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대중강좌] 성매매에 대한 여성주의 개입이란? 4강 성매매와 여성주의 정치경제학_시립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2023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대중강좌] ‘성매매에 대한 여성주의 개입이란?’의 마지막 강좌!! 4강 성매매와 여성주의 정치경제학의 후기가 도착했습니다. 후기는 시립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활동가 분들이 작성해 주셨어요. 😝 공유드립니다 👏

 

 

23년 9월, ‘성매매에 대한 여성주의적 개입이란?’ 4강으로 구성된 이룸 강좌를 듣게 되었다. 십대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활동가들은 이 중 1강과 4강을 기관 차원에서 다 같이 수강했는데, 각자의 활동 경험이나 기간에 따라 다르겠으나 청소년 성착취 피해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고민,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당사자의 목소리를 담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련 교육을 ‘최대한 많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십대여성의 ‘성착취 피해’를 지원할 때, 기존의 ‘피해(착취)-노동’의 이분법적 시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상황이나 계기를 마주하게 되면서, 한국사회 성산업의 구조 자체를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강의는 여성주의 정치경제학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되었다. 김주희 강사님의 정교한 강의내용과 일목요연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서 50%는 흡수되고 50%는 희미해졌는데, 여성주의 경제학에 관한 내용은 처음이기도 했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성산업 구조가 훨씬 더 복잡하고 방대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은 M-C-M‘ 즉 자본주의에서 이윤이 창출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그러나 공장 안에서의 이윤과 착취에 대해서 설명할 뿐, 가정 안에서의 이윤 발생, 즉 여성의 노동으로 창출된 이윤은 어디로 가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이에 여성주의 정치경제학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비판하며,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 밝히지 못한 ’사회적 재생산‘에 대해 설명한다. 집에서 열심히 먹이고 입혀 공장과 학교로 노동력을 내보내는 여성의 성별화된 노동이 사회적 이윤을 창출하는 근본적 노동이라는 점을 드러낸 것이다.

강사님은 성매매(성노동)와 가사노동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고 했는데 맥락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여성의 몸과 성역할, 빈곤을 자원 삼아 작동한다는 점에서 비슷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금융화 시대의 성매매와 집결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과거 ’윤락녀 격리수용‘을 위해 (구매자)남성의 시각으로 구성되었던 성매매 집결지가, 이제는 부동산 투기의 블루오션이 되어 남성의 시각이 아닌 투자자의 시각에서 사람들의 투기욕망을 부추기는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한다. 또 여성들을 착취한 시간은 상품화 되어 미래 가치 상승을 보장하는 지표가 되고, 강남 유흥업소에 20명의 여성만 있으면 유흥업소대출을 할 수 있다는데, 결국 여성을 도구화 삼아 자본을 창출해내는 구조로 정부의 개입과 부동산의 금융화, 도시재개발이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는 서울 대표 집결지가 대부분 사라져 흔히 말하는 ’홍등가‘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것이 성착취의 해체나 약화로 인한 것이 아닌 부동산 개발 논리로 인한 것이라는 점, 정부가 부동산사업으로 수입을 벌기들이기 위해 여성들을 상품화하며 격리하고 철저히 외면하는 과정이 과거와 다르지 않고 오히려 드러나지 않아 더 폭력적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갑갑했다.

김주희 강사님이 “정치와 경제는 분리되지 않는 것처럼 성 정치와 성 경제도 분리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하며 강의의 시작을 알렸었는데, 강의 마지막에서야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성산업이 한국사회의 경제, 문화, 사회적으로 뿌리깊게 자리잡았기에 결국에는 성매매가 개별 여성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치경제라는 거대한 사회구조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인식하고 국가(제도, 문화)가 변해야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하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공부하며 십대여성들과 연대하고 활동의 방향성을 찾아가고 싶다. 그리고 멋진 강의를 기획해주신 이룸과 열정 넘치는 강의를 해주신 김주희 강사님께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