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11월 이태원 아웃리치 후기

여느 때처럼 자원활동가 강유가람님이 동행해주신 이번 이태원 아웃리치는 수건과 별별신문을 가지고 방문했습니다.

<유흥업소종사자를 위한 별별신문>은 이제까지 하나의 내용으로 분기별 발행을 했는데요, 10월부터는 이태원과 청량리집결지 각각 대상의 욕구와 지역의 이슈를 고려한 내용으로 구성하여 매달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태원 별별신문은 요통을 호소하시는 분들을 위해 디스크 손상을 예방, 치료하는 자세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이제는 언니들이 저희에게 차와 음식을 권하는 것이 새삼스럽지 않게 느껴질 만큼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저희를 알아보고 반겨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는 만큼, 업소이동이 잦은 특성상 늘 만나던 언니가 갑작스레 보이지 않으면 아쉬움이 큽니다. ‘한 마디라도 더 나눌걸’ 하는 아쉬움, ‘어디로 가셨을까’ 하는 궁금함, ‘어디에서든 건강하게 잘 사셨으면’ 하는 바람들이 순간, 그리고 자주… 마음에 스칩니다.
 
언니들과 동고동락하는 반려견은 언니와 저희를 연결해주는 아주 좋은 대화주제입니다. 이날은 가게 문 옆에 길 잃은 개의 주인을 찾는 벽보가 눈에 띄였습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언니와 함께 사는 개와 주인을 기다리는 개가 서로 거리를 두고 앉아있었습니다. 또 다른 가게의 개는 교통사고를 당해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었고, 또 다른 개는 자궁축농증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었습니다. 개들에게도 다사다난한 11월입니다.
 

본격화된 재개발, 미대통령 트럼프 당선으로 이태원의 공기도 어지럽습니다.
모두에게 다사다난한 2016년, 
올 겨울도 기록적인 추위가 온다고 하는데 각자의 이유로 거리에서 밤을 보내는 날들이 많습니다. 
자기 위치에서 일상을 유지하고 살아내는 것 자체가 투쟁인 우리이기에 다가오는 겨울에는 서로의 이유로 뭉치는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투쟁하는 언니들!
12월에는 따뜻한 물품 가지고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