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룸의 조직문화 샅샅이 훑어보기

이룸의 조직문화

 

어느덧 이룸이 10년이 되었습니다. 10년의 세월 동안 이루머들은 평등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지켜내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그 이유는 이룸 탄생에 관한 글(보러가기)을 참조해주세요. ‘평등이라는 추상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현실계에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실험들이 있었을까요. 그 모든 걸 다 살펴볼 순 없지만, 굵직한 몇 가지의 이룸의 실천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나. 별칭으로 부르기

 

이룸은 나이와 근속년수에 상관없이 서로를 별칭으로 부릅니다. 신입 활동가와 10년차 활동가 사이에도! 띠동갑 나이 차이 나는 동료 활동가끼리도! 모두 별칭으로 부르기 때문에 나이 차이나 위계가 느껴지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아요. , 별칭쓰기는 이미 다른 여성단체나 시민단체들도 많이들 하고 있는 것이라서 놀라울 게 없다고요? 그럼 다음의 얘기들은 어떠신가요.

 

두울. 직책 없는 이룸

 

이룸에는 대표소장이 없습니다. 물론 형식상 서류상에 올라가는 이름은 있지요. 하지만 이룸은 특정 한 사람이 그 권한을 갖지 않도록 애써왔습니다. ‘소장혹은 대표가 가야 하는 외부회의에는 내부 구성원이 돌아가면서 참석을 했고요. 내부적으로는 그런 역할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모두가 권한과 책임을 나누어 가졌습니다.

소장대표팀장도 없는 이룸.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이룸이 규모가 작은 조직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늘 위계에 대해서 경계해왔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로 인해 모두가 평등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었고, 이 덕분에 누군가의 명령에 따른 것이 아닌 자발성에 기대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명암이 있는 법! ‘자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고 했던가요. 아무래도 위계가 없다보니 느슨해지기도 쉬운 것도 사실이었나 봅니다. 일례로 잦은 지각이 이룸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는데요. 그래서 고안해 낸 묘책! 지각을 할 경우, ‘지각 사유서를 써서 문서로 제출하기! ‘지각사유서를 내기 싫어서라도 지각을 안 하려고 긴장이 되었을 것 같은데요. 그 문서들을 모아놓은 파일철을 읽다보니 구구절절한 지각 사연들에 웃음 짓게 됩니다. 이래 저래 고생들이 참 많았습니다.

 

세엣. 논의의 끝장판, 만장일치제

 

누군가는 이룸이 만장일치제를 시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끔찍한 제도다라는 평을 했다고 하는데맞습니다. 만장일치제는 다수결에 따라 결정되는 방식보다도 더 많은 논의를 필요로 하기에 사실 좀 체력이 딸릴 때도 있습니다. 면접을 보고 사람을 뽑을 때도, 내규를 정할 때도, 사업 계획을 잡을 때도 모두 만장일치제라는 전제를 가지고 논의를 합니다. 그래서인지 논의가 매우 길어질 때도 많습니다. 그럴 때는 만장일치제가 끔찍하게 느껴지고 대충 다수결로 가는 게 좋겠다 싶기도 해요.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나 혼자만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도 언제라도 그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기에 안정감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여러 힘든 점들에도 불구하고 한 명의 의견이라도 쉽게 소외되지 않는 이룸을 위해 오늘도 이루머들은 논의에 논의를 거듭합니다.

 

네엣. 이룸의 자랑, 내규!

 

, 마지막은 이룸의 자랑거리인 내규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이룸의 내규는 지금까지 총 11번의 개정을 거쳐 왔는데요. 그때마다 이룸의 가치를 잘 담아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내규라는 게 멋진 말들을 가득 담은 채, 하지만 먼지가 뽀얗게 쌓인 채로 방치되기도 쉽잖아요. 하지만 이룸은 늘 현재의 상황과 맞닿아 있을 수 있도록 개정에 개정을 거듭해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룸의 현재 상황과 내규는 100% 싱크로율을 자랑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룸의 고민이 잘 담겨있는 특별한 내규를 몇 개 소개 할게요.

이룸에는 비혼 휴가가 있습니다! 이루머가 재직 중에 결혼을 하게 되면 5일의 휴가와 10만원의 축의금을 받을 수 있는데요. 결혼을 하지 않고 비혼으로 살겠다는 결심을 하고 비혼 휴가를 신청하게 되면, 똑같이 5일의 휴가와 10만원의 축하금을 받게 됩니다! (물론 결혼과 비혼 모두 합쳐서 1회만 가능해요)

또 하나! 반려자의 출산과 사망 등에 대한 경조사 지원인데요. 여기서 반려자의 의미는 상호 반려관계로 인정하는 자로서 이 범위는 동물까지 포함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법으로 인정되는 부부관계에서의 반려자뿐만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하고 있는 파트너 혹은 반려동물까지도 포함하는 것이죠. 다양한 삶의 형태에 대한 고민까지 세세히 녹아있는 이룸의 내규, 멋있지 않나요?! (엄지 척)

 

 

 

이룸10년史

소소하되 야심찬 연구사업 총망라

소소하되 야심찬 연구 사업 총망라

 

󰡔성매매 관련 수사 과정에서의 2차 피해󰡕, 2007

 

 

성매매 사건에서도 2차 피해가?

이 연구의 목적은 성매매여성들에 대한 불합리한 경찰단속과 수사과정에서의 2차 피해(성적 수치심, 조사관의 그릇된 인식 등)가 성매매여성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는 것이었다. 조사내용을 기반으로 성매매 현장단속 과정에서의 인권침해와 편협한 수사관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적절한 대안을 생각해보고자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2007년 이루머들의 평가는?

흔하게 나타나는 수사관의 그릇된 태도나 인식,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경찰서, 성매매 관련 단체에 자료를 배포함으로써 조사결과를 공유할 수 있었다.” “성매매 관련 수사과정에서 경험하는 사회적인 차별의 현실을 드러내고 사람 중심의 대안적 수사 과정을 제안할 수 있었다.” “성매매 여성의 권리 찾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등의 평가가 있었다. 이 연구를 통해 제기된 과제들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이룸은 경찰서아웃리치 활동으로 이어갔다. (경찰서아웃리치 글 보기)

 

󰡔성매매 백과사전, 인터넷에 끼어들기!󰡕, 2008

 

온라인 아웃리치의 결과

[이룸]에서는 2008년 이전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iN’ 메뉴를 통해 성매매 관련 질문들을 검색하고, 피해사례에 적절한 답변을 하며 온라인 아웃리치를 진행해왔다. 2008년에는 더 나아가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네이버 지식iN’의 성매매와 관련된 수많은 질문들을 카테고리별로 유형화하여 분석해봄으로써 성매매의 다양한 현실을 알아보고자 했다. 이렇게 나온 생생한 결과물을 대중과 공유하고 교안 연구에도 활용했다.

 

성매매 백과사전? ‘네이버 지식iN’

여성들은 오프라인에서보다 경제적 어려움, 폭력과 성폭력, 단속과정의 인권침해, 건강악화, 사회적 낙인 등의 고민상담을 온라인에서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또한 선불금 등의 성매매 유입 수단, 여성을 압박해오는 업주나 사채업자의 관계망, 일을 그만둔 후에도 조여 오는 사채외상보증 등의 빚도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청소년에 대해서 가출조건만남헌팅 등의 검색어를 통해 성매매의 경계를 넘나드는 청소년의 열악한 상황과 현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런 내용의 여성과 청소년들의 고민 상담에는 많은 답글들이 달리고 이 중에는 왜곡된 정보와 허위 광고를 통해 성매매로의 유혹을 시전하는 글들이 대다수였다. 이뿐만 아니라 남성 성구매자를 위한 밤문화 정보와 성매매 알선 글들은 차고 넘친다. “한국 인터넷은 네이버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인데 이렇게 시장점유율이 높은 사이트에서의 정보유통은 가히 치명적이기도 하다. 그 강력한 힘에 대한 견제와 올바른 정보유통이 절실하다는 평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강좌 관련 글보기)

 

󰡔성판매 여성이 경험하는 사회적 차별󰡕, 2008~2009

 

차별이라는 말은 어렵지만 이미 익숙한 경험

성매매 여성들이 사회적 차별을 어떤 방식으로 경험하고 있는지,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내고자 했다. 이를 표면화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적 지원의 범주를 상상할 수 있고 그 지표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로 시작되었다.

성판매 여성들은 차별이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지만 가족과 친구, 애인관계에서 자신의 직업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경험, 성매매와 관련한 경멸조롱농담비웃음 형태의 비하를 당한 경험, 사회적 낙인 때문에 미래를 계획하기 힘들었던 경험, 성구매자와 업주 뿐만 아니라 업소를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주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멸시 당하던 기억 등과 마주하고 있었다.

 

활동에 영감을 불어넣는 연구

이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여성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사하고 분석했고, 이후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공유하고 연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회적 차별󰡕 연구를 통해 혐오범죄 반대와 비범죄화 운동 제안이 있었고, 그에 대한 활동은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성매매 여성의 경험을 차별 담론으로 확장할 수 있었고, 이것은 2014년 현재에도 매우 유효하고 의미 있는 시사점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성판매여성 비범죄화 글 보기)

 

 

󰡔청량리 기록화 사업 : 천일야화󰡕, 2006~2010

 

삶삶삶

이룸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청량리 집결지에서 자활지원센터를 통해 여성들을 만나왔다. 우리가 만난 이들은 그 어느 위치에도 자신을 정박시키지 않고 성매매 현장에서 하루하루 삶을 지속시키는 성판매 여성들이었다. 이룸은 이런 경험과 삶들을 다시 재연하여 들려주고 싶은 욕심으로 청량리집결지 기록화를 시작했다. 그 사이, 청량리 골목을 공유하던 여성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철거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불온한 확신

청량리 588에서 만났던 여성들은 각자의 역사와 경험들로 풍부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외부에서 구획지어 놓은 성매매집결지와 여성을 바라보는 대상화는 불편하고 불온한 확신일 뿐이다. 사회로부터 배제된 경험들이 여성의 주체적인 언어를 봉인했다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봉인을 풀고 천일야화를 들려주고 싶었다.

 

봉인 해제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채 찍은 언니들과 언니들의 공간 사진으로 프롤로그가 채워졌고, 언니들의 인터뷰를 통해 공동체주거권, 자활지원사업에 대해 연구작업을 했다. 3년간의 집결지 사업에 대한 이루머들의 소회도 포함한다. 이 과정을 다시 한 번 전시기획을 통해 세상에 드러냈고, 언니들의 영상과 목소리도 함께 했다. (청량리현장자활지원센터 글 보기)

 

󰡔새로고침 F5: 성매매여성 인권 향상을 위한 연중 기획포럼󰡕 , 2012

 

지금 내가 서있는 자리

상담을 통해 접하는 여성들의 현실은 피해자와 노동자로서의 삶을 경유하면서 채워지고 있다. 성매매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갖기 위해서는 현재 성매매를 하고 있는 여성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현재에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사회적 권리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그래서 성매매여성이 성매매 구조에서 경험하게 되는 인권침해 양상들을 드러내고, 성매매방지법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확장시켜 보려고 했다. 처음에는 안전, 사채, 노동 등 총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연구하고자 했으나, 안전과 사채 두 가지로만 진행됐다.

 

성매매여성, 안전을 말할 수 있는가

상담사례 분석을 통해서는 진상 및 합의되지 않은 서비스 강요, 성폭력 피해와 고립된 공간에서의 위험에 대한 발제가 이루어졌다. 또한 호주와 한국에서 성판매 여성들이 활용하는 유형/무형의 안전지침들도 공유했다. 더불어 성판매 여성들의 안전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과 개인적 안전망을 확보하고자 하는 대안적 논의를 진행했다. (포럼 후기 보기)

 

 

성매매와 사채시장의 공모관계, 해체는 불가능한가

사채시장에 대한 비판적 연구에서 시작해, 채권자 중심적인 불공정한 대부관행의 수정, 공공적 서민 금융 정책의 필요, 성매매여성들의 빚이 지속되는 구조의 해체 등의 대안을 모색했다. 더불어 빚을 떠안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 ‘사채시장에서 여성들이 방어권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등 이후 고민해야 할 지점들도 도출되었다. 금융감독원 또는 지자체, 대부업협회를 대상으로 한 캠페인이나 액션을 기획해 보자는 아이디어도 속출했던 기억이 난다

(포럼후기보기) 

 

󰡔소수자성매매󰡕, 2014

 

모든 성매매는 다 같을까?

성매매에 대한 이성애/젠더 중심의 인식은 성적소수자들의 성매매를 포함하는 다양한 성적 거래에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어떤 단체나 연구자들조차 성소수자들의 성산업에 대해 파악할 만한 자료와 근거를 가지지 못했다. 이룸은 성매매에 대한 수많은 입장과 가설을 접어두고 성소수자이면서 성판매자인 사람들에게 성매매는 무엇인지, 어떤 맥락과 어떤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지를 있는 그대로 살펴보고자 했다.

현재는 심층인터뷰를 통해 성적소수자의 커뮤니티 문화와 섹슈얼리티 안에서 성매매경험이 갖는 의미와 속성을 파악하고 있다.

 

결과가 기대되는~

소수자 성매매 사업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참 오래도 버텨 왔다.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이 주제 자체가 참 장하고 징하다. 2014년에는 결실을 맺어보자는 심정으로 절대강좌 후속 사업으로 기획했는데, 성매매의 경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룸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연구라고 느낀다. 회원들과 함께 하는 사업이라는 것이 굉장히 든든함을 주기도 한다

 

이룸10년史

2011 이룸 수다회 <루머 종결자들> : 성매매에 대한 스피크 아웃

2011 이룸 수다회 <루머 종결자들> : 성매매에 대한 스피크 아웃

 

깔대기 같은 성매매 논쟁

2011년 초봄, 이룸 활동을 이제 막 시작한 이루머가 보기에, 성매매 관련한 담론은 깔대기를 가졌나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룸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여성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동시에 차이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성들의 노동도 드러내야 하지만 피해 경험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성매매로 이야기가 이어지면 무엇이든 하나의 논쟁이 되어버리더라. “그래서 반대야, 찬성이야?” 뭐 이런~

사람들은 이룸 활동가에게 성매매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지만, 오히려 본인들이 성매매에 대해 이야기하고픈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역시 사람들은 성매매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모르는 것 같고, 알아도 어디부터 이야기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하고 싶어도 내 삶과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고 신청서를 통해 말해주었다.

 

루머루머루머

뿐만 아니라 세상에는 성매매에 대한 뜬소문이 사실인양 돌아다니고, 검색창에 성매매/창녀만 치면 성매매 여성에 대한 차별과 비하 발언이 넘쳐났다. 심지어 진보적이라는 신문사 칼럼란에까지 성매매 여성에 대한 낙인으로 범벅된 글이 올라온 적도 있으니 말 다했다.

 

본격 수다회 : 참새들의 방앗간으로 제압 하겠소

어려운 글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격앙된 루머들의 미세한 틈을 비집고 싶었다. 그러려면 방앗간에 모여 재잘거리는 것이 그 시작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수다회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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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수다회

2차 수다회

3차 수다회

4차 수다회

책자 기획

책자 발간

여성주의자/시민

현장 활동가

당사자 여성

이루머

 

 

수다회의 결과물을 온라인 게시와 더불어 트윗으로 방출한 것은 효과적이었다. 수다회 기록에 대한 게시물의 조회수가 늘었고, 리트윗과 RT를 통한 피드백 상황을 볼 수 있었다. 사적인 만남의 자리에서도 트윗을 통해 게시글을 읽었다는 반응들이 있었다. 또한 SNS로 확인할 수 없는 다른 많은 사람들도 접해볼 수 있도록 이 모든 과정을 담아 책자로 발간했다

 

󰡔성매매를 말하는 서른 개의 목소리, 루머종결자들󰡕, 2012.

여기에 수다회에 오고 갔던 살아있는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남겨본다.

 

 루머종결자들 1 여성주의자 및 시민 20, 2011년 6월 

생계 때문에 혹은 빚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성매매하는 여성들만 있는 것은 아닐텐데그렇지 않고 성매매를 자발적으로 선택한 여성들은 비난할 건가요?”

아무리 내가 성노동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지금 굉장히 열악한 상황에 있는 성매매여성과 동일시할 순 없을 거 같아요성노동자의 파워가 완전 세져서 콘돔 안쓰면 바로 아웃안 하기로 한 거 하면 바로 아웃그렇게 되면 모르겠지만최소한 산업화된 성매매에는 개입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어요.”

저는 안전하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에 성매매를 반대하기도 하는데밀폐된 공간에서 과연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까공개된 장소에서 성매매하면 해결되나하는 생각을 해요.”

도덕을 강요할 수는 없지만 윤리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성매매 공간에서도 제각각의 윤리가 경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현실적으로 지금 성매매는 남성성구매자의 윤리가 지배하는 공간이잖아요.”

그 전까지 성매매/성노동은 너무 심각한 주제였어요언니들을 만날 때는 슬프기만 했는데왜 나는 이 사람들을 늘 비극적으로 만나야 하는가 고민했어요막연한 상상 때문에 끔찍하게만 생각했던 거를 나는 성매매를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를 상상하면서 거리감을 좁히는 효과를 주는 것 같아요.”

 

 

 

 루머종결자들 2 성매매피해지원 활동가 12, 2011년 8

 

 성매매를 내가 왜 반대하지지금도 여전히 고민스러워요어떤 피해사실폭력적인 상황이나 인권문제 차원에서 볼 때는 명확하게 피해로 보고 문제해결을 찾는데성매매 그 자체가 모든 여성에게 다 피해라고 인식되진 않아요자기가 선택했다고 해서 자발적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요.”

건강하게 나이 드신 언니들 중에 성매매하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는 경우도 있어요우울하게 지내시는 것 보다 좋아 보이지만그렇다고 제가 젊은 친구들에게 성매매를 오래 하라고 자부심을 심어줄 수는 없어요당사자가 선택하는 거죠.”

저는 성판매여성 비범죄화를 주장하면서 성매매를 반대해요이게 모순된 걸까요?”

한국에서는 통념상 합법화가 되지도 않겠지만되더라도 어떤 형태로 가능할까 상상도 안돼요합법화된다고해서 여성들의 인권이 개선되고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거 같진 않은데 말이죠.”

법보다도 진짜 여성들이 힘을 가졌으면 좋겠어요안전하게 성매매하는 것 좋고 노동자 다 좋은데과연 한국사회에서 노동자로 명명되는 게 힘을 가지게 하는가 그것도 회의적이에요.”

엉성한 부분이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성매매방지법이 여성들에게 유리한 도구라고 생각해요.”

 

 

 

 

 

 

 루머종결자들 3차 성매매/경험 당사자 10, 2011년 11

 

우리는 하나의 인격체다손님들이 저희를 돈으로 샀으니까 그 동안은 니가 나한테 비위를 맞춰야 해 무조건 다 맞춰야 돼이런 말 하는 애는 캔슬 놓거든요손님들 개념 자체를 뜯어고쳤으면 좋겠어요소주도 지네가 상표 존중하면서 술 따르면서 어떻게 인간을 대하면서 그런 식으로밖에 대하지 못 하느냐 그거죠.”

고객을 고를 수 있는 권리가 없어모든 언니들이 고차원의 객을 고를 수 있다면 좋겠다.”

건강검진 같은 거 의무로 하게하고 지원도 하잖아요근데 왜 성병 관련해서는 그런 게 안 되는   걸까? 모든 사람에게 의무화하고 콘돔 사용 교육 제대로 시키고 그것만 해도 폭력이 좀 많이 줄어들 거 같아요.”

넘어질 수도 있지다시 일어날 수 있게 손 잡아줄게우리 같이 걸어가자조금 늦어도 괜찮아같이 일하는 언니들 보면 나 지금 뭔가 하고 싶고일반 사람들처럼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싶은데 방법도 모르겠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지 그런 의지 같은 거또 나를 누군가가 비난하지 않을까너 그런 일 했는데 이런 거 할 수 있겠어이런 것들도와주는 사람들 있다고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어요겁내지 않게.”

 

 

 

 

 루머종결자들 4, ‘이룸은 MOVE’ : 이루머 6, 2011년 11

처음에는 계몽 운동 하듯이 탈업을 권하고 다른 삶을 살길 바라고 했는데일하면서는 그럴 수 없음을 많이 느낀 것 같고언니들 겪으면서 고민하다 보니까우리는 변화하고 있었구나지금은 여성 비범죄화랑 언니들 모임에 관심이 있어.”

나는 이룸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아활동 방식이 다양하게 넓어지고 계속 일하면서 고민이 깊어지니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런 것 같아.”

나는 어떤 운동이든 현장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성노동자 운동도 외면할 수 없고 반성매매라는 구호도 여성들의 입에서 나와야 한다는 게 강해그래서 언니들이 말하는 언어로 억압과 차별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에 천착했던 거 같아지금도 구매자에 대한 이야기도 언니들 입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측면이 있어.”

어떤 입장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또 그거에 얽매였던 거 같아끊임없이 반성매매와 성노동 입장의 문제점을 찾으려고 했어수렁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었던 거 같아.”

 아동 노동 문제랑 비슷한 거 같아아동노동 반대운동하고 노동하는 아이들의 권리에 대한 운동이 같이 가야할 필요가 있고 둘이 싸울 문제가 아니지억압하는 자들은 다른 데에 있다는 거지.”

 

 

 

만나고 이야기 한다는 것

수다회에서 참가자들이 말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자유롭고 시끄럽게 수다를 떨면서 생각을 수정해 갈 수 있을 거란 기대와 안전함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수다회는 작은 규모로도 진정성이 충만했고, 얼굴보고 이야기 하니까 서로에 대한 예의와 믿음도 두텁고, 삶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하기에 어떤 담론보다 치열했다. 너무 조심스러워서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는 이야기하고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을 허락한 서로가 반가웠다.

 

이룸10년史

이룸은 성매매방지법을 어떻게 생각해왔나?

이룸은 성매매방지법을 어떻게 생각해왔나?

 

2004322, 성매매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처벌법)[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보호법)이 제정되었고 923일부터 시행되었다. 이룸은 그 중 보호법에 의거하여 생긴 상담소로 보호법에 근거해서 활동한다. 그리고 이 상담소에 방문하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경험하며 겪는 선불금문제, 알선자 고소 등의 사건들은 처벌법에 근거해서 대응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이렇게 성매매 방지법은 상담소 존재의 법적 근거이자 상담소 활동의 법적 지침이기에 이 두 법과 이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한편 상담소와 성매매방지법의 밀접한 관계와 별개로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들은 줄곧 성매매방지법의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룸 역시 여러 성매매 관련 사건에 대응하는 성명서와 <성판매 여성이 경험하는 사회적 차별>등의 연구서 등의 활동을 통해 성매매방지법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 글에서는 그 중 몇 장면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웹자보는 2009923일에 있었던 이룸의 활동을 보여준다웹자보에 적혀있는 성매매방지법과 관련된 내용들 중 주의 깊게 봐야 하는 부분은 ‘#3’번이다. 성매 매방지법 5년 동안 뭘했니?’/‘성매매방지법 제 1 조의 의미를 기억하라.’/‘성매매여성을 비범죄화 하라는 문장을 볼 수 있다. 이 홍보물에서 말하 는 성매매방지법 제 1는 처벌법의 1조 내용 즉, 성매매성매매알선등행위 및 성매매 목적의 인신매매를 근절하고, 성매매피해자의 인권을 보 호함을 목적으로 한다.’를 일컫는다. 2009년의 이 룸은 이러한 내용이 현실에서는 제대로 지 켜지지 않는 상황을 문제라고 여겼다.

 

그렇다면 왜 성매매피해자의 인권 보호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에는 성판매자에 대한 낙인과 사회적 차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와 더불어 처벌법이 성매매 행위자와 피해자를 구분하는 것도 성매매피해자의 인권 보호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을 미친다. 처벌법에 따르면 성매매 피해자는 위계, 위력,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방법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한 사람이어야 한다. , 성판매자가 어떤 방식으로 성매매를 강요당했는지를 입증해야만 그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다. 성차별적이고 기형적인 한국사회의 성산업 구조가 공고한 상황에서 성판매자의 피해와 자발을 구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판매자의 피해를 입증해야만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성매매방지법은 처음부터 한계를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이룸은 성매매방지법이 성매매과정에서의 인권유린을 폭로하고, 성판매경험자를 옭매는 선불금 무효화, 다른 길을 택할 수 있는 자원 확보 등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기에 성매매방지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점차 수정보완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의 성매매방지법은 복잡다단한 성판매 여성의 삶을 피해와 자발로 재단하고 판단하고자 한다. 그것은 어쩌면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려내고 처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 가진 숙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성매매방지법을 중심으로 성매매에 대한 논의를 하다보면 피해와 자발의 구도, 기존 법의 폐지와 유지라는 양자택일의 구도에 갇히게 되는 느낌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업종들이 등장하여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번화한 거리마다 공공연하게  성매매업소들이 성업중인데도성매매를 사생활의 내밀영역’, ‘사적영역으로 해석하는 이중    적 태도야 말로 성매매에 대한 지금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보여주는 반증이라 생각한다축첩행    위와 현지처계약을 불처벌 하는 사례처벌을 받지 않는 성매매 피해여성과 처벌받는 여성 간    의 평등권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제시한 판사의 의견 또한 여성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  시키려는 방법을 찾기보다 여성 문제를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으로 취급하여 해결 자체   를 포기하려는 구시대적 발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성산업의 구조와 알선자/구매자와의 위력관계에서 여성의 자발과 비자발을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강박적으로 피해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보호를 받거나 행위자로 처벌을 감수해야 하는 법이 아니라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권리보호를 위한 법이 되어야 한다. 이번 위헌심판 제청은 발전적으로 성매매 여성에 대한 불처벌/성판매에 대한 비범죄화를 이야기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근거만을 제시했기 때문에 위험하다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권리보호를 위한 비범죄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위헌심판 제청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성판매여성 처벌조항 위헌 심판 제청에 대한 이룸의 입장글

                 전문보기

 

이룸은 그러한 법에 근거한 상담소이고 법을 다뤄야 하지만 그러한 법의 태생적인 한계를 인식하고 법 안에 갇히지 않는 활동들을 해 왔으며 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성매매방지법의 부족함을 피하지 않되 성판매자의 인권을 위한 법을 상상하고 이를 실현해내기 위한 활동을 지향한다

 

아래의 글은 2011년 영등포 집결지 여성들의 시위가 있은 후 이룸에서 정리한 입장 중 한 토막이다.

 

각종 언론에 의해 해결방안이 극과 극인 여러 가치들이 대립하고 있는 사이성매매 여성의 인권을 중심으로 하는 수많은 활동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것들은 일순간에 삭제된다성매매(피해)여성지원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 및 여성의 사회적 안전망 구축과 여성의 인권 확보에 대한 장기적인 고민과 의식전환과 같은 주제들은 섬세하고도 진득하게 공유되어야 하는 것들임에도 말이다. (중략성매매 집결지 여성들의 집결지 단속을 반대하는 행동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사회적 소수자이면서 스스로 목소리 내지 않던 성매매 여성의 생존권 보장 요구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당사자에게 필요한 것들은 그 누구보다 당사자가 개입해서 풀어가는 것이 가장 옳은 일임은 그간의 실제적인 여러 정책의 변화를 통해 보아왔다영등포와 관련해서도 단속을 한다안한다‘.’법안을 폐지한다안한다의 주제를 넘어서서 실질적이고 안전한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2011년 성매매집결지 여성들의 시위공감에서 고민까지– 첫 번째

전문보기

 

 

이 문단을 통해 법안 폐지와 유지 단 두 가지의 선택지를 넘어서서 성매매(피해)여성지원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등을 하고자 했던 이룸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이룸이 작성한 성판매여성 처벌조항 위헌 심판 제청에 대한 이룸의 입장글’,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성매매 관련 기사들(기사보기), 그리고 매 달 온라인으로 발간한 <월간 비범죄화>(비범죄화보기)를 들여다보면 그러한 이룸이 갖고 있는 법에 대한 생각과 이를 바탕으로 한 활동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룸10년史

두 번의 후원주점과 세 번의 파티

두 번의 후원주점과 세 번의 파티

 

 돈이 없어도 너무 없다. 가진 것은 패기밖에 없는 사람들이 단체 활동을 할 때 괴로운 건 주변 사람들이다. 월세 내는 날 돌아오듯이 잦은 후원주점과 숱한 파티의 티켓을 사줘야 하기 때문이다. 고만고만한 단체의 사정도 알고 활동을 지지하는 마음도 있고 해서 웃돌 빼서 아랫돌 괴듯 단체의 후원주점은 늘상 이런 식으로 돌아가리라.

이룸은 십년 동안 총 다섯 번의 파티를 했다. 두 번은 후원주점 형식으로, 세 번은 활동보고를 겸한 감사파티의 형식으로 진행했다. 십년동안 단 두 번만 활동기금 마련 등의 목적을 가진 후원주점을 한 것은 정부지원금을 받아 운영하는 상담소이기 때문에 사업비와 인건비 확보가 되었기 때문이다.

 

지랄발광파티

2004626일 이룸의 첫 후원파티는 상담실 마련을 위한 지랄발광파티였다. (링크 : 상담실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 울트라초대박[이룸]지랄발광파티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041월에 꾸려진 이룸은 당시만해도 상담전화와 온라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다른 단체 공간에서 동충하초식으로 기생하고 있던 쭈구리였다. 대면상담을 진행해야할 독립된 상담실이 없었기 때문에 이룸에게 상담실 마련은 드림오브드림이었다. 온라인을 활용해서 파티 기획단도 꾸리고 제법 착실한 준비를 해서 성황리에 파티를 치렀다. 머니머니해도 쌈지머니가 최고인 것이었다. 쌈짓돈은 돈의 의미만 있었던 게 아니다. 어렵게 시작한 이룸의 활동에 대한 지지의 마음과 뒷배의 든든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모인 돈은 활동의 동력이 되었고, 들어올 구멍은 없고 나갈 구멍만 있는 활동을 위해 투잡을 뛰던 활동가들에게 버틸 힘이 되었다.

 

 

소소한 파티

2005년 상담소 인가가 나고 정부지원금으로 사업비와 인건비가 확보되면서 더 다양하고 많은 성매매 이슈와 피해여성에 대한 지원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후 이룸 활동의 결과물 보고를 겸한 파티를 통해 성매매 활동에 관심 있는 여러 단체와 개인들을 만나기도 했다. 2007소소한파티는 성매매 여성을 지원하면서 발견한 문제를 성매매 수사과정에서의 2차피해보고서 형식으로 엮고 발표하는 자리로 50여석도 안되는 조그만 카페에서 치렀다. 정말 소소하게 이룸의 활동을 보고하고 후원과 지지에 감사하는 자리를 처음 만든 것이다. 활동가들이 개사를 해서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오글거리지만 이만큼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을 함께 나누고 감사하는 자리였다.

 

 

년년년

바로 그 다음해인 2008년 후원+감사파티 년년년(2008년 시끄럽고 소심한 년들의 5주년 파티)은 머리 나쁜 이루머들이 4주년을 5주년으로 착각했던 것! 당시 12명의 이루머 전부 다 몰랐다는 것은 아찔하게 슬픈 일이지만, 전년도의 소소함에 비해 갑자기 사이즈업 된 파티였다. 홍대 클럽에서 성매매 10대 뉴스도 발표하고 공연팀을 섭외하여 공연도 하고, 벨리댄스 강사가 된 성매매여성이 직접 벨리댄스 공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 즐거운 자리였다. 이룸을 알리고 활동을 보여주고 전달할 창구였고, 엮여있는 지지망을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 모든 감사를 전하는 자리로 파티는 기획되었다.

 

 

여전하시네요

2009년에는 좀 더 타겟을 분명하게 하여 후원회원을 위한 송년감사파티로 진행하였다. 후원+회원 송년감사파티 여전하시네요는 사람들과 더 가까이 마주앉아 일상을 나누고 도란도란 하는 자리였다.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숫자의 후원회원이 함께 했지만, 20093월 집결지 자활지원센터를 접는 시기여서 그런지, 제도안에서의 활동의 불안을 경험하면서 단단한 지지자로 곁에 있는 이들을 더 귀하게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자리였다.

센터 종결 후에는 인건비가 줄어들고 하나둘 활동가의 빈자리가 생겼기 때문에 안팎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이런저런 활동에 전념하느라 눈 돌릴 틈 없이 시간이 지나갔다.

 

 

잔치잔치 열렸네

그러다가 늘상 부족한 상담소 사업비, 여성들을 재단하고 걸러낼 수밖에 없는 좁은 지원지침, 제도 외의 다양한 상상을 실현할 수 있는 활동기금을 고민하면서 기획한 것이 이룸의 두 번째 후원주점이었다. 2012년 활동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주점 잔치잔치 열렸네는 활동기금을 많이 벌어야한다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준비해나갔다.

전에 없이 활동가에게 판매량을 할당하고 활동기금의 목적과 사용처, 상담소의 후원사업의 당위성을 끊임없이 논의하고 공유하면서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룸도 10여년을 활동하면서 상담과 연구사업, 이슈대응, 대중사업 등으로 다이내믹한 듯 하지만 활동이 일정한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후원주점은 다시금 활동의 방향을 상기하고 점검하면서 필요를 충족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 귀하게 후원을 받은 활동기금을 투명하고 정당하게 집행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룸은 2004년도에 처음 상담소를 만들면서 후원주점을 했던 이후로 8년 만에 후원주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주어진 일들에 매이면서 바쁘다고만 달려왔는데 오히려 이번 후원주점은 작은 쉼과도 같은 기분입니다. 여러 방식의 지지로 힘을 얻고, 아직까지 그래도 잘 해오고 있구나, 더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해야지 하는 다짐도 불끈하면서 기운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 <잔치잔치 열렸네> 감사의 인사 중 (후기보기)

 

이룸의 여러 파티들은 단지 후원금이라는 물질만 받은 자리가 아니다. 서로를 지지하고 토닥거리며 활동을 이어가게 하는 기운이 전해지고, 이룸을 통해 성매매 이슈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였다. 아마도 이런 만남이 주는 벅참과 설레임에 취해 어느날 또 불쑥 티켓을 내밀지도 모르겠다. ‘이룸 파티해요~’ 두구둥~

 

 

 

 

이룸10년史

캠페인, 회원 소모임 :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이룸의 다양한 도전기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려는 이룸의 다양한 도전기>

 

 

0. 들어가며

성매매는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면서도, 음지의 영역처럼 치부된다. 성매매 피해여성을 지원하고 반성매매 운동을 하고 싶은 이룸은, 이를 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고 함께 이루고 싶었다. 그 열망을 10년 동안 어떻게, 무엇을 시도했고,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에 대한 이야기해보려 한다.

 

1. 사람들을 직접 만나자! 거리캠페인

 

 

 

표를 보자. 세상에! 한 달에 5번의 캠페인을 진행한 적도 있다. 새삼스럽지만, 도대체 왜 저렇게 캠페인을 열심히 했던 것인가? 10년 동안의 것을 2년간 몰아서 했던 것일까? 여름이든 겨울이든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래서 단체로 일사병을 얻어 돌아오기도 했고, 얼어 죽기 딱 일보직전에 돌아올 때도 있었다. 또 캠페인 중에 비, , 폭풍우가 몰아친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 오히려 하늘이 우리에게 쉼을 주는 구나~라며 감동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서울 시내 곳곳을 책상까지 손수 들고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며 진행했던 캠페인.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자.

 

 

1-1. 대학을 순회한 이유

서울안의 대학교는 대부분 한 번 이상 다닌 것 같다. 캠페인을 대학교 한 것은 동아리, 총여학생회, 모임 등과 함께 진행함으로써 이룸의 지지풀 형성, 인맥 형성, 자원 활동가 모집 등의 목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 당시는 이룸에서 인건비를 못받던 시절(2004년부터 2005년까지)이라 교내 학생식당의 저렴한 밥값 때문이 아니냐, 어느 대학이 가장 맛있는가를 가려 보겠다는 의도 아니냐는 농담도 하곤 했다.

 

1-2. 여관촌 집결지 신림역?

신림역은 여관발이 성매매로 유명하여 그 주변에만 모텔이 50개 남짓 몰려 있었다. 성구매를 하지 말자는 캠페인이므로 여관촌 주변에서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도 할 수 있고 그래서 신림역을 선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사실 캠페인을 신림역에서 자주 했던 이유는, 매주 하다 보니 슬슬 지쳐가던 활동가들이 덜 덥고 덜 추운 곳, 변화무쌍한 날씨의 영향을 덜 받는 곳이 지하철 역사 안이라는 생각을 해냈고(정말, 캠페인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대단하지 않습니까?!!), 당시 이룸 사무실이 신림역 근처였기 때문이었다.

 

1-3. 캠페인 때 받은 서명은 효과가 있었을까?

 

캠페인 때 지나는 사람들에게 <나부터 성매매 안하기>에 동의하는 서명을 받았다. 캠페인이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오면 서명 받은 명단을 입력하고, 메일링에 추가하여 이룸 소식지나 성매매 관련한 소식을 전했다. 그때 서명했던 사람들은 서명을 함으로써, 우리의 메일을 받음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영향을 받았을까? 10년이 지난 지금, 궁금하다.

 

1-4. 초창기 매주 1(를 지향하려던) 캠페인 소회

2004년 시작하여 매주 한 번 씩 하려 했던 거리캠페인은 20051247회가 마지막이 되었다. 그때는 한 회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올 때 마다 힘들어 죽을 것 같았고, 어떤 때는 하기 싫어서 몸부림을 쳤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돌아보니 가장 치열하고 꾸준하게 진행한 사업이다. 딱히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그냥 해내는 것만으로도, 하는 우리들이 신이 나서, 한 회 한 회씩 마치고 나면 마쳤다는 그 뿌듯함으로, 그렇게 이룸을 만들어 갔던 우리들을 지켜내지 않았을까 기억해본다.

 

 1-5. 2006년부터 현재까지의 캠페인

 

2006년부터 이룸 캠페인은 시기적, 사안적 주제에 따라 비주기적으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매해 세계 38여성대회에 참석하여 성매매 관련한 이슈를 홍보하고, 추석 귀향길 캠페인, 성매매 방지법 시행일인 923일에 맞춰서 하기도 했다. 법원에서 성매매 관련한 부당한 판결에 대해 항의하는 캠페인에 참가하기도 하였고, ‘달빛시위에 참가하여 성매매 여성의 안전한 귀갓길을 보장하라는 피켓을 들고 함께 하기도 했다.

 

이 모든 캠페인의 공통점은 바로 활동가들이 신나는 방식을 주로 택한다는 점. 몇 가지만 이야기 해보자. 이름하야 횡단보도 캠페인서울의 중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옆에 피켓 들고 서 있다가 초록 신호등 켜지면 반대편으로 갔다가, 또 반대편에 서 있다가 다시 장군님 옆으로 돌아오기를 반복. 집회신고 내야하는 거 아니냐며 사복경찰들도 졸졸 ?아 다니며 함께 했다는 후문이 있다.

 

추석 귀향길 캠페인. 2009년에는 행동요원의 복장을 차려입고 서울역에 나갔다. “미션파서블이룸 활동가 전원 검은색 옷과 선글라스를 차려입고 귀향길 대중에게, 성구매 하지 않는 추석명절의 임무를 수행하시오~라는 전단지와 사탕을 나눠준 캠페인 등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또, 어떤 방식으로 언제 등장할지 모르는 이룸의 캠페인, 기대해 보실래요?

 

2. 성매매가 아닌 일상을 나누기 위한 회원소모임

사람들과 성매매라는 주제 말고도 일상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 성매매와 상관없는 회원소모임을 꾸렸다.

 

 

 

2-1. 글쓰기 모임 <글빨>

 

취지

글 쓰는 거 좋아하는 분아니그보다 사람 좋아하시는 분각자가 써 온 글 가지고 서로 지지격려하는 자리로 글의 형식이나 제한 없고또 안 써와도 모임이 좋은 사람들 모이기그저 다양한 삶의 경험과 소소한 일상고민들을 나누고 싶던 모임

진행

매월 둘째넷째 주 목()요일 7사무실

과정

4번의 모임 진행

 

후기

첫 번째 모임 후기

두 번째 모임 후기

세 번째 모임 후기

 


당시 담당자는
치유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의 개인적인 욕구를 소모임에서 풀려고 한다며 기획단계에서 짤리고, 두루뭉술 누구나 오세요~’로 홍보시작. 오호라~. 이 모임은 시작 전부터 전화나 메일로 문의가 있었고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여 신청자가 3. 이게 어디냐 싶은 심정으로 이룸 활동가를 포함하여 5명으로 일단 시작했다.

 

 

반려동물에 관한 글을 써와서 함께 울기도 하고, 고부간의 갈등을 작성해 온 글을 보며 지지하기도 했으며, 택시운전을 하면서 느꼈던 자신의 오만함에 대한 글 등 일상의 소소한 경험들에 대해 함께 나누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었다. 문학가를 꿈꾸는 참여자는 자신의 첫 소설을 모임에 기증하는 감동도 있었다. 그렇게 글도 쌓이고, 온라인 카페도 개설하여 온라인 참여자도 생겼지만, 참여자들이 더 이상 나올 수 없게 되면서 4개월에 걸친 4회의 모임으로 <글빨>은 종료되었다.

 

2-2. 여행소모임 <날개달린 운동화>

 

취지

상업적인 여행을 배제하고적당히 걸으며 느낄 수 있는 곳을 다니기.

진행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과정

첫 모임

도심 속 숨은 비밀의 화원이라 불리는공기가 좋아서 도룡뇽버들치가 아직도 산다는 부암동 백사실 계곡과 그 근처.

첫모임 후기 보기

두 번째 모임

4대강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시행하고 있는 4대강 죽이기 정책그 실상을 직접 가서 보자는 취지여주 환경운동연합의 4대강걷기 프로그램 참여 후 여주생활세계도자관 방문예정

두 번째 모임 공지사항 보러가기

 


첫 모임은 서울 도심의 중심이라는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백사실 계곡에 갔다
. 근처 미술관 전시도 보고, 서울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위치한 전망 좋은 카페도 들러만 보았다(비싸서 먹을 수는 없고). 바쁜 일상을 벗어나 한적하게 그저 슬슬 걸어만 다녀도 좋을 수 있음을 느꼈으나 참여자가 많지 않아서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두 번째 모임은 담당자를 비롯한 이룸 활동가들 전원이 준비를 했다. 당시 4대강 삽질을 

한 참 시작하던 중이었으므로, 4대강 지역 중 한 곳을 가자! 당시에 진보적인 단체라고 하면 다들 한번쯤은 다녀온다는 4대강 지역 순회를 이룸도 한 번 해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하루 만에 돌아올 수 있는 남한강으로 결정하고, 그 지역 환경단체와 일정과 실무를 조율했었다. 혹여나 경찰들과 대치하는 불미스런 사고까지 걱정하며 모임 공지를 올리고 신청자들을 기다렸다.

그러나! 신청자가 없었다. 그래서 계획철회. ~ 왜 이러는 걸까요? 그렇게 여행모임은 두 번의 시도로 문 닫았다.

 

2-3. 회원소모임 소회

이룸에서 첫 시도인 소모임 운영은 많은 준비과정과 열정이 있었지만 참여자들의 참여가 저조하거나 없게 되자 종결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이룸 활동가 내에서도 소모임에 대한 충분한 합의나 지지가 부족했던 것 같다. 이룸 안의 대부분의 사업방식이 그러했듯, 사업의 추진은 담당자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담당 활동가들도 그것을 끌고 가기에는 힘이 없었던 것같다. 그래도 조금 더 추진해 봤어야 했을까? 아니면, 사람들과 성매매의 주제가 아닌 다른 주제로 이룸에서 만나겠다는 것 자체가 욕심이었을까. 정답은 다시 도전하는 사람에게 있을 것 같다.

 

3. 소통을 위한 다양한 도전들을 정리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려 했던 방식으로 보자면, 초반에는 거리캠페인이나 회원소모임은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만났다. 최근 몇 년은 인터넷을 활용하거나 스마트폰의 활성화, SNS 시대답게 그 방식도 변한 듯하다. 동영상을 제작하여 홍보하고 있고, 트위터나 블로그를 운영, 웹진을 더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매체나 방식의 변화는 당연할테고, 이룸 활동가들 역시 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아니면 활동가들이 재미있어 하는 방식을 추구해 온 결과다.

 

거리에서 사람을 직접 만나는 방법 외엔 별다른 방식이 없던 때는 지금의 트위터를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앞으로 10년 후에는 어떤 방식을 주되게 활용하여 사람들과 소통하였다고 서술하게 될까? 그나저나, 10년 뒤에도 이룸이 있을라나? 없을라나? 오래 살아 봅시다~

 

 

  

이룸10년史

정부보조금 딜레마 : 정부보조 VS 개인/단체의 자율성

정부보조 VS 개인/단체의 자율성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은 비영리민간단체다.

, 정부기관이 아니다.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은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이룸]은 정부의 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종종 정부보조를 받는 것과 개인/단체의 자율성이 충돌할 때가 있다. 국고보조를 받는 기관에 대한 지도감사나 회계의 투명성에 대해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투명해야 한다는 것을 이유로 개인과 단체의 자율성 훼손하는 경우가 있으며, 정부보조를 받는다면 그 정도는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입장에 대해서도 누구의 입장에서 말하느냐에 따라 그 정도가 틀리다.

 

이것이 이룸만의 문제는 아니기에 공동대응팀에 속하여 연대하기도 했고, 또 국고보조를 받는 상담소를 유지하는한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기에 늘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주제이다. 이룸은 이상하게도(?!) 지난 역사 속에서, 그것도 여러 번 이 주제로 부딪쳤다. 어떻게 활동과 갈등을 겪어 왔는지 살펴보자.

 

정부의 정보집적에 대한 문제제기(2008년부터~)

 

 

2008년부터 정부는 여성폭력에 대한 지원 시설에도 국가정보망 사용을 의무화하였다. 다른 사회복지시설도 하니까 여성시설도 해야 한다고 했다. 회계의 투명성과 관리의 효율성, 이중수급 방지라는 명목으로 그 이유를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지원받는 여성의 개인정보를 입력하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여성폭력에 대한 지원시설이란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 관련한 상담소와 쉼터를 말한다. 이곳의 사용자는 그와 관련한 피해자이고, 쉼터는 폭력으로부터 빠져나와 안전한 생활을 하도록 하길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그런데, 획일화된 정보망에 입력했던 개인의 정보가 누출되면, 이들은 안전은 어디에서 보장할까.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비난의 목소리가 더 큰 현재의 사회구조에서 여성시설의 사용자로 노출되는 것이 반가울 사람 어디 있겠는가. 아니 노출의 문제는 개인의 불쾌함과 무관하게 평생의 삶을 좌우하는 문제로 작동하는 현실에서, 개인 정보 집적을 전제로 하여 여성시설의 지원을 받게 하는 현재의 국가 시스템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이에 대해 문제라고 느끼는 여러 단체들이 2008년부터 전자정부대응모임을 꾸렸고, 이룸도 몇 년째 함께 하고 있다. 현재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곳은 상담소뿐이다. 그러나, 개인정보 집적을 하고 있는 시설일지라도 이것이 문제인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문제인줄 알면서도 지원을 받으려면 어쩔 수 없는 폭력피해 여성들의 현실이 안타까운 것이며, 이를 구조화해둔 정부 시스템이 문제인거다. 상담소에도 이용자에게도 언제든 개인정보를 입력하라고 요구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늘 도사리고 있다. 획일적인 관리를 좋아하는 정부니까.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이룸은 상반기 워크샵 때마다, 상담소마저 내담자의 개인정보를 요구한다면, 국가보조금을 반납하겠다는 결의를 늘 다지곤 했었다. 그달에 새로 입사한 활동가가 있었더라도 말이다. (얼마나 이상한 단체라고 생각했을 것이며, 얼마나 불안했을는지;;;;)

 

 

관련 게시물(제목 클릭하면 내용이 보여요)

2009년 06월 15

(가칭)여성폭력피해자지원단체의 국가복지정보시스템 사용에 관한 토론회

 

2011년 03월 07

여성폭력피해자의 정보집적 반대여성가족부에 피해자지원에 대한 책임 촉구

 

2011년 03월 10

사회복지통합관리망에 여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정보집적을 반대하는 집회

 

 

 

 

 

 

MB패러디 웹자보 수정압박(2008812일부터 민간단체 사찰까지)

 

 

 

 2008년 이룸 행사 홍보를 위해 웹자보를 여러 곳에 게시하였다. 대통령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MB의 건물에 성매매업소가 있었다는 한겨레21 기사를 활용하여, 이를 패러디하는 사진을 게시하였다. 게시한 날로부터 시작된 온갖 곳의 압박이 시작되었다. 활동가 개인 휴대폰으로 평소 모르고 지내던 여성학자의 전화를 비롯해, 몇 번에 걸쳐 경찰과 구청 공무원, 여성부까지 이룸에 몸소 방문하셨다. 이유는 패러디 웹자보를 내리거나, 수정하거나, 아니면 장소 대여한 기관에 행사를 취소시킬 수 있는지 까지 알아보았다는 것. 심지어 이 일이 마무리되고도 한참 동안은 이룸 행사 때마다 경찰이 찾아오거나 전화를 했다.

 

…… 대통령 이미지를 패러디한 것만으로도 사진을 수정하든 않든 간에 이후에 어떤 영향을 받을 거고, 그 영향은 이룸을 넘어 성매매 정책에도 끼칠 수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것이 어떤 결과이든 이룸이 선택한 대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과 함께.”

정부 지원을 받는 기관이나 단체는 정권을 비판할 수 없다, 나랏돈 받고 왜 대통령을 비판하느냐” – 웹자보 수정에 관한 이룸의 입장 글

 

온갖 고초를 다 겪은 이룸 활동가들은 27일 웹자보를 수정하면서, 이에 대한 처참한 심정을 담은 입장글도 홈페이지에 올렸다.

 

2012년 민간인 사찰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되었는데, 이룸도 그 대상이었던 것을 알게 된 것은 검찰측에서 이룸 사무실로 그것으로인한 피해를 묻는 전화가 왔었기 때문이다. “어떤 결과든, 선택한 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했던 그들의 말은, 민간단체 사찰 대상이 될 것이라고 암시한 것이었던가.

 

2008년도의 일인데, 유인물 뿌렸다는 이유로 구속되던 시절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지금이라고 많이 달라졌을까? 정부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곳은 정권을 비판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단지 그 서슬퍼런 시절의 이상했던 공무원들/경찰들만의 생각일지 우리는 여전히 의심스럽다.

 

 

관련 게시물(제목 클릭하면 내용이 보여요)

2008년 08월 12

포럼 웹자보 게시

 

2008년 08월 27

 

포럼 웹자보 수정에 대한 [이룸]의 입장(수정)

 

2012년 12월 18

활동가칼럼민간인 사찰과 대통령 선거

 

 

 


지원여성 주민번호 요구/현장지원센터 반납(20081231일 통보, 20093월 반납)

 

웹자보 사건이 센터 반납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증명할 수 없지만, 200912316, 여성부 공문이 팩스 한 장으로 온 것에 대해 참으로 의혹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주민번호를 포함한 지원여성 명단을 제출해야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청량리 집결지 폐쇄 전, 그 안의 성매매 여성들을 탈업/전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여성부의 자활지원사업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이다. 주민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에 대해 그 누구도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면서 지원을 받으라니 이 같은 모순이 어딨나. 성매매 방지법에 명시된 상담소의 내담자의 비밀보호라는 원칙에도 어긋난다. 여성부는 법을 어기라고 이룸에 권유하고 있었다.

 

이룸은 급하게, 그리고 머리가 터지도록 회의를 거듭했고, 지원을 받고 있는 여성들과도 몇 차레 논의를 했다. 성매매시설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려지길 누가 바랄 것인가. 주민번호를 주느니 지원받지 않을 것이라고 청량리 여성들의 입장이 하나로 모아지면서 이룸은 여성부의 자활지원사업을 조기 반납했다.

 

 

관련 게시물

2008년 12월 31

여성부주민번호 제출 요구 공문 수신함

 

2009년 03월 10

38대회 홍보물, <우리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내용보기)

 

2009년 3월 31

 

[이룸]현장지원센터 반납 

 

 

 나가며….

단체나 개인의 자율성을 지키려 했던 노력들이 가슴 아픈 추억을 꺼내드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보면 얼마든지 자랑스러운 선택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들에서 겪었던 복잡하고도 미묘한 갈등과 상처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켜야할 주요한 가치관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누군가들에게는 정부보조를 받는다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는, 누구의 이해관계에서 바라보느냐, 어떤 위치에서 선택하느냐의 문제로 남는다는 것인데, 그것은 활동을 지속하는 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늘 현재진형의 문제일 수 밖에 없다. 사는데 늘 좋을리만 있나. 닥치면 해결하지모.

 

  

이룸10년史

이룸 강좌 역사기

<이룸 공개 대중강좌의 시조새>

 

2006년 성매매 방지 자원활동가 양성교육

아름다운 재단의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을 받아서 한 달 내내 빠방하게 진행했더라구요.

 

젠더트레이닝(Gender-Training)

영화속 성매매여성의 이미지

한국,남성:성문화와 성매매

국제인신매매와 외국의 정책

여성주의와 만나다

성매매피해자의 심리와 상담사례

성폭력과 성매매

성구매자의 특성과 대책

청소년 성매매문제의 현황

성노동권 논쟁에 대하여

성산업의 실태와 흐름

장애여성과 성매매문제

성매매집결지 자활지원사업

탈성매매와 자활

성매매방지법의 이해와 판례

장안동 성매매업소 실태조사 및 캠페인

 


이런 저런 좋은 평가가!

장기간 준비하고 시민들과 호응하며 큰 교육 사업을 운영한 점 자체가 매우 고무적.

기존의 성매매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비해 다양한 구성, 성매매 문제를 새롭고 섬세하게 접할 수 있었음. 각 분야의 전문가 강의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었음.

예비자원활동가들이 업소 실태조사, 거리캠페인 등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성매매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적으로 느낌과 동시에 활동의지를 키우는 계기가 됨

참여자들 열의가 높아 예정된 일정 외에도 서로 소통할 기회를 더 많이 가지길 요청함.

 

온라인 아웃리치의 새로운 장

이 해의 대중강좌 연속 사업으로 회원 후속모임 이루자가 생겼습니다. ‘이루자회원들은 2006~2008년까지 그 당시 상담소로서는 새로운 방식이었던 온라인 아웃리치에 결합해서 활동했습니다. 게다가 성매매 백과사전, 인터넷에 끼어들기라는 자료를 이루머들과 함께 발간하기까지 했다니! 그로 인해 폭주하는 상담의 한 가운데에서 강좌로 연을 맺은 회원의 힘은 역시 놀라웠습니다~

 

 

<2012, 절대강좌의 시작 : 상담 기반 강좌>

 

활동가에게 영양 주사를!

 

 

 

20125

제목

강사

강사 소속 단체

수강 인원

8

여성주의와 상담

이임혜경

한국여성민우회성폭력상담소

11

10

성매매 + 심리상담

최현정

트라우마 치유센터사람.마음

12

15

초간단경제캠프

박미정

여성미래재무상담센터

10

17

사채+일수+이자+추심

송태경

민생연대

10

22

사회복지 서비스 활용

김희성

한국빈곤문제연구소

10

23

자살할 것 같은 그녀들

전준희

화성시정신보건센터

11

 

 

처음 강좌를 기획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활동가들이 더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는데 자양분이 될 만한 교육이 우리에게 너무도 필요했습니다. 동시에 다른 여성폭력피해지원 단체들에게도 유용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모두에게 열어놓았습니다.

 

굉장히 실용적인 강의들이었고, 심도 있는 프로그램으로 연계, 기획할 상상력을 주었습니다. 강사들과의 만남을 통해 더 깊은 피드백과 공부의 기회도 되었습니다.

<절대강좌 내용보기>

 

 

<2013, 절대강좌의 변신 : 정기 대중 강좌>

 

정기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자

2012년 강좌의 기운을 받아 정기 대중강좌 기획. 성매매에 대해 정답을 제시해 주는 것을 지양하고, 대신 성매매와 여성인권의 관계에 대해 고민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룸의 시각을 바탕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룸의 고민을 대중화하고, 더 적극적인 회원 활동으로 발전시키고자 했지요. 성매매에 대한 겉핥기식 담론 강좌보다 구체적인 과제가 무엇인지 가시화하고 싶었습니다.

 

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퀴어+성매매

퀴어와 성매매. 너무도 특별해 보이는 두 가지 주제가 현장에서는 어떻게 만나는가, 당사자에게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고 복합적인 차별 경험 많음으로 인식되기도 하는 이러한 결합구도에 대해 본격 탐구해보자는 취지로 잡은 절대강좌의 첫 주제!

   

 

2013

제목 (제목을 누르면 후기를 볼 수 있어요)

강사/소속

인원

5/20

성매매 현장에서 담론이란 :

()성매매 담론 확장하기와 당사자의 목소리 조명하기

신박진영 / 대구여성인권센터 성매매피해상담소 힘내

53

5/27

여성 섹슈얼리티에 대한 숭배와 혐오 :

성판매여성에 대한 형벌로서의 혐오범죄

정희진 /

여성학자, 페미니즘의 도전

55

6/3

비정상인들의 계보학 :

매춘여성, LGBT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배제의 형태

박차민정 /

여성학자, 퀴어락운영위원

53

6/10

이원화된 법제화 논의를 넘어서 :

경계를 두드리는 소수자의 질문들

원미혜 / 여성학자, 막달레나공동체 용감한여성연구소

53

6/17

특정하게 소비되는 젠더의 지위 :

TG여성의 성판매 경험에서 드러나는 성매매의 공통된 함의

루인 /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53

6/24

공포의 정치 거부하기 :

성소수자/성판매 여성의 차별경험의 공통점과 삶의 권리

한 채윤 /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55

 

 

이루머들은 감동~

50석 이상 전 강의 신청 마감을 보며 대중강좌의 지속가능성에 희망을 얻었습니다. 현장활동가들과 연구자들의 강의를 통해 지금까지 소수자성매매에 대해 우리사회가 축적한 고민의 내용이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었고, 대중들의 관심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퀴어 소재가 아니어도 반성매매와 성노동 담론 사이에서 고민을 모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고, 이번 강좌가 그 단초였던 것 같습니다. 더불어 수강자들이 다양했는데, 그에 맞춘 다양한 강좌 또한 필요하다고 느꼈고, 좀 더 쉽고 대중적인 강좌부터 구체적인 주제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강좌를 통해 사람들과 만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후속사업은 살아있다! ‘소수자 성매매

단순 강좌에서 끝나지 않고 후속 회원모임 후후가 세미나 및 문헌연구를 하며 소수자 성매매 인터뷰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역시 회원 후속 사업은 2006년이나 지금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_____^

 

<2015, 절대강좌 : 기대해 Expect~> 

 

 

이룸10년史

성판매여성 비범죄화비범죄화비범죄화비범죄화

비범죄화비범죄화비범죄화

 

비범죄화, 너란 녀석

이룸에게 성판매여성에 대한 비범죄화는 끊임없이 자꾸자꾸 얘기하고 싶은 무엇이다. (그래서 제목에서 세 번이나 얘기했다.) 캠페인을 할 때도(9월글 링크) ‘성판매여성이 경험하는 사회적 차별에서도(11월글 링크) 강의를 나가서도 빠지지 않는 이야기였다. 모든 것을 비범죄화로 수렴시키고 싶었다. 너무너무 소중하니까. 아아비범죄화영상도 만들었다.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성매매여성을 비범죄화하라> 영상보기

 

그리고 2012년 연말이었다. 수 년 동안 이룸이 비범죄화를 말해왔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잘 모르는 듯 했다. ‘성매매여성비범죄화라는 말을 널리널리 퍼뜨리고 싶었다. 일단 말에 익숙해져야 힘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다. 거대한 메일링 리스트를 작성해서 매달 잊을만하면 뿅! ‘성매매여성비범죄화라고 별다른 설명 없이(!) 적어 보내기로 했다. 이름하야 월간 비범죄화.

 

그러던 201319, 성매매 방지법의 성매매 여성을 처벌하는 조항에 대한 위헌심판 제청이 있었다. 이것은 얼핏 여성을 위한 것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성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려는 방법을 찾기보다 여성 문제를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차원에서의 해결 자체를 포기하려는 구시대적 발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룸의 입장글 보기) 

그럴수록 성매매 여성의 인권과 권리보호를 위한 성판매여성 비범죄화를 위해 월간 비범죄화 또한 널리 알려지길 바랐다.

 

비범추위

위헌심판 제청이 있으면서 반성매매단체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오랜 숙원인 성매매여성비범죄화에 대해 구체적인 활동을 펴나가고자 했고 성착취반대 및 성매매여성비범죄화 공동추진위원회’(이하 비범추위)가 꾸려졌다. 이룸도 여러 고민 끝에 비범추위에 함께 했다. 열심히 회의에 참석했고 길고 긴 법문을 눈알 빠지도록 함께 살펴봤다. 여러 가지 쟁점들 가운데 가장 간절하게 바랐던 것은 성매매여성이 처벌받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벌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아직 답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2013 월간 성판매 여성 비범죄화

정식 명칭 ‘2013 월간 성판매 여성 비범죄화는 잡지 표지 형식을 빌어왔다. 잡지 아니고 잡지 표지. 거대해보이려고 성판매여성비범죄화추진연합’(성비련)도 결성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목표였기에 기사 제목을 선정적으로 뽑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다. 뜻하지 않게 여성학자 정희진 씨가 본인 칼럼에서 월간 비범죄화를 좋아해주는 바람에 메일링 신청이 껑충 뛰었다. 그 영향으로 한겨레 21의 신윤동욱 기자도 관심을 보여서 매스컴까지 타고 말았다

정희진의 어떤 메모 보기

한겨레21 인터뷰 보기 

 

월간 비범죄화 블로그 가기

 

창간호인 20134월호를 시작으로 총 8호가 제작되었다. 창간호가 배포되자 반응은 뜨..

.거운 듯 안 뜨거운 듯 뜨거웠다. 다음 호를 더 재밌게 낼 자신이 없어서 고민은 깊어져갔다.

호수가 쌓이면서 다양한 방식을 시도하였다.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제작했고(9, 5), 시사라디오 뉴스 인터뷰(11, 7)를 빌어왔으며, 학술대회의 시간표(10, 6)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잡지 껍데기만 있는 월간 비범죄화의 기본 정신에 따라 라디오 뉴스 대본은 있지만 뉴스 음원은 찾을 수 없다. 학술대회 시간표는 있지만 진짜 학술대회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월간 비범죄화의 블로그를 꼼꼼히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몇 페이지 안 되니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거기 있는 내용이 정말 다다.

 

월간 비범죄화의 껍데기와 말투는 가벼울지언정 내용은 진심 아닌 적이 없었다. 언제 봐도 가슴을 울리는 성판매여성비범죄화선언문으로 마무으리하려한다. 소리 내어 낭독하면 더 좋다.

 

 

 성판매 여성을 비범죄화하라

우리 성판매여성비범죄화추진연합(이하 성비련)은 오늘성판매 여성에 대해 전면적으로 비범죄화할 것을 엄숙하고 거룩하게 선포하는 바이다다만 선언하고 선포할 뿐설득하지 않을 것이다원래 선언은 그런거니까.

 

1. 우리는 자본주의가부장제젠더권력의 문제인 성매매를 성판매여성 개인의 문제로만 취급하는 것에 반대한다.

2. 성판매자를 범죄자와 피해자로 나눌 수 있다는 착각 속에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자들을 규탄한다.

3. 가능하지도 않을 강제냐 자발이냐 기준 세우기는 그만하고성판매 여성의 노동조건에 대한 문제제기와 사회적 지원에 대한 논의에 힘써야 할 것이다.

4. 성판매자를 성적으로 타락한 자더럽혀진 자비난받아 마땅한 자로 낙인찍어 차별하는 자들을 낙인 찍을란다.

5. 치사하게 구매하는 입장이면서 판매하는 사람 비난하기 없긔.

 

더 이상 이 땅의 모든 성판매 여성들이 성판매를 한다는 이유로 맞거나죽거나차별받거나 범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그 첫걸음으로 성판매자에 대해 전면적인 비범죄화를 주장하는 바이다.

 

 

2013년 4월 어느 봄날에

성판매여성비범죄화추진연합(성비련)

곰팡이와싸우는세입자연대남성연대반대하는남성모임도우미안쓰는노래방협회딸자식이뭘하고돌아다녀도지지할학부모회목소리작고아름다운꼴페미연대목소리크고못생긴꼴페미연대명절날엄마의파업을꿈꾸는일안돕는딸년모임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야근칼퇴근직장문화확립추진위원회서로비난안하는부모자식연합성구매할생각없는한줌의남성모임성욕의총량을측정계량중인연구자(개인), 시급만오천원시대를꿈꾸는알바인연합애국국민이기싫은국민연합여가부하는일별로맘에안드는여성주의자모임한국에와서여성우월주의로변질된패미니즘연구회, (우리 졸라 많지?)

 

 

  

이룸10년史

청량리현장지원센터 : 우리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우리 마음은 지지 않았다

 

예정된 자활지원사업 종결

이룸은 20093.8여성대회에 선전물과 장미꽃을 들고 나갔다. 열악한 지위에 처한 여성노동자와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 목소리를 높이고 차별에 저항하며 기념되는 여성의날. 이날을 축하하며 만나는 이들에게 장미꽃을 건넸다. ‘여성의 날을 축하해요우리는 웃으면서 꽃을 내밀었고, 누구든지 웃음으로 화답하며 꽃을 받았다. 그리고 함께 건넨 선전물의 제목은 우리 마음은 지지 않았다.’로 시작한다.

<3.8여성대회 거리 캠페인 참여선전물 보기 >

 

그달 31일에는 이룸이 여성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했던 청량리자활지원센터 종료가 예정되어 있었다. 20064월부터 청량리집결지에 자활지원센터를 개설하여 사업을 시작했고, 처음부터 3년간의 한계적 지원이었지만 사업지침 상 이룸의 자활지원센터 종료는 20091230일까지였다. 이때는 집결지 자활지원사업의 3년이라는 기간이 성매매여성들의 인권보호와 권리증진, 폭력피해를 완화시키기에는 한시적이라 다른 방향의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한다는 고민이 계속되던 시점이기도 했다. 전국 집결지자활지원사업위원회(집사위)에서도 사업 종결 이후의 지원과 정책적 방향이 늘 이야기되곤 했었다.

 

여성들의 정보를 요구하는 여성부

이런 시점에서 9개월이나 서둘러서 사업이 종결된 것은 여성부가 보낸 주민등록번호를 포함한 생계지원금 지급자 명단제출 요구 라는 한 장의 공문 때문이었다. 20081228일 팩스로 들어 온 공문은 시행 기한을 20081231일로 명시한 통보였다.

 

당시 집결지자활지원사업에서는 집결지 성매매여성의 탈성매매를 유도하면서 기초생계비 수준의 생계지원금을 6개월 동안 지급하였다. 6개월 동안 매주 1회의 정기 상담, 2회 이상의 직업훈련 프로그램 참여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만 40여만 원을 생계지원금으로 받았고, 이는 탈성매매를 위한 과정에서 지급되는 보조 금원이었다. 그런데 이 생계지원금을 받는 여성들의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을 요구하는 공문이 온 것이다.

 

 심지어 명단제출을 거부할 때는 집결지자활지원사업을 종료한다는 의사로 간주한다는 내용이었다. 성매매피해여성의 권리를 위한 한 줌 같은 정책인 성매매방지법이 오히려 지원금을 빌미로 보호해야할 여성의 인권을 개인정보를 집적하고 검증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거라는 예고는 애초의 법 취지를 한참이나 벗어난 뜨악함 그 자체였다.

 

여성들과의 신뢰가 무너지는 소리

집결지 현장 지원단체는 3년 여 동안 현장에서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 성매매여성에 대한 볼온한 눈초리와 낙인 때문에 어디에서도 자신을 드러내기 곤란해 하는 여성들이 정부지원을 받기 위해 센터를 찾아오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원을 받으면 개인정보를 고스란히 정부에 넘겨서 기록이 남기 때문에 취업이나 결혼 시에 성매매 했던 일을 모두가 알게 하는 것이라고 업주들은 여성들의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익명성을 담보하는 지원이야말로 현장 단체에서 최우선으로 삼은 철칙 같은 것이었다. 성매매 여성들의 삶의 특수성을 이유로 익명성을 담보하기 때문에, 지원단체는 더욱 엄격하게 대상을 필터링하고 지속적이고 꼼꼼한 대면상담 진행을 통해 지원을 신중히 할 수 밖에 없다.

 

활동의 발목을 잡는 표적 감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매매여성에 대한 정부정책과 현장지원단체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집결지 업주모임인 한터를 주축으로 집결지 자활지원사업의 투명성을 계속 문제를 삼았다. 결국 이들의 집결지 자활지원사업 감사청구가 국민감사청구형식으로 20086월 신청이 되었고, 좋은 먹잇감처럼 언론에서도 집결지 지원사업의 지원금이 줄줄 샌다는 식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 당시 청구된 감사 청구 9건 중 표적감사 논란이 일었던 KBS 감사 청구와 집결지자활지원사업 감사 청구 단 두건만이 감사 실시 결정이 되고 7건은 기각 또는 각하처리 되었다. 업주모임인 한터가 주축이 된 사적 권리관계인 청구였는데도 말이다.

<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의 성매매 집결지자활지원사업 감사 결정에 대한 성매매없는세상 [이룸]’의 입장 보기>

 

지원금과 바꿀 수 없는 개인정보

감사원 감사 결정 후 이룸은 의료지원과 직업훈련 지원 등으로 지출 증빙 서류에 첨부 된 여성들의 실명, 주민번호, 주소 등의 개인정보를 삭제했다. “관리책임자가 잡혀 들어가면 사식 넣어줄게. 꼬박꼬박 면회 갈게. 아예 센터에 불을 질러 버리자!” 라면서 농담을 치기도 했지만 이보다 절박할 수는 없었다. 3년여에 걸쳐 쌓은 여성들과의 신뢰와 성매매여성 지원의 철칙인 신변보호를 지원금과 맞바꿀 수 없었다.

 

 

성매매여성 지원 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오롯이 신변을 안전하게 보호했기 때문이다. 폭력상황에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과 선불금 독촉 불안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인감과 주민등록등본과 가족의 전화번호를 빌미삼아 끊임없는 협박으로 매시간이 불안한 상태를 종식시키는 것 등의 지원이 모두 그랬다. 성매매여성에 대한 지원에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고, 불안에서 벗어나 법과 정책과 관계에 기댈 수 있다고 끊임없이 안심을 시키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계지원금 수령자의 개인정보 수집을 요구했을 때 그럴 수 없다고 결의할 수 있었다.

 

언니들과 함께 결정한 반납

궁금한 것은 당사자인 성매매여성들의 의사였다. 이룸은 내부적으로 여성부 지침에 대한 거부와 집결지자활지원사업 반납까지 고려하면서 청량리 여성들과 3차례의 반상회를 가졌다. ‘복작복작반상회를 통해 여성부의 요구와 이룸의 고민을 나누고 여성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 어떤 시간보다도 자유롭고 활발한 토론이 이어졌다. 미래의 계획이 모두가 불확실한데 그렇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더욱 줄 수 없다는 여성,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지원이 아니겠냐며 위험을 감수하고 개인정보를 주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여성, 주거니 받거니 서로의 의견을 듣고 설득하기도 하고 수긍하기도 하면서 내린 결정은 개인정보 수집에 반대한다였다.

 

무겁지만 후련한 이야기들이였다. 결정 이후 그럼 어떻게 만나고 지속할 수 있을까를 역시나 <복작복작반상회>를 통해 결정했다. 지원사업 시 이룸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의무적으로 참석했을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했다. 모임의 이름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반장도 뽑았다. 우리들의 만남은 정부지원으로부터 출발했지만 아 이렇게도 만날 수 있구나하는 깨달음을 주는 시간들이였다.

 

그래도 만날 수 있다

20093월 중순 청량리 센터 짐을 다 빼고 텅 빈 공간에서 일본군 위안부송신도 할머니의 법정 투쟁 다큐멘터리를 공동체상영으로 여성들과 함께 보았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법정소송에서 패소하고 송신도 할머니는 예의 그 활기참으로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은지지 않았다.

 

우리는 여성부의 불합리성을 규탄하는 성명서와 성매매지원사업 몰이해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준비했지만 어떤 종류의 무기력함이었는지, 주변 상황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게 조용히 사업을 종결했다. 또한 정부지원과 현장거점이 없어도 청량리 여성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고 <별별다방>을 준비했던 시간을 보냈다. 나중에 여성들은 다른 지역의 집결지로 가거나 업주가 되거나 연락이 끊기거나 청량리에서 한두 명을 만나서 인사를 하거나 하는 정도가 되기도 했다.

 

제도 안에서 유용하게 여성들과 경험을 나누고 제도 밖에서 다양한 계획들을 세운 시간들을 지나 조용히 이야기해본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마음은 지지 않았다이 주문은 계속 유효하리라.

 

<청량리 기록화 사업: 천일야화 소개 보기>

 

 

이룸10년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