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보스턴 결혼』을 읽고 느낀 소감을 나눈 자리.


 

보스턴결혼이란, 19세기 미국의 청교도적 분위기에서 미혼인데 전문직인 여성들 간의 친밀성을 결합해낸 문화를 말한다고 해요. 그것을 로맨틱하면서도 성적이지 않은 여성들 간의 관계에 신보스턴 결혼으로 창조해내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19세기에 정의했던 개념과는 다르게 현재의 관계방식이 있다고 하나, 공통적인 것은 성적이지 않지만, 레즈비언 애인관계와 구별되지 않는 관계들을 일컫는다고 해요. 레즈비언 간의 사랑이 어느 정도의 기간을 보내고 나면 성적이지도 않으면서 애인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럼에도 최우선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죠. 꼭 레즈비언이라는 정체성이 아니더라도 여성들 간의 강한 친밀감을 형성하는 예는 많잖아요. 책에는 성적인 관계에 주목하고 있지만, 그 외의 관계도 종종 예로 나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커플이라고 했을 때 성적인 관계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둘 사이에 문제가 있음으로 보고 그것을 꼭 성적인 관계로 되돌려 놔야 정상적인 관계가 된다는 통념이 있잖아요. 흔한 예로, 부부사이에 성적이지 않으면 부부클리닉 같은 것을 통해서 말이죠.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혼관계 내에서는 관계의 정상성이나 균열을 의심하지 않고 유지가 되지요.


그런데, 레즈비언 커플이 반려관계를 맺고 있을 때, 성적이지 않는 관계가 괜찮지 않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어 지기도 하고 지인들에게도 쉽게 이야기할 수 없는 압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해요. 물론, 이것이 미국의 문화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한국에서도 이러한 문화가 발현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쨋든, 여성여성 커플에게는 성적이지 않은 것이 관계 유지에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닌데, 여성남성 혹은 남성남성의 관계에는 성적 관계가 더 중요한 것처럼 보여지는데(무엇을 보고? 감히 이리 말해도 되는 것일까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무, 여성단체 답지 않게, 여성은 관계중심, 남성은 엥? 뭐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안될꺼 같고, 그런데 어쨌든 그 현상은 비스무레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러저러한 추측과 가설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 본 시간이 몹시였습니다.


,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성적인 행위 대신에 대안적인 블리스를 한다는 커플이 소개되고 있는데, 영혼과 영혼의 소통, 하나가 되는 일치감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그 말만 읽으면 인간과 인간의 참된 관계맺음이 이루어지는 듯해서 궁금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어서 아쉬움이 들었지요.


.. 어쨌든 관계의 문제라서.. 사회적으로 정상적인 관계라고 일컬어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하는, 서로 합의에 의한 과정으로 관계 맺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관계인들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까요. 책에는 주옥같이 아름다운 내용이 많이 있던 것 같은데, 보름 지나 후기를 쓰려니…. 휘발성이 참 강한 후기였네요^^;;
 

_허허^^