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이룸과 많은 활동을 같이 하는 예지님이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를 적어주셨습니다. 현장을 접할 수록, 복잡다단한 현장을 따라 고민의 타래들도 부쩍 그 부피가 늘어난다지요.

고민을 끝까지 밀어붙이는데 상호 힘이 되길 바라며 후기를 공유합니다.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_이예지

 

구성된 개별 공간에는 어떻게 보여지느냐에 따라 또 자신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구성하느냐에 따라 어떤 장소에 개인이 진입할 수 있는 지 없는지가 나뉜다.

 

어떤 업소나 집결지이던지, 나는 아웃리치를 갈 때마다 이성애 남성 성구매자의 공간에 침입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작은 자극에도 예민해지며 구매자를 맞닥뜨리는 상황이 오지는 않을까, 혼자 이런저런 고민을 안게 된다. 이태원은 그 느낌은 덜하지만 “언니”들을 마주하기 위해 문을 두드릴 때마다, “무슨 돈이 나서” 물품을 건네주냐고 물어오실 때마다 이 곳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아니, 정확히는 성산업에서의 배치에 대해 고민한다.

 

이 사회에서 시민권을 누가 쥐고 있느냐에 따라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가 정해진다. 개인들이 업소에 들어간 경로는 개인간의 차이만큼이나마 다양할터이다.

 

이태원 거리는 “트랜스젠더 빠” 라고 공공연하게 드러낸다. 아니, 다른 지역 또한 그렇다. 이 공간 안에서 그들은 ‘트랜스젠더’임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 사회 규범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 또는 2인 사람이 그/그녀의 지정된 성별과 젠더 표현의 자유가 충돌하지 않길 원한다. 트랜스젠더들은 성기전환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주민등록번호 1 또는 2의 규범이 젠더표현의 자유와 충돌해도 ‘괜찮은’ 직장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경제적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되는 노동조건 중 하나로 성매매가 배치되어있다. 빚으로 성판매자를 묶어두는 성매매와 그 산업을 절대로 자유로운 개인간의 거래로만 볼 수 없듯이 역설적으로 트랜스젠더가 선택할 수 있는 직장은 성산업 현장이다. 이러한 점들은 많은 성소수자 단체가 투쟁하듯 누구에게나 규범적인 젠더표현을 수행하기를 거부해야하는 운동과 성매매 운동이 같이 가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며 트랜스젠더가 혹은 다른 성소수자가 성매매 산업으로 모이게 되는 여러 동인들에 대해 살펴보아야 함을 시사한다. 물론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에서 적힌 루인의 지적대로 MTF 트랜스젠더 성판매자가 성기전환수술을 받으면 오히려 업소에서 받아주지 않거나/성구매자의 ‘초이스’를 받지 못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트랜스젠더는 업소 안에서 완전한 자신의 뜻대로 트랜스젠더이기 어렵다. 업소에서 트랜스젠더가 트랜스젠더일 수 있는 점과 트랜스젠더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트랜스젠더이기 어렵다는 점에서 우리는 성매매 산업이 사회 규범과 생물학이라는 과학의 권위, 이성애-남성들이 빚어낸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이들을 성매매 산업으로 배치했는지 엿볼 수 있다.

 

국가나 자본 권력이 성매매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어떤 위치에 배치시키는 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왜 특정 공간에서만 자신의 정체성을 숨김없이 드러낼 수 있을까. 배치라는 동학은 무엇이기에 이 이상한 현상을 당연하게 굳히고 있을까.

 

이태원 아웃리치를 하면서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작년 11월쯤 맥양집 아웃리치했을 때가 떠올랐는데 당시 “법적인 지원체계 안에서 삼종, 게다가 맥양집 종사자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사법제도는 적극적으로 ‘피해자 규범성’을 생산해낸다. 피해자 규범성으로 해석되지 않는 이들은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범법자로 분류되어 처벌을 받는다. 피해자 지원체계는 행위자와 피해자를 구분해서 지원하지는 않으나 정해진 지원체계의 내용이 제각기 다른 맥락 속에서 성판매를 경험하는 이들, 특히 맥양주집 종사자와 이태원의 성판매자들이 지원을 받는다면 현 지원체계에서 소화가 가능할까. MTF 트랜스젠더 성판매자는 또 어떤 상황일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웃리치 하면서 머릿속으로 대체 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했다. 아직도 무엇인지 모르겠다. 계란 흰자랑 노른자도 아니고 대체 어떻게 주체와 피해자를 분리할 수 있을까. 자발/비자발 논쟁만큼 지겨운 것도 없지만 계속 회자되는 이 논쟁 속에서 돌파구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고민이 든다.

활동이야기

서울역 쪽방 아웃리치 후기

지난 5월 10일 밤 서울역 쪽방에 다녀왔습니다. 청량리에서 이동하신 한 언니를 뵈러 간 거에요.

지하철 출구를 나선 오르막을 따라 인적이 드문 컴컴한 길에 빌라와 쪽방이 있고, 장기숙박 하는 분들 그리고 성매매 하는 방이 있어요. 마중 나오신 언니의 손을 반갑게 잡고 같이 걸었습니다.

예전에는 꽤 장사가 되었던 곳인데 현재는 더이상 새로 유입되는 사람은 없이 성매매 여성, 호객하는 여성, 업주 모두 나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언니는 마흔 넘어 용산 갔다가 이곳을 알게 됬고 언니 가게 업주는 십대때부터 이곳을 떠나본적 없는 사람이라고 하시는군요. 부지가 국공유지라 언제고 헐릴거라고도요.

언니의 방에 앉아 사람이 와서 무척 좋아하는 언니의 반려견과 함께 대화를 나누다 왔습니다. 청량리 방보다 더 비좁아져 이불 한쪽을 조금 접어야만 깔 수 있는 방은 그래도 개중 제일 넓은 방인 축이라고 해요. 손님방은 따로 있는데 거긴 침대가 있대요.

언니는 대부분의 시간을 강아지와 이 방 안에서 보내신다고 합니다. 낮에는 술먹는 사람들이 험해서 안나가시고 밤에는 손님 있으면 일하고 아니면 말고. 안그래도 손님이 없는데 펨푸가 2, 업주 1, 언니 1로 나누니까 더 얼마 안되지만 담배값 교통비만 나와도 감지덕지라고 하세요.

5월 말 청량리 재개발 사업 비리 판결이 나면서 쪽방 업주들은 흩어졌던 여성들을 규합 데모에 나섰습니다. 수완이 좋아 이미 조합과 협상하여 보상을 받고 나갔던 업주들까지 돌아와 다시 데모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죠. (유리방과 달리 쪽방은 한 가게를 제외하고 전철연 가입을 안하는걸로 단합이 되어서 한꺼번에 나갔거든요) 언니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매일 나가시는듯 해요. 그 안에서도 규율과 눈칫밥이 굉장한 듯 해서 나 아파 못나간다 소리도 못하실까봐 걱정이 됩니다. 한 언니는 “우리 자신을 위해 하는 일” 이라고도 말씀 하셨지만 주변 상황이 그렇게 흘러가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누가 다치시지 않고 쓰러지시지 않기를..

아웃리치 소식 또 전하겠습니다.

저 건물들 뒷편 쪽방이 있다.
활동이야기

2018년 3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 3월 16일 금요일, 3월의 이태원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참여한 신입활동가의 후기를 전합니다.

 

3월의 이태원 아웃리치를 다녀왔습니다. 이룸에 출근하고 1주일이 지났던 날 다녀온 첫 아웃리치였어요.

 

이태원을 가기 며칠 전에는 철거가 진행 중인 청량리 집결지를 다녀왔었습니다. 처음 접한 공간이었는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응어리지는 느낌이었어요. 이 기분이 무엇일까는 쉽게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질감’에서 온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공간과는 분리되어 있는 듯한 공간이 주는 새로움과 놀라움이었던 것 같아요. 성매매라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오래된 현실의 현장이 새롭다는 것에 놀랐고, 그 새로운 것이 너무나 적나라해서 놀라웠습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성적 대상화, 그리고 노년 여성의 몸과 젊은 여성의 몸이 다뤄지는 차이, 노년 성판매 여성들의 열악한 환경, 그리고 자본과 국가의 이해에 의해 만들어지고 해체되는 성매매 집결지 공간. 아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고 새로웠고 충격적이었고, 먹먹했습니다. 지식으로 머리에 넣어져있다고 다 아는 것은 아니었나봅니다.

 

업소들이 몰려있는 이태원의 거리는, 맛있는 걸 먹으러 놀러 오던 이태원과는 길 하나 차이지만 마찬가지로 이질적이었습니다. 처음 발디뎌본 공간들을 돌아보며 여성들을 만났고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항상 좋은 물품 줘서 고맙다’, ‘차라도 마시고 가라’고 해 주시는 여성들도 있어 마주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매일 술마시는데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여성들의 건강 얘기, 다짜고짜 ‘얼마냐’고 묻는다는 구매자들 얘기 등. 처음으로 발디뎌본 이질적인 공간에서 처음으로 듣는 생생한 이야기는 마찬가지로 새롭고 놀라웠습니다.

 

어디서든 여성의 성적 대상화가 널려있고, 돈이 필요하고 자원이 없는 여성들이 너무나 쉽게 택할 수 있는 선택지로 성판매가 널려있고, 이렇게나 성매매가 가까운데, 그 공간이 그렇게나 이질적으로, 놀랍고 새롭게 느껴질 수 있는 것. 이렇게나 가까운 공간이 이렇게나 멀어질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된 아웃리치였어요. 지식으로 알고 있어도 새롭고 놀라웠던 이 공간을 어떻게 전하고, 마음을 열어준 여성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하고, 이 산업을 어떻게 해체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아지고 마음이 무거워진 시간이었습니다.

활동

2018년 2월 이태원 아웃리치

2월 8일, 2018년도 들어 첫 이태원 아웃리치가 진행되었습니다.

시작 전 이루머들은 3년 동안 이태원 아웃리치에 함께해주시고 계신 자원활동가 강유가람님과 그간의 활동을 돌아보고 올해 계획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 날은 땅콩 마사지볼과 이룸의 시대한탄 1탄  ‘종로여관방화 사건에 부쳐’ 기사를 별별신문에 담아 언니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아웃리치가 시작되는 입구에 들어서자 온통 흰색으로 인테리어를 한 ‘힙’한 카페가 눈에 들어왔고, 강유가람님은 모 연예인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미8군의 평택 이전과 재개발이라는 조건에 있는 이 공간의 변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다시 되새겨 보았습니다.

두 달여 만에 뵌 언니들은 이루머들과 강유가람님을 반갑게 맞아주셨고, 이런저런 음료를 두둑히 챙겨주셨습니다. 몇 개월 전에 처음 뵈었을 때 저희를 낯설어 하시던 언니는 언제 그랬냐는 듯 친근하게 인사를 나눠주셨습니다. 지금은 업소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며 작년 여름에 골목에서 인사를 나눴던 언니는 새로운 가게에서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언덕을 내려오며 건물주가 건물 입구를 막아 폐쇄된 업소들의 모습에 눈길이 더 머물렀습니다.  이 건물을 보며 작은 입구에서 계속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이태원의 오래된 건물의 특징을 궁금해하며 리서치를 더 진행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아웃리치를 마친 뒤 이태원 역 근처 카페로 이동하자, 언니들을 만난 거리와 달리 어느새 많은 인파 속에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활동

2018년 2월 창신동 여관골목 아웃리치

한 성구매자가 종로의 한 여관에서 성구매를 하겠다며 방화한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사건을 계기로 이룸이 있는 동대문구 지역의 쪽방에 대한 기사가 났더군요. 현장 답사차 기사에 등장한 창신동 여관밀집지역을 찾았습니다.

한낮의 동대문역은 시장, 게스트 하우스, 이국적인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 쪽방과 여인숙 등등… 이 혼재되어 붐비는 공간이었어요.

낮이어서인지 여인숙에서 호객을 하는 펨푸들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밤시간에 다시 가봐야 할 듯 해요.

앞으로 쪽방상담소, 도시재생지원센터 등 지역 단체·기관들에 문의도 해보고 창신동 지역에서 여관발이 형태로 일하는 성매매 여성들에게 차츰 다가가 보려고 합니다.

 

활동이야기

2017년 12월 청량리 밤 아웃리치

2017년 12월 청량리 밤 아웃리치

여전히 남아있는 공간, 달라진 풍경…

어느 순간부터 청량리 아웃리치를 나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황량함이다. 마치 이 곳은 유령도시같다. 서울 한복판 이리 넓은 땅 안에 거짓말처럼 으스스한 죽은 공간이 있다니, 참 이질적인 기분이다. 골목골목을 지날 때마다 으스스함이 퍼진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느낄수 없다.

여전히 두세 가게 문이 열려져 있다. 단속에 걸릴까봐 문을 닫아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서로 안부를 튼 집은 문을 두드리고 직접 인사를 건네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가게에 잇는 여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알수가 없다. 닫혀진 문틈 사이로 물품을 놓아 두고 돌아서면서 우리가 왔다 간 이 흔적이 언젠가 연결 끈이 되면 좋겠다고 바란다.

활동

2017년 12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2017년 마지막 이태원 아웃리치가 12월 15일에 진행되었어요. 동행해주신 이예지님이 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재개발, 뉴타운이라는 이름의 강력한 유령이 서울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정주하고 있던 사람들은 어딘가로 밀려나서 제 자리를 찾고 있을테고 토건사업이든 자본이든 어디든지 ‘삽질’할 곳을 찾고 있겠죠. 성매매집결지가 있었던 용산, 청량리도 재개발 바람이 휙 휩쓸고 지나갔고, 현재도 집결지가 있는 미아리도 ‘서희 스타힐즈’나 ‘동일 하이빌’이 들어선 지 꽤 되었고, 끊임없이 압박을 받고 있네요. 이태원도 한남동의 일부가 재개발 구역으로 선정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주를 고려하거나, 남아서 싸우거나 하는 선택을 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재개발 하는 곳에 성매매 집결지가 우연치 않게 있었던건지, 아니면 성매매 집결지가 있어서 재개발을 하는건지 헷갈린다고요. 집결지와 기지촌이 적극적으로 기획되기 시작하던, 새마을 운동의 바람을 맞던 그 때와 토건산업과 자본의 이익에 맞물려 뉴타운들이 우르르 지어지는 지금은 무엇이 다를 지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 삶대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곳에 살 수 있는건가. 또 가끔은 이 모든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것들이 우리를 어느 상황에 배치해놓고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어떤 삶들을 고르라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항할 지 타협할 지는 네 마음이야, 하고 조롱하는 기분도 듭니다.

 

 

 

 

조금은 더럽지만(?) 저는 “침을 뱉고 그 위에 선다”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그래요,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마음대로 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통제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들은 깃발을 올린다거나 머리끈을 매는 거창한게 아니어도 좋아요. 그냥 개같이 구는 놈들한테 침을 뱉어요. 마음대로 입어도 좋고 내가 여자여도 좋고 남자여도 좋아요. 혹은 아무것도 아니어도 좋아요. 저는 이상하게도 이번 이태원 아웃리치를 하면서 세상에 엿을 먹인다는게 무엇인지 고민해본 것 같습니다. 물품을 전하러 간 업소에서 성구매 남성을 마주쳤고 언니들이 들어오라고 했던 그 찰나, 조금은 규범적이지 않은 모습을 한 언니들을 마주했던 때들, 그리고 성산업 안에서의 트랜스젠더 언니들과 만났을 때. 어떤 누군가는 성 산업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상황은 분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크지는 않지만 계속 침을 뱉읍시다. 누군가의 삶 속에서 너무 ‘당연하게’ 자리잡은 성구매 현장에 비집고 들어가서 그 위에 섭시다. 침이 더럽다면 호루라기도 좋고 막춤을 추어도 좋아요. 서지 않고 그 위에 앉아도 좋아요. 무엇이든 좋으니 가만히 있지만은 않겠다고 약속합시다.

 

 

 

활동이야기

2017년 11월 27일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 11월 청량리 아웃리치에는 인근 주민이시기도 한 예지님이 동행해주셨고 후기도 남겨주셨어요. 고맙습니다:) 

11.27 청량리 아웃리치 후기
– 이예지

청량리는 제게 ‘일상적인 공간’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 곳, 옷을 사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 동네, 학교 마치면 역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길 모두 저의 일상의 빈 틈을 메워주고 있습니다. 아마 제게도 그런 것처럼 다른 이들에게도 삶을 살고, 만들어나가는 하나의 공간이겠죠? 청량리에서 쇼핑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제가 처음 청량리에 왔을 때 느꼈던 것은 청량리는 다른 상업시설들과 섞여있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고립된 공간같다는 것이었어요. 마치 집결지 자체가 비일상적이고 평범하지 않다는걸 보여주려는 듯 했습니다. 남성들에게 있어서 청량리는 언제나 마음 먹으면 성구매를 하러 들어올 수 있는 공간. 동네 사람들 모두 청량리 집결지가 어떤 곳인지 알지만 또 집결지 성판매 여성들과 함께 청량리에서 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긍정하지는 않는 공간.

하지만 한국 성매매 시장은 2010년 기준으로 추정 7조나 되는데 어째서 성매매가 일상적인 행위가 아니라 특별하고 ‘루저’ 남성들만 하는 행위로 여겨지는 것인지, 집결지의 여성들은 아주 특수한 존재로 불리는 지, 성을 판다고 하는 것이 이 사회에서 어떤 의미인건지, 대체 한국 영화시장보다 훨씬 큰 7조 가까이 되는 수익을 창출하는 이 공간은 대체 무슨 의미이기에 영화보다 더 비일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걸까요.

이루머분들과 함께 청량리 아웃리치를 나가면서 재개발되고 있는 집결지를 응시한다는 것이 어떤걸까 생각해본 것 같아요. 남성 중심 개발자본의 시각이 아니라 자본에 의해 밀려나고 무너지는 집결지와 집결지에 있는 여성을,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게 어떤 의미인걸까요.

적어도 제게 아웃리치는 남성이 집결지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권한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행위입니다. 성구매자 남성만 진입할 수 있는 공간에 성구매에 반대하는 우리가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세상의 규범을 흔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성은 꼭 섹스를 해야하고, 그렇기 때문에 성매매는 정당하다는 어떤 (우리에게는 정말 말도 안되지만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논리와 규범에 도전하고 부수고, 기존의 관점과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 걸음 중 하나가 아웃리치 아닐까요!

우리가 집결지나 곳곳에 있는 성매매 업소들을 응시하고, 응시하면서 공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비일상적으로 여겨졌던 남성들의 성구매에 대해서 “성구매는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고 삶의 곳곳에 침투해 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근래의 청량리 집결지는 재개발으로 인한 건물 철거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아웃리치 이후에도 들렀던 청량리 집결지는 여인숙이 부서지고 있었고 펨프 이모들이 항의를 하고 있었어요. 자본과 국가가 기획한 성매매 집결지라는 공간을 또 자본과 국가가 무너트린다는 건, 또 어떤 의미일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활동이야기

2017년 11월 27일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11월 27일 월요일 밤, 어김없이 자원활동가 강유가람님과 함께 이태원 아웃리치를 하고 왔습니다.

이번 달에는 대구여성인권센터 부설 자활센터 ‘생생이랑’의 참여 여성들이 직접 만든 라벤더 향이 폴폴 풍기는 천연 미스트와 이것이 만들어진 스토리를 별별신문 (이번 별별신문 보러가기 :e-loom.org/?p=2943)에 담아 언니들을 뵙고 돌아왔어요.

지난 달과 달리 연말이 가까워져서인지 월요일임에도 거리는 북적였고 불이 켜진 가게들도 더 눈에 띄었습니다. 항상 저희를 환대해주셨던 언니 가게에 몇 달 전부터 계속 불이 꺼져있어 궁금해 하며 앞을 지나던 차, 언니가 먼저 나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어요. 그리고 올해 들어 불켜진 모습을 보지 못한 한 가게가 영업하는 모습을 보고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언니는 교회에서 왔냐며 경계하시다 이룸이라고 하니 그 간 이 골목에 선교하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이번 달은 추운 날에 고생한다며 유난히 이것저것 챙겨주신 덕에 아웃리치 보따리가 계속계속 두둑해져갔습니다.


가게들 사이로 새로 생긴 현금인출기가 밝게 빛나고 있네요.

활동이야기

2017년 10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2017년 10월 24일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이태원에 다녀왔습니다. 귀여운 화분모양의 볼마사지와 함께.
여기저기 뭉친 곳에 이리저리 문질러주면 기분이 좋습니다.

이 날은 불꺼진 가게들이 꽤 많아서 여성분들을 많이 만나지 못 했습니다. 평소보다
반절 수준이었어요. 거리엔 손님이 꽤 보이는데도 불꺼진 가게들이 많아서 아예 간판을
꺼둔 것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태원에도 재개발이

활동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