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2024년 3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작성자 소이

  이룸 식구가 되고 처음으로 이태원 아웃리치를 나갔다. 이태원 언니들과의 첫 만남은 긴장보다 설렘이 더 컸다. 아웃리치를 위해 물품을 포장하고 간단한 MBTI 설문을 준비했다. 3월 별별신문은 ‘변희수 재단 준비위원회’ 소식을 담았다.

  첫 번째 가게를 똑똑 두드리고 “이룸이에요~!”라고 말하자 “들어와요”라는 대답과 함께 문이 열렸다. 가게에 들어온 우리는 3월 물품인 화장솜과 이달의 별별신문을 드리며 언니의 안부를 물었다. 언니와 가볍게 근황을 나누다가 어느새 인생이야기로 주제가 넘어갔다. 그동안 언니가 어떻게 살았는지, 뭐가 힘들었고 뭐가 좋았었는지,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등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언니는 우리에게 깊은 인생을 말해주었고 우리는 언니의 삶을 거꾸로 되돌아가는 짧은 산책을 했다.  다음 가게, 그다음 가게에서도 언니들의 농밀한 인생의 한 부분을 들을 수 있었다. 모든 가게에서 시간을 길게 할애한 건 아니다. 간단하게 그간 안부만 묻고 나온 가게도 있었고, 문이 닫혀서 그대로 발길을 돌린 가게도 있었다. 

  어딜 들어가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셔서 그게 정말 좋았다. 언니마다 반기는 방식이 달라서 재미있기도 했다. 방긋 웃어주는 언니가 있었고 안아주는 언니가 있었고 농담을 던지는 언니도 있었다. 반기는 방식이 모두 달랐지만, 그중에서도 공통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자꾸만 뭘 손에 쥐여주려고 한다는 점이다. 음료, 물, 커피, 금귤, 콜라겐 스틱 등등 뭐라도 챙겨주려고 하는 언니들의 마음에 에너지를 얻어서 더 열심히 아웃리치에 임할 수 있었다.

  집 가는 지하철에서는 오늘 밤에 들었던 언니들의 인생을 곱씹어 보았다. 그리고 든 생각. 길게 이야기 나누지 못했던 언니들, 이룸의 발길 아직 닿지 않은 이태원 공간들엔 어떤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떠오른 궁금증에 대한 답변은 앞으로 이룸과 이룸의 가족이 된 내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4월 이태원 아웃리치에서는 또 어떤 언니들을 만날지 기대하면서 3월 아웃리치 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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