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활동]1017 빈곤철폐의 날 “이윤에 떠밀리는 도시를 구출하라”

이룸은 경제적 불평등과 젠더섹슈얼리티의 권력관계로 탄생한 성산업에 균열내기 위해 빈곤철폐의 날에 참여합니다. 빈곤한 여성을 성산업이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여성의 몸을 활용하여 이윤을 거둬들이는 자본에 대항하기 위해 빈곤철폐의 날에 참여합니다. 불평등을 전제로 자본이 존재하고 바로 이 자본이 여성의 몸, 소수자의 몸, 장애인의 몸, 이주민의 몸, 청소년의 몸 ‘정상성’의 어긋나는 몸을 배제하고 낙인찍는 사회에 대항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바람은 하나입니다. 그저 지구의 생명 중 하나, 사람답게 존재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동료 시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본의 배를 불리기위해 동두천 성병관리소를 철거하고, 청량리 588 집결지를 폐쇄하여 부동산 자본이 들어오는 세상에 대항하고자 합니다.
자본이 이기는 체제를 전환하기 위해 이룸은 계속 싸울 것입니다. 투쟁!

# 1017빈곤철폐의날 퍼레이드 # 이윤에 떠밀리는 도시를 구출하라!

[결의문]

1017 빈곤철폐의 날 이윤에 떠밀리는 도시를 구출하라!
이윤보다 생명과 안전, 사람이 먼저인 세상으로!
빈곤과 차별 철폐하고 평등사회로 나아가자!

빈곤의 책임은 불평등한 사회구조에 있다

10월 17일은 빈곤철폐의 날이다. 잘 사는 나라 한국의 빈곤율은 15%, 노인빈곤율의 경우 38%로 압도적으로 높다. 장애가 있거나 노인이 되었을 때 빈곤에 빠질 위험이 높다는 건 임금이 없어졌을 때 일상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열심히 일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없고 소득을 잃은 상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없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빈곤과 불평등은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노동과 주거, 사회보장과 같이 인간의 안정된 일상에 필요한 권리가 후 순위로 밀렸기 때문에 발생한 사회구조의 문제다.

저임금 불안정노동극심한 주거불평등이렇게는 못 살겠다!

빠른 성장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는 소수가 독점했다. 기업과 부자들이 사람과 땅을 착취해 돈으로 돈을 벌고, 집으로 집을 사는 동안 노동자들은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로 내몰렸다. 임금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솟은 집값은 세입자들을 3년에서 4년에 주기로 비자발적으로 이사해야 하게 만들었다. 주택은 매년 공급되지만 공급된 주택은 집 있는 사람들의 수중으로 들어갔다. 쪽방과 고시원 등 집이 아니거나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공간에서 사는 주거빈곤층이 180만에 달한다.

이윤에 떠밀리는 삶을 거부한다이윤보다 생명이다!

30년도 안 된 집을 부수고 짓기를 반복하며 더 값비싸고 화려한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은 도시 주변부로 쫓겨나고 있다. 개발지역 원주민 10명 중 8명은 대책 없이 생활권에서 더 멀고 불안정한 공간으로 밀려난다. 인근에서 수십년간 장사하던 노점상인들은 도시미화와 디자인을 이유로 퇴거의 대상이 된다. 공공역사를 상업화하는 과정에서 거리 홈리스들이 그나마 안전한 공공공간에서마저 쫓겨난다. 그렇게 많은 개발이 진행되었음에도 장애인들의 이동권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았다.

평등만이 대안임을 선언하자빈곤을 철폐하자!

빈곤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그림자가 아니라, 경제성장의 결과 그 자체다. 가난한 사람들, 장애가 있는 사람들, 일터와 삶의 터전에서 대책없이 쫓겨난 이들은 더 많은 이익과 더 빠른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가장 많은 희생을 치른 이들이다. 이대로는 살 수 없다. 1017 빈곤철폐의날을 맞아 노점상, 철거민, 홈리스, 쪽방주민, 장애인, 노동자, 성소수자, 이주민인 우리가 거리에 나온 이유다. 우리는 가난한 이들을 도시에서 내쫓는 폭력에 거부한다. 1017 빈곤철폐의 날을 맞아 평등만이 대안임을 선언하며 빈곤을 철폐하기 위한 연대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한다.

빈곤과 차별을 끝장내고평등 세상 쟁취하자!

이윤보다 생명이다이윤에 떠밀리는 도시를 구출하자!

2024년 10월 19일
1017빈곤철폐의날 조직위원회

공공노조사회복지지부, 공공운수노조희망연대본부, 공익인권법재단공감, 관악주민연대, 광진주민연대, 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 너머서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동당, 노동도시연대, 노들장애인야학, 동자동사랑방,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민달팽이유니온, 민생경제연구소, 민주노총, 민주노총서울본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빈곤네트워크(대구), 반빈곤센터(부산), 반성매매인권행동이룸, 불교인권위원회, 빈민해방실천연대(민주노점상전국연합·전국철거민연합), 사회진보연대, (사)참누리, 서울민중행동, 서울복지시민연대, 성공회나눔의집협의회,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시민건강연구소, 옥바라지선교센터, 인권운동사랑방,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빈민해방철거민연합·전국노점상총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정의당,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주거권실현을위한비닐하우스주민연합,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진보당, 참여연대, 천주교빈민사목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천주교예수회인권연대인권센터,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평화주민사랑방, 포천이주노동자센터, 한국도시연구소, 한국백혈병환우회, 한국지역자활센터협회, 한국주민운동교육원, 해외주민운동연대, 향린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홈리스행동 (2024.10.04 기준 65개 단체)

 

[차량행진발언문]

빈곤 철폐를 위해 함께 투쟁하고 있는 동지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용입니다.

저희는 오늘, 자본의 탐욕에, 이윤에 의해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생명이, 존엄이 너무나 쉽게 위협받고 스러져버리는 현실에 대해 말하려고 모였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이렇게 떠밀려 버릴수 없다고 함께 외치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왜 이 도시에 우리의 자리가 없느냐고 묻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성매매는 한국 사회에서 한번도 불법이 아니었던 적이 없지만 성산업은 그 규모가 8조, 혹은 30조에 이르도록 몸집을 키워왔습니다. 국가는 성매매집결지를 묵인하고 방조했습니다. 구매자들의 안전을 걱정하여 집결지의 보건소들은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서만 성병검진을 실시하였습니다. (혹시 구매자에 대한 검진을 실시할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지 궁금해집니다.)

미군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지촌을 살펴보면 성매매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더욱 명백해집니다. 성병관리소를 세우고 운영하며 성병에 걸린 여성들을 감금하였습니다. 그리고 쇼크로 사망할수도 있는 페니실린 주사를 처방하였습니다. 미군들에게 깨끗한 여성들을 ‘제공’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동두천시는 최근 이 성병관리소 부지를 사들인 뒤 개발을 위해 성병진료소 건물을 싹 밀어버리려 하고 있습니다.

청량리 588이라 불리던 청량리역 뒤편의 성매매집결지는 지금은 그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그 곳에는 비싼 아파트들이 들어섰습니다. 집결지 개발이 본격화 되던 당시, 여성들의 몸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던 업주들은 재개발이 이익이 되자 그 태세를 바꾸어 성매매는 불법이고 성을 사는 자는 3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는 낙서를 가게창문에 락카로 휘갈겼습니다. 마치 그제서야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된 것처럼 말입니다.

파주의 용주골은 어떠합니까. 파주시장이 나서서 시민들의 안전을 운운하며 깔끔하게 밀어버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때 이들이 내놓는 논리 또한 여전합니다. 성매매는 불법이고 이 공간은 원래 없었어야 하는 공간이라는 겁니다. 청량리에서 성매매가 불법이라고 락카로 써갈기던 업주처럼 손쉽게 그 태세를 바꾸면 그만입니까? 그 공간에서 일하고 살아온 여성들에 대한 대책 마련은 없이 이제 이 곳에 돈이 되는 건물들을 세워야하니 그만 나가라고 쫓아내면 그만입니까?

성매매여성들은 이중으로 처벌되고 있습니다. 스스로 몸을 파는 선택을 했다는 음란하고 더러운 여성이라는 사회적 처벌을 받습니다. 그리고 성매매행위자로 함정단속에 의해 다시 한번 형사적으로 처벌됩니다. 업주와 구매자들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었어도 신고 하기 위해서는 내가 처벌 받을수 있다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그렇게 결국 신고를 포기하게 됩니다.

가난한 여자들에게 몸을 파는 것과 긴 시간 일하고 돈은 조금 주겠다는 두가지 선택지만을 들이밀어놓고 그래서 차라리 성매매를 하는것이 합리적인 선택인 상황에 몰아넣고서 다시 한번 여성들을 처벌하는 현실은 결국 가난에 대한 처벌과 마찬가지입니다.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그저 성매매집결지를 밀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성매매 말고 다른 대안을 마련할수 있어야 합니다.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고, 최저임금을 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살수 있는 집이 있어야 하고 돈 걱정없이 아이를 키울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은 성매매 여성이 처벌되지 않는 사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