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사람들은 우리를 수치로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를 위한다면 어떻게 농성장을 단 한번도 찾지 않을 수 있겠어요.”성매매 특별법 시행에 따른 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성매매여성들의 단식 농성이 열흘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 성매매여성 대표 15명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옛 한나라당사 앞 인도에 천막을 치고 단식을 시작했으나 추운 날씨와 배고픔으로 하나 둘 병원으로 실려가고 지금은 9명이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마지막 1명이 남을 때까지 단식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속칭 청량리588에서 왔다는 이지현(가명ㆍ29)씨는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단식이 너무 힘들어 쌀 한 톨이라도 주워먹고 싶은 심정”이라며 “하지만 천막에서 굶어죽나 가게에서 굶어죽나 죽기는 매한가지라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원에서 올라온 정보희(가명ㆍ30)씨는 “성매매 특별법이 악덕 업주들을 잡아들인다면 우리들에겐 더 없이 좋은 법이지만 지금 경찰은 정말 문제되는 곳은 놔두고 단속하기 쉬운 집창촌만 토끼몰이식으로 잡아들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여성단체에 대한 서운함도 잊지 않았다.
이들의 대표격인 김지선(가명ㆍ27)씨는 “지나가던 시민들도 처음에는 곱지않은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죽하면 이러겠느냐’고 물을 갖다 주곤 한다”며 “하지만 우리를 위한다는 여성단체 사람들은 단 한번도 찾아온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는 “우리가 여기서 죽으면 범인은 바로 여성단체”라며 “성매매여성들은 그들의 지원도, 국가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말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