 됐던 것 같다.
‘특정한 상황’이 내 몸에 체화되지 않은 만큼 몸이 반응하기 까지(후기를 쓰기까지)생각을 한다고 누군가가 그러던데,
내 상태가 딱 그랬던 가보다. 강의를 들을 때마다, 내 몸 안의 기억들과 언어들은 뒤죽박죽 재배치되고 경합하기 일쑤였으니.
 
내가 요즘 주로 몸담고 있는 공간이 성폭력 상담 기관인데,
오히려 성별화된 구도의 서사들(주로 여성피해자, 남성가해자)을 접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안에서 젠더 그 자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거나 활동으로 풀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저 젠더 그 자체가 비대칭적이라는 것을 무수히 확인하고,
피해/가해자 가운데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이 있고,
피해자 중에 성판매 여성이 있는 경우 이런 식으로 상담소로 접수된 사건 중 하나로 인식하기도 했었다.
성별화된 피해/가해자 구도와 그 역할이 오히려 성폭력 통념이나 국가의 성폭력 안보정치에 공모하며
성역할을 강화하는데에 기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가 항상 내 화두지만
고민만 무성히 쌓아가고 있는 요즘이었다.
또한 우연한 기회에 섹슈얼리티 교육을 하기도 했는데,
한국에서 ‘트랜스젠더=하리수’라고 인식되는 것을 깨뜨리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생각할 때에도,
그저 하리수씨와 같은 MTF 트랜스여성이나 FTM 트랜스 남성 등 특정 존재의 가시화나 자신의 젠더 표현이나 실천을
어느 정도 상대화해보는 작업을 해도 항상 트랜스젠더는 수술이라는 의료조치와 연결된 설명이 잘 안되면서
타자화 된다는 점에 답답함도 있었다.
 
이외에도 내 나름대로 트랜스젠더라는 명명과 관련한 다양한 혼란과 답답함이 있었는데,
루인님의 강의는 트랜스젠더라는 개념-구체적인 특정 사건과 함께 작동하는-을 통해
젠더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의 축을 다양하고 섬세하게 세우기에 좋은 자극이 되었다.
트랜스젠더나 성판매/성매매라고 명확하게 눈에 보이는 언어 개념은 개념을 발화하는 사람에 따라
이를 명명하는 과정 속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누구도 그 개념의 담지자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나 또한 루인님이 강의 초반에 언급하셨던 것처럼 ‘트랜스젠더, 성매매에 대해서 모른다’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는 전에 이태원의 한 클럽에 우연히 갈 일이 있었고, 그곳에서 일하는 트랜스젠더 언니들을 만났다.
(“호르몬이나 맞아. 이년아”라고 서로 농담을 던지며 공연 준비를 하는 언니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웃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나는 이태원에 처음 갔었고, 거리 곳곳 검은색 바탕에 트랜스젠더라는 글씨만 새겨진 간판이 눈에 들어왔는데,
이태원이니까 가능했을 것 이라는 어렴풋한 추측을 했지만 그런데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영업이,
그 안에서 트랜스젠더 언니들의 삶이 이어져왔는지 궁금증만 가지고 있던터였다.
 
이 경험을 먼저 언급한 이유는 루인님의 강의에서 이태원이라는 지역/공간을 중심으로
과거부터 트랜스젠더 여성에 초점을 맞춰 ‘특정하게 인식, 기록, 소비된’ 긴 역사적 재현물을 통하여
‘고민의 초석’을 마련해주셨다는 생각 때문이다.
루인님은 이에 앞서 '트랜스젠더라는 명명이 미국에서는 젠더 규범에 맞지 않는 사람으로 해석되는데에 비해
한국에서는 의료조치를 하는 사람으로 유통되어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젠더 자체, 여성 범주 자체를 재사유할 토대로 성매매를 논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의 이미지는 이태원이라는 공간의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존재라고 인식된다는 점,
가장 많은 트랜스젠더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떠올리는 지역이 이태원의 트랜스젠더 업소라는 점’
그럼에도 ‘성매매 논의에서 트랜스젠더는 사실상 없다’는 현실을 지적해주셨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루인님은 이태원에서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트랜스젠더의 어떤 삶의흔적이 있는지 다양한 재현물을 통해서 추적한 결과를 전달해주셨다.
 

이 외에도 루인님은 소중한 고민지점들을 많이 던져주셨는데,
이 지면에 담아내지 못한 데에 아쉬움과 강의 내용을 소화하기에는
턱없이 자신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끼며 많은 공부가 필요하겠다 싶었다.
루인님의 강의 자체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태원이라는 공간 속 국가/정부의 젠더 관리 기획,
그 안의 트랜스젠더/비트랜스젠더의 삶, 그들의 성판매/성노동에서 읽히는 사회적 구조와 다양한 의미 등
다양한 길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복잡하고 섬세하게 푹 빠져들어 만나는 여행을 하고 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이 강의는 성매매 안에서 트랜스젠더의 삶과 언어가 부재했던 그간의 이유에 대하여,
소위 한국적 의미에서 트랜스젠더라고 인식되는 존재의 삶과 물리적 거리보다
내 스스로 인식적인 심적인 거리가 있는 이유에 대해 조금 더 숙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젠더를 넘어선 언어로 이태원 속 트랜스젠더의 삶을 만나게해주신
루인님의 훌륭한 강의에 비해 허접한 후기라 모두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감사를 전한다.
 

활동이야기

성매매 안의 다양한 삶의 맥락 – 절대강좌 4강 후기

원미혜님의 강의는 10년 묵은 체증을 풀어주기도,, 마음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했지요~
여성주의자들도 넘어서기 꽤나 힘들 수밖에 없는 성매매에 대한 이분법의 세계를 종으로 횡으로 넘나드셨다지요^^

강의를 들은 남쌩님이 후기를  보내오셨어요~

4강 6/10(월)은
이원화된 법제화 논의를 넘어서 : 경계를 두드리는 소수자의 질문들
막달레나-용감한여성연구소 원미혜님의 강의였습니다.

이제 남쌩님의 후기 시작합니다~

 

 

예전에 성매매/성노동과 관련한 세미나를 진행할 당시, 원미혜 선생님의 글을 처음 접했습니다. 선생님의 몇몇 글만 접해본 저는 이번에 듣게 될 강좌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인상적으로 읽은 글의 필자를 보는 일은 언제나 두근두근한 일이니까요.

 

원미혜 선생님의 강의는 용산 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이 찍은 사진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에게 용산집결지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유리방뿐이었습니다. 사진들에는 장독대, 냄비 등 각종 살림살이들이 사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유리방의 모습은 냄비 뒤에 언뜻 비칠 뿐이었습니다. 용산이라는 공간은 여성들의 일터일 뿐만 아니라 삶의 공간이기도 하다는 것, 제가 가지고 있는 성매매에 대한 이미지는 정말 '이미지'일 뿐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진을 본 이후 본격적인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강의시간 내내 성매매 여성 내부의 다양성과 여성들의 행위성, 성매매에 대한 이미지와 현실의 괴리를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의 페미니즘에서 성매매란 '성 상품화'의 극단으로만 여겨졌다면서 이러한 관점의 함정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성매매 여성을 성 상품화에 부응하는, '인식 없는' 여성으로 보아 또 다른 낙인을 찍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성매매 여성을 소수자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비공식적인 남성문화, 남성 질서에 편입된 여성을 소수자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막연히 성매매 여성을 소수자로 생각해왔던 저는 이 질문에 조금 당황했습니다. 성매매여성은 성적 위계질서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소수자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이 뒤이었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성매매 여성의 이중적이고 갈등적인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중적이고 갈등적인 위치는 '여성성'에 대한 태도에서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가정동네' 여성으로 표현되는 규범적인 여성에 대한 무시가 드러났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을 '성적인 오점'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여성적인 특정 행위를 통해 만회하려는 시도도 강의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강의시간 내내 성매매를 단순화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의에서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집결지'라는 공간의 의미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강의에 따르면 많은 여성들이 집결지를 들락날락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집결지는 떠나고 싶은 공간이면서도 그나마 인적인 네트워크와 자원이 있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가정동네'와 비교하여 집결지를 "나를 가장 알아주는 곳"이라고 한다는 점에서 낙인으로부터 더 자유로운 곳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원미혜 선생님은 주거권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저 역시 주거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보통 주거권이라고 하면 경제적인 요소만을 생각했습니다. 오르는 땅/집값과 그것을 살 수 없는 보조금, 외곽으로 내몰리는 사람들 등. 이런 이미지만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원미혜님 강의를 듣고 나서는 과연 경제적 보상의 문제란 무엇일까? 기존의 인적 네트워크가 모두 파괴되고, '낙인'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상황에서 산다는 것은 주거권과 상관이 없는 문제인가 등 여러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기존의 주거권이 매우 경제적인 요소만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강의에 앞서 보여주신 사진들이 떠올랐습니다. 그 사진들에는 용산 철거민들의 사진도 상당수 있었는데 용산의 여성들에게 철거민들의 투쟁은 어떻게 인식되었을까 역시 궁금해졌습니다.

 

이번 강의는 '성노동'과 '반성매매'로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던지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강의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인 현실에 기반한 대안의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성매매' 내부의 다양한 삶의 맥락들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좋은 강의를 준비해주신 원미혜 선생님께도, 기획해주신 이룸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활동이야기

엮어보고 짚어내고 뒤흔들기 – 절대강좌 3강 후기

박차민정님의 강의는 숨은 보석을 찾은 기분 이랄까요~!! 
계보학이라는 흥미로운 방법으로 성매매 여성들과 lgbt들에게 덧씌워진 aids 공포의 정치를 살펴봤습니다.

강의를 들은 이브리님이 후기를  보내오셨어요~

3강 6/3(월)은
비정상인들의 계보학 : '매춘'여성,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제의 형태
숙명여대 강사, 퀴어락운영위원이신 박차민정 선생님의 강의였습니다.

다들 후기를 길게 무지 정성껏 써주시네요^^,, 그래서 강의 내용이 정말 잘 정리되는 후기 입니다. 
이제 이브리님의 후기 시작합니다~

2013년 이룸 절대강좌를 듣는 분들은 어떤 면면을 지니고 계실까요? 강좌를 듣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각자의 이유와 기대가 다르겠지만, 눈에 확 띄는 제목에 이끌려 신청하기를 누르신 분들이 적지는 않을 듯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 + 성매매> 라니, 이 얼마나 멋진 제목이에요.
박차민정 선생님의 절대강좌 세 번째 강의도 『비정상인들의 계보학: 매춘여성,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제의 형태』라는,
이에 못지않게 멋진 제목이라 많이 기대를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목을 보고 품는 기대에 합당한 아름다운 강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LGBT와 성판매자는 사회의 지배적인 시각에서 성적 '정상인' 들의 울타리에서 쓸려나간 외부자로 인식된다는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의외로 함께 논의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이들을 '비정상성' 으로 묶어 함께 논의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으로 올바르' 지 않다는 문제제기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와 퀴어 이슈가 접점이 없이 완전히 별개의 것인 것처럼 인식되는 현상이 답답하기도 하죠.
단순히 성매매/노동이나 성산업 종사자들 가운데 성소수자가 있다는 사실 인지가 아니라,
이들에 대한 배제와 폭력을 더 긴밀하게 엮어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하는 점이 많이 고민되는 부분인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과 답답함을 잘 짚어주는 강의라서 기뻤습니다.
 
성매매와 퀴어를 빼고 세 번째 강의 주요 키워드를 꼽는다면 '에이즈, 그리고 낙인의 정치' 가 아니었나 싶어요.
현대의 HIV/AIDS는 적절한 조치가 동반된다면 관리가 가능한 질병으로 분류되지만,
그럼에도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에이즈를 두렵기 짝이 없는 '죽음의 병'으로 여겨지며 감염인들에게 사회적 낙인까지 부착되곤 합니다.
저에게 이룸의 세 번째 강좌는 한국의 맥락에서 에이즈 패닉과 그를 둘러싼 논쟁과 대응이
어떤 방식으로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와 성판매자를 적법한 시민 주체가 될 수 없는 주변인으로 몰아내는 데
주요한 계기 중 하나로 작동했는지를 짚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성매매 여성' 과 '동성애자' 는 둘 다 보건 정책의 관점에서 에이즈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기에,
역설적으로 AIDS/HIV 이슈가 이 두 집단에 대한 담론을 서로 만나게 해 주는 접점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강의는 1910년대 후반에 등장하여 주로 여성-학생간의 비 성애적이고 로맨틱한 관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던
'동성연애' 라는 용어가 어떻게 성적인 '난잡함','문란함' 과 연결되고 '선량한'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는 이미지로 변화해왔는지,
그 흥미로운 과정을 간단하게나마 더듬어보는 것으로 초반부를 시작했습니다.
흔히 '동성애자'로 표상되는 비이성애자/트랜스젠더의 대표 인물형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몇 번의 큰 변화를 겪었고,
거기에 AIDS를 둘러싼 정치들도 중요하게 개입했음을 되짚어 볼 수 있었어요.
또한 성판매여성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국가의 정책이 어떻게 에이즈에 대한 경계와 관심과 공명했는지도
이와 연결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었고요. 강의를 들으며 이 두 집단의 계보를 주욱 따라가다 보니,
이 '리스크 집단' 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국가정책과 사회적 인식의 상호작용 속에
성판매자, 동성애자, HIV감염인에 대한 낙인이 "상호연쇄"를 일으키는 양상에 관하여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국가정책이 '매춘여성' 과 '동성연애자' 라는 성적 추방자들에 대해
완전한 방임도 적극적 통제도 아닌 자세를 취하게 되는 지점이었어요.
HIV감염인, 그리고 잠재적 ‘리스크 집단’ 으로서의 성판매여성과 LGBT인구들 그 중에서도 특히 바이와 게이 남성들이
비 시민이자 선량한 일반에 대한 위협이자 질병을 퍼뜨리는 숙주로 낙인찍히는 지점을 듣다 보니 여러 가지가 떠오르더라고요.
 LGBT이든 성판매여성이든 끊임없이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관리' 하려 하면서도
이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는 인색한 정부의 태도라거나.
국가가 성산업에 미묘한 방식으로 줄곧 개입해 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요,
비이성애적 성애에 대해서도 그러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국가는 오랫동안 공식적으로는 퀴어한 성애를 부인하고 한국 내에서 있을 수 없는 것으로 취급하며 은폐해 왔지만,
동시에 보건정책의 측면에서는 비이성애적 성적 실천의 지리적 분포와 추이를 주시하고 있었고
게이바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감염인의 사례를 통해 남성 접객부의 명단 조사와 이들에 대한 항체반응 검사까지 지시하는 등
적어도 일부 부서에서는 상당한 지식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또 다른 측면의 사실 역시 알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HIV/AIDS 관련 통계를 제외하면 LGBT 인구에 대한 제대로 된 국가 통계나 연구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지금의 현실은,
아직도 이(우리!) '비정상인' 들이 시민이자 복지의 적법한 대상으로 간주되기보다는
건전한 사회를 위협하는 질병과 같은 위협적 존재라는 측면에서 더 많이 고려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강의를 듣고 나니, 부적절한 존재로 간주되어 정책 수립 단계에서 배제되어 버리는 이 지점은
성판매자와 이성애 결혼 제도에서 비껴나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섹스 투어리즘에 의한 감염을 우려하여 내국인 여성과 일본인 남성 간의 성매매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다루면서도
한국 남성의 해외 '섹스 관광' 과 AIDS의 연관성은 과소평가되는 양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심화되면서, 고객과의 관계에서 점유하는 낮은 위치 때문에
콘돔 사용요구를 하기 힘들었던 HIV 감염인 성판매 여성이 괴담 속의 '에이즈 테러리스트' 로 해석되는 사례도 같이 살펴보았습니다.
이렇게 괴담으로 주조된 '사회에 복수하는 매춘여성'의 이미지는
이들을 혐오폭력에 취약하게 하는 연쇄 고리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하네요.
이와 같이 '피해자' 와 '가해자'의 위치가 뒤섞여버리는 지점을 알아가면서
'취약 집단' 과 위협적인 집단 혹은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가르는 선은 어디일까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보호해야 하는 '정상' 핵가족과 이성애 남성 대 문란하고 부적절한 감염자와 '리스크 집단' 을 대립시키는 사고 체계를 효과적으로 뒤흔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는 계기도 되었어요.

 
이렇게 반짝이는 강의는, LGBT와 성매매의 만남의 지점을 탐색하는 것의 어려움을 돌이켜보며 마쳤답니다.
현실의 퀴어와 성매매가 국가 정책 속에서, 사회의 인식 속에서, 또 삶의 현장에서 항상 만나고 있는데도
담론이 그 지점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지를 새로이 숙고하게 하는 에너지 충만한 3강이었습니다.
끝까지 흥미롭게 또 차분하게 강연해 주신 박차 선생님과, 이렇게 멋진 강좌를 고민하고 기획해 주신 이룸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활동이야기

구호를 넘어서는 말하기 – 절대강좌 2강 후기

정희진님, 웃음코드로 강의를 열어서 이룸에 대한 폭풍같은 지지와 알쏭달쏭 고민거리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으하하.
강의를 들은 밀사님이 후기를  보내오셨어요~

2강 5/27(월)은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숭배와 혐오 : 성판매여성에 대한 형벌로서의 혐오범죄
여성학 강사,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이신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였습니다.

후기가 초큼 긴데요,, 그래서 강의에 대한 부분만 색깔 글씨로 올릴게요,, 이제 밀사의 후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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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의 활동가 밀사입니다. 선생님께서 강의 중간에 반은 우스갯소리로 '20대 분들은 성매매를 둘러싼 운동 안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는데, 네 그 사람이 저입니다! 아이고. 부끄럽네요.
지지에 들어가 활동을 시작한 지도 어느새 햇수로 3년째, 이제 겨우 만 2년을 꽉 채울락 말락이네요. 그동안 뭐 제대로 한 것도 없는데 고민에 고민만 거듭하다 여기까지 흘러왔어요. 활동을 시작하기 전의 전 뭐 개풀 아는 거 하나 없는 그야말로 백지 상태였어요, 성노동과 성매매, 성산업 문제에 대해서 말예요. 이후 무작정 부딪히고 실수하고 사고 치고 흐트러지고 (그러니까 마치 술게임을 일단 거듭 지고 마셔가며 배우는 것처럼) 그러는 동안, 성매매를 사유하는 저의 태도나 가치체계, 인식틀, 이런 것도 파도처럼 쌓이고 무너지고 휩쓸리고 다시 덩어리로 엉겨들기를 반복했어요. 그야말로 격랑의 시기였다고나 할까요. 앞으로도 딱히 다르지 않을 것 같긴 해요. 운동을 한다는 게 또 그래서 매력적인 거 아니겠어요?
 
아아, 정말이지 다들 공감하시겠지만 성매매 문제는 진짜 너무 어려워요. 뭐랄까 최종보스 느낌 나고 막 그래요. 어려우니까 이번 이룸 강의도 신청하시고 그러신 거겠지요? 저도 그래요. '성노동 운동은 반성매매 운동이랑 반대편 아니야? 왜 성노동 운동 활동가가 이룸 강의를 듣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혹시 계시려나 싶기도 한데요, 저의 경우 뭣도 모르던 활동 초기에는 은연중에 반성매매의 이야기를 미워하는 마음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성노동 운동과 반성매매 운동이 결국은 같이 가야 하고, (솔직히 개인적으론 성노동/반성매매 이렇게 갈라진 '진영'으로 인식되는 것도 너무 싫어요) 오랜 시간 소통을 깊이 쌓아 나가며 많은 활동들을 함께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동안 많은 선배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활동하고 언니들과 함께 하시며 쌓아 온 날카로운 현실 인식과 성산업의 지형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연유로 그런 고민들을 나누고 함께 공부를 하고 싶어 이룸의 강좌를 신청한 것도 있고요, 무엇보다도 퀴어와 성매매의 이야기를 하나의 윤곽으로 묶는다는 그 자체가 너무 기쁘고, 기대되고, 흥미로워서, (한국에서도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등을 비롯한 상당수의 성소수자들이 성노동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성매매 의제도, 성소수자 의제도, 결국은 사회가 사람들에게 정형화된 정체성과 역할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으며, 그것을 이탈한 사람들을 어떠한 방식으로 단죄하며 주변부로 밀어내 왔는가의 문제에서 같은 줄기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지체 없이 강좌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건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어요. 이제 겨우 3분의 1 들은 거지만 정말로 그런 생각이 막 들어요.
 
2강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는요, 정말로 숨가빴어요. 선생님께서는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를 그야말로 쏟아붓듯이 풀어내셨고요
(어느 정도였냐면, 선생님 강의를 실시간 녹취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 정도였어요),
전 맨 앞자리에 앉아서 강의 듣느라 사실 뒤의 분들을 잘 보진 못했는데,
강의실에 계신 분들 각각의 미묘한 긴장감과 달뜬 마음 같은 것들이 등 뒤에서 막 느껴지더라고요.
선생님 입담이 너무 좋고 재밌으셔서 몇 번을 폭소했는지 몰라요. 정말로 즐겁게 들었어요.

그런데요, 신기한 건요, 그렇게 유쾌하고 즐거운 와중에 한편으로 가슴 한 켠이 묵직하게 찡한 게 있었다는 거예요.
선생님께서 강의 듣는 동안에 필기 하지 말라고 그러셨는데, 막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오해해서 듣고 그걸 그대로 적는다고,
근데 저는 그냥 막 제멋대로 이것저것 필기하고 그랬거든요. 으헝. 아깝잖아요, 좋은 말씀 많이 들려주시는데.
아무튼 그 묵직하고 찡한 게, 처음에 선생님 말씀 받아들으며 적었던 몇 문장에서 비롯한 바도 있는데,
"제가 (제 삶에서) 소수자성을 느끼게 되는 측면은 저의 '관심사'예요.", "저는 저에게 '독특하다'고 말하는 게 정말 싫어요."
그리고 "모든 인식은 희망이고 투사죠. 그러니 진리는 없는 것 아니겠어요." 가 바로 그것이었어요.
아마도 이 말씀들이 제 개인적인 맥락에서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는 우리가 성매매를 사고할 때 기본적으로 담지해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매매 문제를 자신의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일 때 어떻게 해야 최대한 왜곡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배우며 커다란 얼개를 잡아보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선생님께서는 이에 대해 두 가지 전제를 제시하셨어요.

하나는, 성매매에 대한 총론이나 일반론은 있을 수 없다는 것.
성매매는 남성중심주의-이성애주의-가부장제의 연속선상에 존재하는 것이자 그 자체이기도 하기에,
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너무 많고 다양해서 사건 자체를 일일이 다루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성매매를 바라볼 때 시작점을 근절, 반대에 두면 안 된다는 것.
대신 성매매 안팎의 구체적인 상황의 문제를 보아야 한다는 것.
"성매매 근절"이라는 표현이 가능해지는 그 자체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흐름을 먼저 잡은 뒤, 이 안팎으로 정말 많은 이야기를 이끌어가셨어요.
노동을 '목적의식적으로 대상을 변화시키는 행위'라 규정짓는 것이 여성의 일을 포함,
얼마나 많은 노동과 노동성을 배제시켰는지에 대한, 마르크스의 노동론에 대한 비판,
흔히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으로 우리네 노동이 쉬이 분리되는 '몸과 마음의 이분법'에 대한 비판,
더불어 남성의 노동은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으로 분리되는 한편 여성의 노동은 사실상 '어느 부위를 얼만큼 파느냐',
곧 노동할 때 몸의 성애화를 얼마만큼 요구받는가의 문제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처한 계급이 낮을수록 여성의 몸은, 여성은 더욱 급격하게 성애화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셨어요.

 
"성판매 여성에 대한 숭배"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제가 늘 고민하던 주제였는데,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고민이 좀 더 명료해진 기분이 들어 기뻤어요.
그 숭배는 성판매 여성을 '구원의 대상', '동정의 대상'으로 인식할 때 생겨난다는 것.
한편으로 '해방된 여자'에 대한 숭배도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이는 페미니스트 숭배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 등등.
"성판매 여성에 대한 숭배 없이 문학과 영화는 존재하지 않았어요." 라고 말씀하실 땐 뭔가 마음이 복잡한 한편 통쾌한 기분이 들면서,
알쏭달쏭한 가운데 가슴 속이 확 시원해지는 기분이었어요.
남성들의 성판매 여성을 향한 혐오는 언뜻 그녀들을 곧장 향한 것처럼 보여지지만, 결국엔 자기연민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서는
'가부장제는 남성의 무능을 야기하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함으로써 유지되는 체제'라는 제 오랜 생각을 떠올려냈어요.

 
또한, 어떤 대상을 향한 혐오와 숭배는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 대상을 '누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의 문제.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합의한 상식'인 이데올로기, 그것을 사회가, 사람들이 수용했을 때, 안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어떤 대상을 향한 혐오와 숭배, 호와 불호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죠.
그리고 어떤 대상을 향한 혐오(+숭배)가 발생하고 그것이 사회적 문제로 기능할 때,
이것을 운동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고민하고 대응하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셨어요.

첫번째는, 혐오/숭배, 호/불호의 현상 이전의 기본 담론을 건드리는 것. 그런데 이는 근본적인 만큼 어렵고 위험하단 것.
두번째는, 일단 혐오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처하는 것. 그런데 이에 너무 집중하게 되면 다른 타자화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

운동이란 것은 결국 이 두 사이를 위태롭게 넘나들며 조율의 자리,
가장 효과적으로 정확하게 문제적 대상/현상을 타격하느냐의 문제일 텐데, 어떻게 첫번째의 방법을 전략적으로 구성하고 실천할지,
어떻게 두번째의 방법을 타자화와 자가당착의 함정에서 비껴가며 운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결국, '차이를 누가 결정하는가'의 문제라는 것. "누가" 주체인가. 누가 이 기준을 정하고, 강요하는가.
'차이가 차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차이를 결정한다는 것.
여기서 '나'를 초월적 주체로 상정하고 타자들을 어떤 '이름'으로 규정하느냐의 문제.
성판매 여성과 나 사이에 뭐가 그리 차이가 있는가, 넘어서서 그게 '왜' 차이인가, 질문해야 한다는 것.
선생님께서는 "질문에 답하지 말라, 질문에 질문하라."는 말씀으로 강의를 마무리하셨습니다.
 
선생님의 강의 중 저에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역시 '성노동'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이었어요.
제가 성노동 운동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듣게 된 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는 '성판매 여성들이 하는 일은 당연히 노동이다.
그런데 이것을 '성노동'이라고 명명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노동 방식과 개념에 포섭되려는 시도에는 반대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예전에 읽었던, 선생님께서 한겨레 토요판에 기고하신 '생존자라는 말도 싫어요 내가 죽다 살아났나요?'라는 글이 생각났어요.
이 글의 마지막에서 선생님께서는 "나는 성 판매가 기존의 노동 범주에 포함되기보다는 노동 개념의 변화를 촉진하는, 새로운 문제제기의 언어가 되기를 바란다. 대다수 민중에게(나에게) 노동과 폭력, 괴로움의 경계는 뚜렷하지 않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진실로 동감했던 기억이 나요. 이것은 저의 오랜 화두이자 고민이기도 하거든요.
폭력의 문제와 노동의 문제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 노동 개념도 인권 개념도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무너지고 재구성되는 가변적 개념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늘 있어 왔고, 그렇다면 내가 '성노동'을 고민할 때 이 담론을 앞으로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까, '성노동은 노동이다'라는 구호를 넘어 성노동 운동을 하는 주체들이 말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고민이 지금도 있지요. '성노동'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듣는 시간은, 다시금 저의 고민을 찬찬히 차분히 되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정희진 선생님의 강의는 저에게, 제가 이제껏 들어본 모든 강의들을 통틀어 가장 즐겁고 명쾌한 한편 깊은 먹먹함이 여운으로 남은, 그런 강의였어요. 이런 표현을 섣부르게 쓰는 것은 굉장히 외람된 일이지만, 정말 선생님의 많은 말씀에 공감했고, 이 공감은 단순히 제 생각과 가치관을 넘어, 겹겹이 쌓여 저란 존재를 이루고 있는 총체적인 시간, 기억의 영역까지 건드린 것이었어요. 더불어 제가 하는 운동, 나아가 제가 하는 운동에 맞닿은 다른 운동들 (사실상 '모든 운동'들이겠죠) 에 대한 고민을 보다 날카롭게 벼릴 수 있었던, 그 의욕을 다시금 단단히 다잡게 했던, 그런 감동적인 강의였습니다.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이런 멋진 강의를 듣게 될 수 있었다는 데에, 정희진 선생님 그리고 이룸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성매매', 다음 강좌도 정말정말 기대되어요! 학교 다닐 땐 출석도 제대로 안 하고 과제도 시험도 내팽개치는 놈팽이였던 저이지만, 남은 네 강좌도 정말 열심히! 안 빠지고 끝까지! 들을 거여요. 절 보시면 반갑게 인사 나누어주세요. 6월 한 달 계속될 이룸 절대강좌에서도 물론이고, 앞으로도, 우린 언제든 또다시 스치고 만나고 악수하고 얼싸안을 수 있을 테니까요.

활동이야기

“무수히 헤매도 좋다”라고 읽는다 – 절대강좌 1강 후기

강의에서 만난 분들 넘넘 반갑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들은 선의님이 후기를 나눠 주셨어요~

지난주, 그러니까 5월 20일,
이룸 절대강좌가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 성매매> 라는 이름으로 첫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1강 – 성매매 현장에서 담론이란 : (반)성매매 담론 확장하기와 당사자 목소리 드러내기
대구여성인권센터-성매매피해상담소‘힘내’ 에서 십년 동안 활동하신 신박진영님의 강의였습니다.
 
첫 운을 떼실 때부터 뒤풀이 자리까지,
우리 모두 정말 고민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셨는데요,, 흥미롭고 흥분되는 첫 강의였습니다~

이제 선의의 후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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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의 habe0113@gmail.com

 
벌써 몇 해 전 일이다. 2010년 초, 내가 활동하는 한국레즈비언상담소로 어떤 제보가 들어왔었다.
레즈비언 커뮤니티 사이트의 업소광고 게시판에 성매매 출장안마 광고가 올라왔는데,
상담소에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실제로 해당 광고를 클릭해서 들어가보니, “2○세, 펨/부치” 식으로 소개를 단 사진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사이트 구석의 작은 채팅창에서 어떤 서비스가 얼마인지 설명해주고 있었다.
(성판매자가 레즈비언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성판매자의 성정체성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지만)

레즈비언 커뮤니티 안에서 레즈비언을 대상으로 성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
그리고 레즈비언인권운동단체로서 이에 대한 ‘어떤 조치’를 요구 받고서, 상담소 활동가들은 고민에 빠졌다.
어떠한 개입이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담소가 개입해야 하는 일인지 아닌지부터
성매매에 대한 시각 차이를 보이며 토론했었고,
인터넷 상의 성매매 광고 하나에 들썩이는 레즈비언 커뮤니티의 반응 역시 꽤 흥미로운 것이었으며,
성판매자는 잠시 별론으로 두더라도 레즈비언 섹스를 구매하는 레즈비언 구매자의 신상이
성산업에서 ‘안전’한 것이 아닐 것이라는 짐작까지 여러 각도에서 이야기가 이루어졌었다.

얼마 후 해당 광고는 사라졌고, 상담소 활동가들의 고민도 그쯤에서 멈췄다.
하지만 그 후에도 레즈비언 커뮤니티 안팎의 성매매와 교차되는 장면들에서
목엣가시처럼 고민을 소화하지 못하고 지나온 지점들이 생겨났고,
이런 답답증 덕분에 이룸에서 마련한 이 강좌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이번 이룸의 절대강좌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성매매”에서
사실 나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에 시선을 오래 두어가며 제목을 읽고 있다.
‘퀴어+성매매’의 모습이 특별할 것은 없지만,
이를 어떻게 언어로 담아내야 할지 모르겠기에 나는 자꾸 이를 특별한 범주로 여겨온 것 같다.

1강 대구여성인권센터-성매매피해상담소‘힘내’에서 활동하시는 신박진영 님의 강의는
이러한 나의 의문들이 침묵으로 이어질 것이 아니라, 앞으로 현장의 결을 따라가며 무수히 헤매도 좋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그동안 나는 성매매에 대한 입장들에서 어떠한 한 가지 입장을 나의 것으로 가져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시달렸는데,
이 생각은 번번이 실패해왔다. 입장들을 제각각 모두 긍정하면서 이것이 모순된 것이 아닐까 고민했고,
입장 너머에 있는 목소리들을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었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는 나에게 오히려 성매매에 대해서 어떤 것도 말하지 못하게 하곤 했다.

신박진영 님은 당사자들의 목소리에 어떻게 주목해야 하는지 자신의 활동 경험에 비추어 설명한다.
당사자‘되기’의 과정 속에서 불변의 하나의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다른 부분적 진실을 담은 당사자의 목소리를 덧입혀 나가면서 길을 찾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퀴어+성매매’의 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사자들의 다양한 목소리에서 하나도 특별하지 않지만
또 하나하나가 특별한 다름과 닮음의 지점들을 발견하고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남은 다섯 강의에서도 이러한 작업들을 밝혀나갈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활동이야기

2013 이룸 절대강좌 :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성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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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룸 대중강좌가 열립니다 : 이룸은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성매매 담론을 확장하려 합니다. 이룸 절대강좌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할 논쟁지점이면서도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주제들을 다루면서 (반)성매매 운동의 구체적 과제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2013 이룸 절대강좌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성매매”

그동안 성산업 안에서의 성판매자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여성의 인권 확보와 직결되어왔던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별 정체성을 떠나 성매매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내부의 위계와 그러한 산업을 형성하는 집단의 구조에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이룸에서는 성산업의 위계 구조에서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모든 집단에도 관심을 가집니다. 여성이 종사하는 성매매 뿐 아니라 또다른 소수자 성매매 관련 강좌를 기획한 이유입니다.
어느 집단에서든 성매매시장을 생성하고 유지시키는 성적 권력의 위계 양상이 있습니다. 그 대상과 충족의 방식을 살펴보면, 공통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각각의 성매매에서 안전하지 못하거나 계급적 하위에 속해 있는 이들은 누구인지, 그들의 어려움은 무엇인지, 각자의 집단에서 같은 지위를 가진 이들이 서로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발견하고 드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퀴어와 성매매. 너무도 특별해 보이는 두 가지 주제가 현장에서는 어떻게 만나는가, 인권으로는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당사자에게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고 ‘복합적인 차별 경험 많음’으로 인식되기도 하는 이러한 결합구도에 대해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2013년 5월 20일~6월 24일(매주 월) 저녁 7시 ~ 9시 30분
수강료 : 각 강 1만 5천원, 이룸후원회원 1만원, 모든 강 6만원
장소 : 여성플라자 세미나실2, 아트컬리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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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강 5/20(월)
성매매 현장에서 담론이란 : (반)성매매 담론 확장하기와 당사자의 목소리 조명하기
신박진영 | 대구여성인권센터-성매매피해상담소‘힘내’

2강 5/27(월)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숭배와 혐오 : 성판매여성에 대한 형벌로서의 혐오범죄
정희진 | 여성학 강사, <페미니즘의 도전>

3강 6/3(월)
비정상인들의 계보학 : 매춘여성,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제의 형태
박차민정 | 숙명여대 강사, 퀴어락운영위원

4강 6/10(월)
법제화의 논리를 넘어 : 여성주의가 만들어 가야하는 성매매 담론
원미혜 | 여성학자, 막달레나-용감한여성연구소, 서울시 늘푸른 여성지원센터

5강 6/17(월)
특정하게 소비되는 젠더의 지위 : TG 여성의 성판매 경험에서 드러나는 성매매의 공통된 함의
루인 |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6강 6/24(월)
공포의 정치 거부하기 : 성소수자/성판매 여성의 차별경험의 공통점과 삶의 권리
한채윤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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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953.6280 https://e-loom.org 담당 :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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