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따먹을까
수업 도중 “따먹는다”는 표현을 공공연하게 사용하는 모 학원 강사를 공개수배합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수능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재수학원을 다니다 보니 고등학교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학원 선생님들의 가부장적인 태도에 거부감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물리를 가르치시는 선생님은 “기지배들이 공대는 가서 무얼 하느냐”고 말하는가 하면, 생물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인간복제에 대한 이론을 언급하면서, 화학을 가르치는 여선생님을 대리모로 설정하는 상황을 만들어 학생들 앞에서 그 분의 인격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그런 일을 접하게 되는데, 교사와 제자라는 수직적인 관계에서 대놓고 화를 내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게 짜증나는 학원생활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엊그제는 정말 말하기에도 불쾌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문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자신은 7살 때 뽀뽀가 아닌 키스를 해보았으며 일찍이 성에 눈을 떠서 9살 때 여자친구를 섹스파트너로 생각했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은 "정말이다. 나는 그때 어떻게 하면 걔를 따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였습니다.
그때 그 사람이 그 말을 하면서부터 그 이후의 수업은 귀에 들려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사람을 선생님이라 부를 수도 없었습니다. 우리 사회【?많은 남성들이 여성을 ‘따먹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그런 말을 직접 그것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입을 통해 듣게 되니 너무나 불쾌하고 어이가 없습니다.
강간범이나 가질 법한 사고가 몸에 배어있는, 소위 "따먹는다"는 표현을 하는 남자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으며 낄낄거리던 남학생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여성들이 이 나라에서 편하게 살 날이 멀었음을 여실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공개수배란에 올려주세요.
출처: 여성주의저널 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