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8월 몹시에는 영화 <커피 한잔이 섹스에 미치는 영향> 을 봤어요~

8월 몹시를 준비하다가 한 이루머가 말했어요.
 
' 어떤 영화에 레즈비언 여성이 주인공인데 그 여성이 레즈비언 성판매를 한다고 하더라.'
한창 소수자 성매매 연구 작업으로 끙끙 대던 이루머들은 ‘옳다구나!’ 싶은 마음으로 그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 제목은 <커피 한잔이 섹스에 미치는 영향>이었어요. 원래 제목인 Concussion은 뇌진탕, 충격 이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원래 제목이 좀 더 와 닿습니다.

 

영화에는 아이를 키우며 동반자적 관계를 맺은 레즈비언 커플이 등장합니다. 주위로부터 커플로 인정받으며 중산층의 삶을 살고 있는 이 중년 레즈비언 커플은 두 여성 중 한 명이 레즈비언 성판매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관계로 접어듭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
 
전반적으로 이루머들은 주인공의 상황에 이입이 안 된다는 평이었습니다. 오히려 감독이 관객들이 주인공에게 이입이 안 되도록, 주인공이 이미지로만 인식되는 걸 의도한 건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성매매는 주인공의 일탈의 도구로 사용되었을 뿐이며 그래서인지 성매매에서의 역학관계가 세련된 판타지로만 포장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성판매를 하기 전이면 커피 한잔을 하자는 판매자의 희한한 요구를 별 말없이 따르고 투덜거리기만 하는 구매자의 모습, 성매매를 알선하는 여성이 성매매를 알선하게 된 계기를 ‘자기 주위에 이상하게 사람이 많이 따르는데 그러다보니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된다.’ 정도로 일축하는 장면에서 특히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그 외에도 여성 구매자가 이렇게 많다는 점을 보며 이게 모두 감독의 상상인지 어떤 현실에 근거한 내용인지 궁금했습니다. 이야기 끝에는 영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지다 보니 감독의 상상, 판타지일 것이라는 방향으로 입이 모아졌던 것 같아요. (기억이 가물가물..)
 
감독이 성매매 현장이나 성산업 안에서의 역학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성매매를 주인공 여성의 일탈 도구로 이용하기만 해서 좀 화가 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소수자 성매매 연구와 관련된 빛나는 통찰을 얻었으면 좋았으련만… 허허.. 기대가 너무 컸어요~ (그래도 배우들은 정말 멋지더라고요. 무게감이 느껴지는 연기력!)
 
성매매에 대한 ‘이미지’, ‘판타지’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이룸은 더더욱 구체적인 현실에 발을 딛고 있어야겠다는 아름다운 다짐을 남기며 8월 몹시 후기를 마무리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