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팬카페’물의
여성계 “성매매여성 인권 묵살” 강력 비난
2004.7.20
연쇄살인범 유영철(34)씨의 팬 카페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됐다가 하루만에 폐쇄되는 일이 벌어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살해 짱 유영철씨 팬 카페’란 이름으로 개설됐던 이 카페는 출장 안마사와 전화방 도우미 여성을 대상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른 유씨를 영웅화 해 한때 3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카페의 일부 회원들은 성매매 여성들을 살해한 유씨의 끔찍한 범행을 격려하며 “이러한 부류의 여성들을 죽인 것이 큰 죄냐”고 반문했다. 한 네티즌은 “유영철씨는 창녀와 부자만 죽였으니 오히려 대단한 사람”이라면서 유씨가 경찰조사에서 밝힌 “몸을 함부로 굴린 여자들도 반성하라”는 말에 동조했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인권단체들은 성명서를 발표하며 엽기적인 살인의 원인을 ‘성매매 여성 혐오증’에 있는 것으로 간주한 일부 네티즌을 강하게 비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국장은 “‘몸을 함부로 굴린 여자들도 반성하라’는 말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언론과 이에 호응하는 네티즌의 발언이 피해여성들의 죽음을 피해여성들의 몫으로 전가시키고 있다”면서 “불법으로 성을 매매하는 여성들이 가장 쉽게 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반성매매 여성단체인 ‘성매매 없는 세상, 이룸’의 유수진씨는 “도덕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있어도 죽어도 마땅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성매매 여성들을 향한 비인간적 발언들을 질타했다.
이재은 기자 lje@iwoma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