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구매男 1만명 ‘존 스쿨’行… 어떤 교육 받나

성구매男 1만명 ‘존 스쿨’行… 어떤 교육 받나

[국민일보]2006-10-13 1653자
[쿠키 사회]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지 2년이 지났다. 특별법 제정 이후에도 음성적 성매매는 여전하지만 달라진 대목 중 하나는 성매매 알선자와 성매매 여성 뿐 아니라 성구매 남성에 대한 처벌도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돈을 주고 성행위를 하다 적발된 남성은 어떤 처벌을 받고 있을까.

법무부는 지난해 8월부터 성구매 혐의로 처음 적발된 ‘초범 남성’을 성교육 프로그램인 ‘존 스쿨(John School)’에 보내 교육받도록 하고 있다. 존 스쿨은 199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시민단체가 인신매매범, 포주 등 성매매 범죄자의 재범을 막기 위해 처음 만들었다. ‘존’은 성구매 혐의로 체포되는 남성이 대부분 자기 이름을 실명 대신 가장 흔한 남성 이름인 ‘존’이라고 밝히곤 하는 데서 유래된 명칭이다.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초범 남성에게 존 스쿨 교육을 실시한다. 존 스쿨 시행 이전에는 성매매 초범에게도 100만원 이상의 벌금이 부과됐다. 물론 존 스쿨 교육을 거부하거나 성실하게 참여하지 않으면 다시 기소된다.

올들어 8월까지 성구매 남성 8591명(2005년 3210명, 2006년 5381명)이 존 스쿨 교육 명령을 받았다. 현재 교육 명령을 받고 대기 중인 초범 1018명을 합하면 이미 1만명에 달한다.

이들은 전국 22개 보호관찰소 중 주민등록 주소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존 스쿨 교육을 받는다. 존 스쿨은 하루 동안 8시간(7교시) 교육을 받는 일정이다.

교육은 강의 청취, 역할극, 토론 등으로 진행된다. 1교시에는 참가자의 성매매 경험, 성매매 및 처벌법에 대한 인식, 성생활 만족도 등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다. 2교시에는 여성단체 관계자가 강사로 나서 ‘성매매의 범죄성과 해악성’을 교육한다. 성매매의 반인권성, 성매매 근절을 위한 사법적 의지, 성매매가 사회ㆍ가정ㆍ부부관계에 미치는 영향, 왜곡된 성인식과 정신건강 등이 주제다.

3교시에는 과거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이 강사로 나선다. 여성의 경험담을 통해 성매매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반인권적인지 들려준다. 4교시는 성매매가 신체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배우는 시간이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관계자가 성매매로 생길 수 있는 각종 성병에 대해 강의한다.

5교시에는 참가 남성들이 성매매 여성 및 부인 등의 역할을 맡아 ‘소시오 드라마’ 를 만든다. 연극을 통해 여성 역할을 체험함으로써 여성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역할극이 끝나면 성매매 욕구를 제어하는 방법에 대해 참가자들이 토론하게 된다. 차후 성매매 재범을 막기 위해 스스로 통제 계획도 짜고 참여자들 앞에서 이를 발표한다.

마지막 시간에는 최종 설문조사가 실시된다. 지난해 9월부터 충북 청주보호관찰소에서 존 스쿨 교육을 받은 남성 301명 중 98%가 ‘앞으로 성구매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 94%는 ‘성구매는 엄연한 범죄’, 85%는 ‘성매매 여성은 우리나라 성문화의 피해자’라고 답했다.

법무부 관찰과 관계자는 “존 스쿨 교육으로 ‘성구매를 하다 적발돼도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고 재범 발생율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청주보호관찰소측은 “존 스쿨 교육이 얼마나 실행으로 이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긍정적인 교육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재범을 막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성 기자 me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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