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장안동 아웃리치 후기

10월 장안동 아웃리치 후기

이룸은 성매매피해지원상담소를 운영하며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아웃리치를 진행하고 있고, 우선은 장안동을 직접 방문하는 솔직한 방법을 택하여 움직이는 중이다.

10월 22일, 장안동에 세 번째 오다 보니, 의외로 처음에 네온사인에 압도된 느낌들이 훨씬 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가지가 처음보다는 작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 처음에는 낯선 공간이기도 했을 테고, 인근 이 규모로 업소 밀집지역이 있다는 것 자체가 약간의 충격이기에 그랬나보다.

그 간 업소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만나기 어려워 오늘은 업주들에게 직접 보도 차량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기로 했다. 물론 대형업소들은 제외하고. (대형업소들은 애초에 왜 우리의 출입을 꺼릴까. 무엇이 찔리는 것일까.)

이 날은 상쾌환과 홈삼스틱을 바구니에 담아 언니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다시 간 곳도 있고, 처음 간 곳도 있었는데 이룸을 기억하는 곳은 적은 편이었다. 혹시 몰라서 처음 가는 업소나 추가로 라이터를 두려고 여분을 챙겨갔다. 지난 번 라이터를 두고 갔던 우리들의 흔적들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제발 구매자들이 가져가지 않았기를 바라본다.)

계획대로 직접 업소에 보도차량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는데, 대략의 스팟과 차량 형태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웃리치가 끝날 무렵 정도에서야 추정되는 차량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늦은 시간에 아웃리치를 진행해보기로 했다.

이 날은 대부분 업주나 웨이터, 실장 등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카운터를 보거나 청소, 모종의 ‘관리’를 맡고 있어 보이는 웨이터나 실장으로 추정됐다. 아주 앳되 보이면서 아무것도 모르고 물품을 받아주는 사람부터, 애초에 경계하거나 무심한 태도로 받는 둥 마는 둥하는 하는 곳도 있었다.

오래 영업을 했음직한 유흥업소들은 오히려 우리의 존재를 궁금해 하기도 했다. 국가에서 나오는 것이냐고 묻기도 했는데, 다른 업소보다 낮은 주대가격을 적어 홍보하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이 업소에서 일하는 언니도 뵈었다. 카운터에서 마주쳤는데, 업주로 추정되는 사람이 우리에게 말을 거는 와중 사라지셨다.

대형업소들 다음으로 큰 규모의 업소 한 군데를 가보았는데 입구부터 나무 장식 인테리어나 포르노그라피스러운 이미지가 도배되어 있어 불쾌함과 더불어 압도되는 느낌이 들었다. 들어가니 다른 여느 곳보다 관리하는 사람의 규모가 있었고, 보드가 걸려는 것이 눈에 띄었다.

이제사 접촉면을 늘려가기 시작하고 있으니, 여성들과 만나기 어렵더라도 조급해하기 보다는 다각도로 아웃리치를 진행해보려 한다. 다음 번에는 늦은 시간 대에 아웃리치를 진행하기로 약속하고 마무리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