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에 대한 ‘문제’를 따라가다보면 젠더와 계급, 자본 등에 얽혀져 있는 

‘불평등’의 모습과 맞닥뜨리게 됩니다. 

따라서 이룸은 오래 전부터 성매매를 경제적 불평등과 계급, 젠더위계적인 사회구조에 의해 기인한 현상으로 의미화 해왔고, 

오래 전부터 마음 속으로 바라고 있었던 ‘1017 빈곤철폐의 날’에 연대하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1017 빈곤철폐의 날> 연대 인증샷부터 남겨 보았어요.

 

드디어! ‘1017 빈곤철폐의 날 대행진’ 이 진행되는 당일!

올해 1017빈곤철폐의 날은, “주거권 지금 당장”을 요구하는 <주거의 날>과 함께 진행되었다지요.

이루머들은 (쉬는 날도 반납하고) 빈곤 철폐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염원을 담아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보신각 앞으로 모였습니다!

 

 

사회 곳곳에 얽혀있는 불평등과  빈곤,

시간이 갈 수록 숨막히게 벌어지는 자원의 불평등한 분배와 차별,

개발 담론 속에서 빠르게 지는 별이 되어가는 지구,

그 속에서 일상이 되어버린 기후위기와 사회적 재난,

말 그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불평등한 재난의 연속입니다.

이 참담한 마음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성매매가 빈곤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것은 (성매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성매매는 빈곤의 어떤 얼굴을 하고 있다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질문과 고민이 머리속을 맴돕니다.

 

그러나… 고민이 있다고, 우리의 활동은 멈출 수 없죠!

이룸은 1017 빈곤철폐의 날 대행진에서 투쟁결의문 낭독과 행진발언, 퍼레이드를 함께 하였습니다.

그럼 현장 사진 함께 볼까요?

 

그럼 투쟁결의문의 일부와 행진 발언을 함께 공유하고 ‘1017 빈곤철폐의날’ 현장스케치는 끝!

# 불평등이 재난이다. 빈곤을 철폐하라! 

 

 

 

[투쟁결의문] 주거권 지금 당장! 빈곤철폐 대행진 투쟁결의문

매일 더 높고 비싼 건물로 도시를 가득 채우는 개발계획은 원주민의 삶을 아랑곳 않는다. 더 비싼 집을 지어 돈을 벌겠다는 욕심은 타인의 삶을 파괴하는 것조차 거리낌 없는 일로 만든다. 이 세상은 쫓겨난 이들의 무덤 위에 지어졌다.

겉보기에만 번쩍이는 것들로 도시를 채우는 사이 사람들은 노점상의 소멸을 당연하게 여긴다. 세상은 왜 노점상이 사라진 도시를 발전한 도시라고 말하는가. 디자인도시, 혁신도시, 월드컵이나 올림픽에 밀려 사라진 노점상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건물을 구입한 30명은 총 8천 채의 집을 샀다고 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부를 독식한 세상의 한 편에는 또 다른 송파 세모녀의 죽음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세상은 왜 가난 속에 죽어가는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가.

더 많은 경쟁이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이 사회에서 효율적이지 않은 몸은 감금됐다. 시설과 집구석에 갇힌 우리의 시간은 휠체어를 외면하는 철도와 버스, 장애인을 채용하지 않는 노동, 장애인을 입학시키지 않는 교육의 공모에 의한 것이다. 세상은 왜 이 차별을 묵인하는가.

재벌대기업, 부자들에게는 수조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정부는 더 조를 허리띠조차 없는 서민들에게는 공공요금 인상을 안겨줬다. 현실이 된 기후위기는 불평등을 경로삼아 가난한 이들을 빗물에, 더위에, 추위에 죽어가도록 만든다. 세상은 왜 불평등이라는 재앙을 그저 방치하는가.

우리는 왜 집과 가게에서 쫓겨나 거리에 내몰렸는가.

우리는 왜 거리에 나와 장사하며 불법으로 취급당하는가

우리는 왜 이토록 저임금, 불안정한 노동과 세입자살이를 전전하는가

우리는 왜 동정과 시혜가 아닌 권리를 요구할 때 존재를 부정당하는가

우리는 왜 하루하루 고군분투 하면서도 빈곤을 두려워하며 살아야 하는가.

더 높아지는 건물이 더 깊어지는 절망만을 의미할 때 우리는 세상의 규칙을 바꿔야 한다. 전세사기, 깡통전세, 재개발과 철거폭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을 우리는 요구한다!

평등을 두려워하는 자들은 빈민에 대한 차별과 멸시를 조장한다. 우리의 연대는 모든 종류의 차별과 폭력, 불평등에 맞서야 한다. 우리의 삶은 불법이 아니다!

집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아플 때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생존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모두의 권리는 똑같이 존중 받아야 한다. 차별과 착취를 끝내자!

생존을 내일로 미룰 수 없는 법.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모든 이들의 권리가 달성되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어야 한다. 주거권, 지금 당장!

더 많은 생산과 더 많은 소비로 지구를 망쳐온 사람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때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 빈곤없는 세상은 가능하다!

– 이대로는 살 수 없다! 주거권 지금 당장!

– 불법인 사람은 없다! 빈민 생존권 쟁취하자!

– 모든 종류의 차별과 착취를 종식하라! 함께 가자, 평등으로!

– 장애인도 인간답게 사는 세상, 장애인차별 철폐하라!

– 빈곤없는 세상은 가능하다, 빈곤을 철폐하자!

 

2023년 10월 14일

1017 빈곤철폐의날 조직위원회

[행진발언문]

빈곤철폐를 위해 함께 투쟁하고 있는 동지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에서 성매매현장활동을 하고 있는 혜진입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시민여러분, 저희는 지금, 땅과, 돈과, 자원이 모두에게 공정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지고 있는 현실에 문제제기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그나마 있는 분배를 위한 예산조차 줄이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생존에 사회적 책임을 지라는 요구조차

최소한만을 지급하겠다는 정부와 사회의 논리를 규탄하기 위해,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더욱더 사지로 내몰고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거리에 나왔습니다.

제가 활동하고 있는 성매매 현장 또한 그렇습니다. 한국에서는 거대하고 독보적인 규모의 성매매산업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갖은 불평등의 문제들이 결부되어 있습니다. 왜 남성이 여성의 성을 사는 것이 이렇게나 자연스럽고

일상적일 수 있는 것인지 우리 사회는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특정 성이 자원을 갖고 다른 성을 구매하는 것이 이렇게나 일반적인 현실은,

성별에 따라 자원과 권력관계가 불균형하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적 불평등의 장에 많은 여성들이 성매매 여성으로 종사하고 있습니다.

많은 여성들에게 성차별의 장인 성매매산업이 매력적인 선택지로서 존재하는 이유는, 현 사회의 노동 조직, 자원 분배가 공정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성매매산업 안에서 많은 여성들이 여성의 몸을 활용하여 돈을 벌고자 하는 성산업자본에게 이윤을 착복당하고,

성산업과 남성 구매자들로부터 안전과 생계의 위협을 겪으며 살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 불평등을 해결할 생각은 않은 채, 성매매여성을 향한 비난만 행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현행법은 성매매여성들을 형사 처벌하고 있습니다.

성매매여성 처벌로 인해, 성매매여성들은 형사 처벌을 받고,
업주와 구매자로부터 폭력피해를 입었어도 신고하기 위해서는 나도 처벌받을 수 있음을 감수해야 하고,
성매매산업에서 겪는 많은 부당한 일들을, 참고 견디게 되고 있습니다.

국가가 빈곤한 여성을 처벌하며, 여성들의 입을 막고 있는 것입니다.

집결지는 가진 사람들을 위해, 부동산 자본의 이윤을 위해 재개발되고, 여성들은 밀려나고 있습니다.

2018년 청량리 집결지가 부동산 이윤을 위해 재개발되던 때, 집결지가 국가가 용인하고 활용한 성적 불평등의 장이라는 것,

성적 불평등과 자원없는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대책에 대한 논의는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여성들이 밀려난 청량리엔 가진 자들을 위한 높은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오랜 기간 청량리에서 일하고 살아온 여성들을 위한 생계 대책, 주거 대책은 한없이 부족한 수급제도 뿐이었습니다.

집결지 외에도 수많은 여성들이 경제적 문제로 성매매산업에 종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자원 불균형에 대해서는 보려하지 않은 채, 성매매여성의 성원권은 누락되고 비난과 처벌만이 만연해 있습니다.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성매매가 굳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닐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할 것입니다.

사회적 자원의 불균형이 해소되어야. 기만적이고 시혜적인 복지가 아닌 인권과 주거권이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거 공공성을 비롯한 자원의 공공성이 확대되어야 할 것입니다.

소수가 쥐고 있는 이 사회의 땅과, 돈과, 자원이 우리에게 돌아와야 할 것입니다.

빈곤여성에 대한 처벌, 성매매 여성 처벌 중단하라!
주거권 지금당장!
빈곤을 철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