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 멈추는 체인지 데이(다닮연대 3.8여성의 날 기념 무지개 시위) -일다

차별을 멈추는 체인지 데이(Change Day)

다닮연대 3.8여성의 날 기념 무지개 시위

최김지은 기자
2005-03-07 21:46:59
다름으로닮은여성연대(‘다닮연대’)는 지난 3월 5일 오후 3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3.8여성의 날 기념 무지개 시위를 개최했다.

올해 무지개 시위의 슬로건은 “차별을 멈추는 체인지 데이(Change Day)”다.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일방적이고 차별적인 기준을 넘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변화를 위해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다양성을 옹호하는 여성운동으로 변화’, ‘정상가족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족구성의 권리로 변화’, ‘차별적인 일상과 운동방식의 변화’ 가 제시됐다.

이날 150명 정도의 인원이 행사에 참여했다. 무대행사로 참가자들의 요구를 담은 퀼트 제작 행사 및 “차별 조장하지 말아요”, “분홍 무지개”, “옆집만 봐도 정말 다양한 가족”등 노래가사바꿔부르기 공연과 1인극, 퍼포먼스와 축하공연이 열렸다. 또한 목적별신분등록법제정을위한공동행동, 성매매없는세상 이룸, 성적소수문화환경을위한 연분홍치마, 관악여모, 이화여성위원회, 숭실총여학생회 등의 단체가 부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인극은 집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집과 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4인 가족 중심의 가족 이데올로기가 전복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퍼포먼스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패러디하여, 4인 '정상가족'이라는 무서운 저주에 걸린 소피가 슬픔을 딛고 모험의 길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전쟁을 반대하는 여성연대 WAW’의 또랑과 타리는 지지발언에서 목적별신분등록제를 소개하고 새로운 신분제도의 도입에 대해 참가자들에게 지지를 당부했다. ‘성매매 없는 세상 이룸’의 김복자씨는 연대발언에서 다르기 때문에 힘을 얻어 함께 갈 수 있는 여성들의 연대가 중요하며, 일상의 차별과 폭력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사를 주최한 다닮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여성간의 차이에 주목하는 여성운동은 ‘손쉬운 이해와 가벼운 공감으로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지난 국회 때 호주제가 폐지되어 많은 사람들이 환영했지만, 여성운동은 호주제 폐지 이후의 대체법안 마련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개정안이 명시하고 있는 내용은 기존의 호주제와 크게 다를 바 없기 때문에 여전히 정상가족만이 인정 받게 된다.

김상희씨는 “현실에 존재하는 여러 형태의 가족들이 인정을 받고, 다양한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것은 여성들이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갈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라며 다양한 여성들의 의미 있는 연대를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이 끝난 후 마로니에 공원 주변과 대학로 일대에서 거리시위가 진행됐다. 이 날 참가한 김현아씨는 “평소 자주 생각하지 못했고 자주 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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