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치부 감싼 경찰..2004.5.20

제 치부 감싼 경찰

미성년 성매매 계장
경남청, 무혐의처리 의혹

경찰이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경찰 간부에 대해 사표를 받는 선에서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며, 여성단체들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폭력방지 경남도협의회(회장 정행길) 등 도내 50개 여성단체 대표들은 2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을 축소 은폐한 경찰관은 물론, 이를 지시한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며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경남경찰청 여경기동수사반은 지난 2월 이아무개(12)양 등 미성년자 3명과 이른바 ‘번개팅’을 통해 성매매를 한 혐의로 6명을 적발해, 성관계를 대가로 돈을 줬다고 진술한 5명은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으나, 현직 경찰인 ㅊ(27)씨에 대해선 돈을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로 입건한 뒤 무혐의 처리했다.

경찰대 출신인 ㅊ씨는 이 과정에서 마산의 한 경찰서 계장인 현직을 숨기고 ‘건축현장 일을 하는 대학 휴학생’으로 신분을 속여, 이양의 아버지(45)한테서 합의서를 받아 경찰에 제출한 뒤, 지난 2월 사표를 내 결국 ‘공소권 없음’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이에 대해 여성단체 대표들은 “6명 가운데 유독 최씨만 피해자와 합의하면 공소권이 없는 ‘미성년자 의제 강간’으로 수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사를 지휘한 창원지검은 “정황으로 봐 피의자의 신분을 알고 사건을 축소 은폐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고의성 여부와 수사기법상 미숙에 대한 직무감찰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김현태 기자 manb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