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4월 이태원 아웃리치(윗동네) 후기_도경
4월 21일 화요일, 이루머들과 함께 윗동네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처음 아웃리치를 갈 때는 긴장이 많이 되었었는데, 이번에는 긴장보다는 설렘이 좀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때 만난 언니들은 잘 지내고 계실까? 나를 기억하실까? 하면서요.
이날의 물품은 물티슈였어요. 물티슈를 잔뜩 담은 수레를 덜그럭 거리며 가게의 문을 하나씩 두드렸습니다. 언니들과 짧은 안부를 나누고, ‘오늘 추운데 늦게까지 고생한다’는 격려도 듣고, 가면서 먹으라고 귤을 받기도 하였어요. 그런데 화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이태원이 유독 휑 했어요.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도 꽤 많았답니다.
이번 아웃리치에서도 이루머들의 수다에 슬쩍 얹혀갔는데, 적극적으로 말걸기를 해볼걸,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 별별신문에는 트랜스엑스포 소식이 실려 있었어요. 사실 제가 준비팀을 함께 했기 때문에(근데 이루머들한테도 말을 안 한 것 같네요ㅎㅎ;;) 혹시 알고계셨는지, 와보셨는지 얘기를 나누고 싶기도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남았습니다.
다음 번 아웃리치에서는 조금 더 많은 이들과 조금 더 많은 말들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안녕!
4월 이태원 아웃리치(아랫동네) 후기_ 노랑조아
4월의 마지막 날, 이룸 상담소 전화번호가 커다랗게 붙은 물티슈를 가득 싣고 이태원으로 출발했다. 물품이 무거워 상담소 차량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직은 초보 운전자인 혜진이 밤 운전을 하는 중에 네비게이션이 좁은 골목으로 길을 안내하는 바람에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연신 사과를 했지만(미안해하지 말아요 마이 드라이버) 기스 하나 내지 않고 훌륭하게 도착! 후커힐이라 불리는 언덕의 꼭대기에 생긴 주차장에 차를 대고 수레에 짐을 실었다.
드르륵 드르륵~! 수레를 끄는 소리가 너무 커서, 이태원 골목에 소음을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우리의 존재감을 이렇게 우렁차게 퍼뜨려도 되는 것인지. 갑작스러운 조정으로 아웃리치 멤버가 둘 뿐이라, 한 명은 수레를 지키고 한 명이 업소에 방문했다가 나오길 반복했다. 어쩌다 적당하게 수레를 주차할 수 있을 때면 얼마나 기쁘던지. 그러면 둘이 함께 업소에 들어가 이야기를 좀 나누고 나올 수 있었다.
다음날이 노동절이고 주말과 어린이날까지 연휴를 앞둔 시기라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들뜬 분위기였으나, 우리가 들르는 업소에는 손님이 없었다. 반성매매 운동가로서 유흥업소가 활황인 모습을 보는 걸 바라지는 않지만, 거리에 생기가 있는데도 가게에는 손님이 없어 시무룩하게 앉아있는 언니들(아웃리치를 하며 만나는 여성들을 이렇게 부르며 관계 맺고 있다)을 보니 마음이 가라앉았다. 내가 바라는 건 무엇일까. 남성 구매자의 신난 모습을 보고 싶은 건 절대 아닌데, 언니들 얼굴에 수심이 깃드는 건 또 싫고. “내가 이거 아니면 할 거 없나? 나 다른 거 해서 더 잘 살 수 있어!” 하며 훨훨 날아가는 언니들을 보고싶은 걸까? 잘 모르겠다.
친근하게 드나들던 트랜스젠더 바에 처음보는 언니가 있어 이야기를 좀 길게 나누었다. 업소 인원이 자주 바뀌기도 하고 다 안면을 트는 건 아니어서 모르는 사람이 있는 건 다반사지만, 캐릭터가 분명한 이 분을 왜 이제야 만났지 싶었다. 젊어보이는 외모에 나보다 어린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아니어서 놀랐다. 우리가 법률상담을 한다고 하자 언니가 겪은 일을 얘기해주셨는데 상담소에서 지원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어서 안타까웠다. 그래도 입담이 좋은 언니와 대화할 수 있던 건 큰 수확! 관계를 더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른 바에서는 자주 보던 언니가 탈색을 했는데 색이 정말 예쁘게 나와서 함께 축하했다. 부디 머리가 아주아주 천천히 자라서 지금 이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기를.
물티슈는 언니들이 엄청 반기는 물품은 아니었지만 유용하기 때문에 홍보차 드리면서도 자신감 있게 턱턱 꺼내놓을 수 있었다. 때마다 적은 예산 안에서 최대한 기분 좋게 주고 받을 수 있는 홍보물품이 무엇일지 고민하게 된다. 좋은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물품의 호응도에 따라 높았다 낮아졌다 하는 자신감!! ㅎㅎ 몇 개 남지 않은 물티슈를 차에 싣고, 몇 달 째 문이 닫힌 가게 언니들의 안부를 궁금해하며 아웃리치를 마쳤다. 불이 꺼지지 않는 이태원 거리를 걸어서.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