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타개 나선 원정성매매…택시기사에게 명함 돌리기
[노컷뉴스 2006-12-04 09:28]
택시기사 "택시 영업도 잘 안되는데 반긴다"…요금은 업소주인이 부담
지난 1일 오후 11시, 대전시 중구 유천동의 홍동가.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이곳에 어둠이 깊어지자 지나는 취객들을 붙잡기 위한 치열한 전쟁이 시작된다.
호객꾼에 막혀 한 승용차가 오도가도 못하고 있을 때 충북 청주 번호판을 단 택시 1대가 유유히 골목으로 들어왔다.
이곳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택시는 20대 가량으로 보이는 남자 손님 4명을 내려주더니, 마치 약속이라도 돼 있었던거처럼 업주로부터 만 원짜리 몇장을 받아들고 바로 옆에 주차한다.
20여 분후 또 다른 일행 3명이 청주 택시에서 내리는 장면이 목격됐다. 2시간 동안 이와 비슷한 3팀이 '공수'됐다.
바로 청주에서 온 원정 성매매족들이다. 과거 논산, 금산, 공주 등 대전 인근 소도시에서의 원정길은 공공연한 사실였지만, 최근에는 1시간 거리인 청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성매매특별법이 발효된지 2년이 넘어선 최근, 청주는 과거 대표적인 환락가였던 속칭 '사오육(사창동, 오정목, 육거리)' 거리 유흥업소들이 문을 닫거나 업종을 변경한 탓에 과거의 활기를 잃었다.
특히 100여 개 업소가 모여있던 우암동 일대 '오정목'은 현재 10개 업소 밖에 남지 않은데다, 그나마 골목 입구에 "이곳에서는 성매매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에 내결려 있는 등 개장휴업에 가깝다.
이틈을 틈타 유천동 일부 업소에서는 업주와 종업원이 합동으로 휴일이나 낮 시간을 이용, '청주 원정홍보'에 나서고 있다. 홍보는 대부분 청주 가경동과 복대동 일대의 터미널 택시기사에게 명함돌리기로 이뤄진다.
원정성매매가 가능한데는 승객이 별도의 교통비를 거의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
청주에서 대전까지 편도 3만원이지만 성매매족들을 싣고 이곳에 오면 최대 6∼7만원까지 왕복요금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이곳에서 태우고 왔던 손님들이 '일'을 치르는 동안 1시간을 기다렸다가 다시 청주로 태워다 주는 조건이다.
이 요금은 업소주인이 대부분 부담하게 된다.
이곳에서 만난 청주 택시기사 A씨는 "청주에서 4명을 태워다주면 업소에서 4∼5만 원을 받고 나머지는 손님들로부터 받는다"며 "택시 영업도 잘 안되는데 시외 규정요금을 다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사들은 (이런 손님들을) 반긴다"고 털어놨다.
충청투데이 한남희 기자 nhhan@cctoday.co.kr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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