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딸이 있어서 그런 일이 생긴다면
죽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딸이 그렇게 해야만 돈을 벌도록 만들었으니
제 무능에 치를 떨더가 죽어버리지 싶습니다.
만약 죽지 않고 버티고 살았다면
사무치게 미안하고 고마워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반전이 될 지는 몰라도
시작은 누구나 괴로웠지만
나름의 만족감도 갖고, 희망도 가졌으니
오히려 없어서 고통스러웠던 것보다
나은 다른 행복을 꿈 꿀 수도 있으니까요.
님도 머리속으로만 상상하고 있지요.
시커먼 곳에서 낯설고 짐승같은 남자의 몸에
안겨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떠올리고,
매맞고, 감금당하고, 지친 표정으로 철창같은
창밖 가로등 빛을 바라보고 눈물 짓는...
뭐 이런 신파같은 내용이 떠오를 지도 모르죠.
차라리 집창촌은 나은 곳입니다.
그곳은 최근 몇년동안 깨끗하게 정화되고, 관리도
잘 되고 있어서 문제도 없습니다.
문제 될 일이 없으니 깡패나 조직도 발 붙일 일이
없고, 열려있고, 드러나 있으니 유영철 같은 인간들
만날 일도 없습니다.
두려운 곳은 어디서 어떻게 진행하는 지도 모르는
보도방이나 출장마사지, 티켓, 룸 2차...
이런 곳이죠.
딸이 돈 때문에 보도방 같은 데 갔다면
딸을 잡아 족칠 겁니다.
원인이 뒷받침 못하는 제게 있다면
제가 사라질 겁니다.
그리고 전 딸이 없습니다.
감성에 호소해 봐야 서로가 딴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가정만으로는 전혀 전달 안됩니다.
이렇게 한 번 해보세요.
이미 딸 가진 부모의 심정을 생각해 보셨으니
이곳에 올린 그 딸들의 심정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 딸들이 새 희망을 갖고 사는데
아무것도 못해준 부모로서 그 자체가 끔찍하다
생각하는 것도 이기심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