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화운동 흐름과 담론 주목
제6회 서울여성영화제 내달 2일부터
김이정민 기자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서울여성영화제가 내달 2일부터 신촌 일대에서 개최된다. 서울여성영화제는 말 그대로 여성의 눈으로 렌즈에 담은 세상을 수많은 여성관객들의 눈으로 보는 것을 통해, 여성주의 담론을 만드는 장으로 자리해왔다.
올해도 풍성한 볼거리와 이야기 거리로 찾아온 이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제인 캠피온의 신작이 초청됐다. ‘여성’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는 제인 캠피온의 새 영화 <인 더 컷>은 스릴러 영화라는 장르 영화 안에서 현대인의 욕망과 사랑을 여성의 시선에서 독특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성음악 계보 만들기 등 기록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영페미니스트 포럼’은 영화를 통한 여성주의 담론의 장을 형성하겠다는 여성영화제의 의지를 보여주는 섹션이다. 3개국에서 총 5편의 영화를 초청한 이번 섹션은 여성주의 문화운동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들을 준비해두고 있다.
<급진적 하모니>은 <힙합의 여전사>와 더불어 남성중심적인 록과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 안에서 여성주의 문화운동을 실천하는 여성들의 생생한 역사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다. <급진적 하모니>에서 보여주는 여성음악 계보 만들기는 여성음악운동 역사의 살아있는 기록으로서 뿐 아니라 여성문화운동의 방향과 흐름의 보여주는 한 예로 주목할 만 하다.
또한 <벌거벗은 페미니스트>는 언제나 여성주의 담론 내에서 논쟁이 되었던 포르노그라피와 포르노 산업과 여성의 관계를 따라가며 역시나 다양한 논쟁의 지점들을 던져주고 있다. 이러한 영화 속 논쟁들이 공개적인 자리로 이어지도록 ‘여성주의 문화 만들기 포럼’도 마련해두고 있다.
일본고전영화 속 여성들 이야기
항상 주목 받는 아시아특별전에서는 지난해 필리핀특별전에 이어 올해 일본고전영화 속 여성들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일본영화사에서 저항하는 히로인상과 일본 영화 황금기를 풍미했던 여배우들을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으며, 특히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곡예사의 사랑> 상영에 일본 여성 변사의 특별 공연도 이벤트로 마련된다.
‘아시아’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같음과 다름을 이야기하고 여성주의적 관점 안에서 새로운 전망과 정체성을 모색한다는 의도로 기획된 아시아특별전은 아시아에서 여성문화운동을 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확장시킬 수 있는 섹션이기도 하다. 관심 있는 이들은 <아시아특별전 강연>이나 <아시아 여성영화제의 교류와 전망>에 관한 포럼에 참여하는 것도 좋겠다.
이 밖에도, 감독특별전에는 독일의 마가레테 폰 트로타의 작품들이 초대됐고, 최근 2년 사이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여성영화들의 <새로운 물결>도 그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영화뿐 아니라 오픈 스테이지, 핸드 인 핸드 등 관객들의 참여로 빛을 발하는 크고 작은 이벤트들도 많은 만큼 영화제 곳곳을 두루 살피면 그만큼 여성들간의 축제의 재미가 훨씬 커질 것이다.
벌써부터 매진된 작품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하니 각자의 ‘보석들’을 잡으려면 서둘러야겠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참고. www.wff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