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한꼭지]이게 다 무슨 상황_기용

이게 다 무슨!!!

기용

심심찮게 들어오는 상담 중 하나는 구매자(이면서 혹은 애인쯤)에게 나체의 사진/동영상을 찍어줬고, 그것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하 이딴 식의 구매자들을 '이 새끼'라고 하기로 한다.)
 
이 협박은 여성이 이 새끼를 안 만나주겠다고 할 때 시작된다. 이 대목에서 우리 모두 ‘읭?’스러운 기분을 느껴보자. 뭔 사기를 쳐먹은 것도 아니고, 정말 너무한, 아주 나쁜 짓을 해서가 아니다. 그냥 우리 그만 만나-를 선언해서다. 만나기 싫어서 한 일주일 오는 연락 씹었더니 이 새끼들이 '내가 니 사진 갖고 있다. 전화받아' 라는 카톡을 보내놓는 거다.
그래서 이 새끼의 연락을 안 받을수가 없고 안 만나줄 수가 없는데 난 더 이상 이 새끼 만나고 싶지 않다 어떡하면 좋은가-의 상황.
 
이 얼마나 어리둥절한가. 그냥 그만 만나겠다고 했을 뿐인데
“뭐? 나랑 헤어지자고? 니 신상이랑 사진 내가 다 올려버릴꺼야! 너 '이런 일' 하는 거 알려지고도 괜찮을 것 같아? 그러니 넌 날 만나줘야해!!” 라니.
 
협박죄로 고소하면 태도 싹 바꿔서 경찰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진짜 퍼뜨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헤어지기 싫었다며 난 너무 사랑하는데 안 만나준다니 홧김에 그랬다며 순애보로 포장하겠지. 찌질하다. 도대체 왜 이렇게 못 헤어지는 것인가. 니가 싫다잖아. 싫다고. 니가 싫어서 더 만나기 싫다고! 그리고 그냥 찌질하다 여기고 말아버리기엔 그 협박이 너무나 강력하고 잘 먹혀서 속이 상한다.
 
그래서, 속상해서 엉뚱하게 여성들을 원망도 하게 된다. 이 새끼 이렇게 쓰레기잖아요. 만난지 두 달 됐다면서요. 언제 봤다고. 뭐 믿고 나체의 사진을 잘 관리해줄거라 생각한 거예요. 그런 신뢰 쌓일만한 관계 아니잖아요. 구매자로 만난 새끼를 뭐 믿고 찍어준 거예요?? 왜왜! 왜!!!
 
그래… 고화질 카메라가 장착된 핸드폰이 필수품이 된 세월이 몇 년인가.
데이트하면서 쪽쪽거리면서 사진 찍고. 맛집가서 인증샷도 찍고. 방구석에서 이상한 표정의 서로의 사진도 찍어보고. 같이 침대에 누워서도 찍고. 섹스 뒤에도 찍고. 우리 모두 헐벗은 상태의 사진 몇 장쯤 구남/여친의 핸드폰에 남겨두지 않았나.
 
 
나 부탁이 있는데… 우리 하는 거 찍으면 안 돼?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타일러도 보고 미쳤냐고 질색팔색도 해본다.)

절대 나만 갖고 있을께. 나 혼자 있을 때 보려고 그래. (안 돼)
그럼 한번만 찍고 바로 지울께. 아 정말 바로 지울께. (지울 꺼면 왜 찍어)
우리 하는거 화면으로 보고 고칠 점을 찾으려 그래.
이쯤에서 정색을 하고 단호하게 말하면,

너 오빠 그렇게 못 믿냐? 넌 날 사랑하지 않는 거지!!!
삐져가지고 말 걸어도 대답도 안하고 씩씩거리고 있겠지.
그리고 잊을 만 하면 끈질기게 무한반복.
아 이걸 달래고 어르고 앉아있자니 너무 피곤하다. 야 그래……. 찍어라…..의 상태.
 
최근에는 이 새끼가 SNS에 사진을 올렸다는 상담이 들어왔다.
보통은 올리겠다는 협박을 하지 올리진 않는다. 이후에는 협박 거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근데 이 새끼가 진짜 올려버린거다. 이 새끼가.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관리자에게 사진 내려달라 요청하고 성폭력특별법에 유포죄가 어쩌니 고소하고 증거를 확보하고 어쩌고 쩌고쩌고. 에이씨. 이미 사진을 올라갔고 볼 사람은 다 봤는데.
 
이게 다 무슨 상황인가.
헤어지쟸더니 나의 나체 사진을 지네끼리 돌려보겠다 협박당하고 수영장가서 샤워했더니 인터넷에 동영상이 돌아다니고 밖에 나와서 똥싸고 오줌싸기전엔 어디 번쩍하는 불빛없나, 이 문고리의 나사가 카메라 렌즈는 아닌가 의심과 불안을 마구 키워야 한다니.

 

나는 정말 진지하게 이런 생각을 했다.
여자들이 보지들을 마구 들이대버리면 어떤가. 험상궂은 표정의 언니들이 살벌한 표정으로 봐라 이새끼야 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 봐라ㅗ봐로바롸보라보라 이 쒸알것들아 봐라봐라봐라봐라라라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 니가 올린 게 어느 보지인가 헷갈리게 해주마 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라라라라라라라라 너 지금 휴지놓고 바지내리고 있는 거 내가 다 알고 있다 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봐라보라봐로바롸봐라바바봐란
이 새끼들이 아주 자지가 쪼그라들어서 딸 칠 기분 뚝 떨어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